여기 수요일 아침부터 비행기를 기다리는 경기과고 학생이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경기과고에서는 1년에 한번씩 여행을 보내 줍니다. 학교 측에서는 여행이 아닌 "진로탐색"(1학년) or "지역문화탐방"(2학년) or "역사탐방"(3학년)이라 주장하지만... 그냥 여행입니다. 네. 2박 3일 동안 보내 주는데, 대학교 랩 투어를 제외하면 경기과고만의 이벤트는 딱히 없습니다. 올해는 보고서 작성도 없기 때문에 열심히 볼 필요도 없고요. :social_discredit:
학교에서 부산을 보내 주는데 보고서도 안 쓰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저에겐 블로그가 있죠. 학교에서 보고서를 쓸 기회를 안 준다면, 제가 만들면 됩니다. 지금부터 지역문화탐방 pseudo-보고서 시작합니다.
4월 17일, 담임 선생님께서 설문을 받으셨습니다. 지역문화탐방 전날 귀가를 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설문이었죠. 어느 쪽을 선택하든 당일 오전 8시 반까지 개별적으로 김포공항으로 모여야 합니다. 여기서 잔류를 택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잔류를 택한 건 그렇다 쳐도, 공항버스는 꼭 예약할 걸 그랬습니다.
4월 29일 아침 6시, 학교 앞 큰길에 나왔습니다. 이 정거장에는 사당역까지 가는 수원 버스 7770이 옵니다. 무려 5282세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아파트 단지인 "한일타운" 정거장이지만, 시간이 매우 이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없었습니다. 마침 버스가 바로 와서 탑승했습니다.

6시 32분에 사당역에 도착했니다. 이제 김포공항까지 가기만 하면 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4호선을 타고 동작역에 간 뒤, 9호선 급행을 타고 김포공항역에 가면 됩니다! 4호선은 5분 정도 기다렸지만, 9호선이 환승 직후 도착해 빠르게 도착합니다.

국내선 이정표로 쭉 가고, 긴 통로를 지나 GATE 6에 도착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코드포스 기출문제를 풀면서 기다리다 보니 시간이 되었고, 수속 후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비행기에 탑승해서는 미리 캡쳐해 놓은 코드포스 문제의 풀이를 고민했습니다. 긴 고민 후 대략적인 답을 내었고, 때마침 비행기도 착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략적인 답"은 이후의 일에 있어서 매우 큰 스노우볼이 됩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에는 해산물 뷔페에 갔는데, 말 그대로 밥을 먹은 것 외에는 딱히 한 게 없으므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청사포 해변이었습니다. 원래는 동해선 舊 송정역에서 해변 열차를 타야 했으나,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바로 왔다고 합니다. 조금 걸어가면 스카이 워크가 나오는데, 안전해야 할 나무 합판에 틈이 보여 오히려 유리보다 위험해 보였습니다. 스카이 워크에 조금 있다가 다시 걸어서 청사포 정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타지 못했던 해변 열차도 보았습니다.
청사포 정거장에서는 4인 1조로 스카이 캡슐이라는 것을 탔습니다. 대충 케이블카의 철도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굉장히 느립니다.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라면 그리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고, 숙소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사직 야구장에 방문했습니다. 롯데 vs 키움 경기가 진행 중이었고, 2회부터 7회까지 관람하다 떠났죠. (경기는 키움이 이겼습니다) 하지만 제가 야구 응원만 했다면 한 단락을 할애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앞서 완성했던 코드포스 문제의 "대략적인 풀이"를 기억하시나요? 그 문제의 구현을 야구장에서 했습니다. 물론 노트북을 들고 가지는 못했고, 종이와 펜을 들고 가 손코딩을 했습니다. 또한 대략적인 풀이가 말 그대로 대략적인 풀이라서 구체화를 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는데, 분명 골드 하위 DP 같아 보이는 문제를 2시간 동안 못 풀고 있는 제 자신을 보고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PS를 열심히 해서 재활을 해야겠네요.
손코딩을 한 건 좋긴 한데, 그걸 하느라 저녁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내일 조식을 그만큼 많이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은 POSTECH과 UNIST에 랩 투어를 가고, 해운대 자유 관광을 하는 일정입니다. POSTECH에 제 시간에 가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일찍 자 보겠습니다. 내일 밤 "부산 기행 (2)"로 돌아오겠습니다.
우우 야구장 손코딩 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