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그만둔다는 글에 많은 응원을 받아서 사실 눈물이 조금 났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을 하나하나 캡쳐하여 액자에 넣어두겠습니다.
저번 회고글에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는데 오픈하였습니다. 하와이에 훌라 공부하러 갑니다.
좋아하는 일을 쫓다 보니 하와이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계획을 짜는 편은 아니지만 정말 한치 앞도 모르겠네요.
첫 미국여행 이자 첫 하와이 입니다.
훌라 지도자를 하며 “하와이에 가보셨나요?”를 수백번 들었는데, “아.. 아니요..” 혹은 “곧 가요..” 라며 민망+수줍게 말하는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당당히 저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힐로> 지역에서 한달간 머물 예정입니다.
말로만 듣던 마우나케아에 가서 밤하늘의 별을 보고, 뜨거운 햇빛을 온몸으로 맞으며 수영도 하고 서핑도 하고싶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들도 많아 자세한 이야기는 메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같이 가는 모아나 훌라 팀원분들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1월 18일 이후 2월까지 한달간 4편의 메일을 보낼 예정입니다.
구독료는 6,000원입니다. 제가 중간중간 쉬어 갈 수 있는 코나 커피 한 잔이 되어줄 거예요. 🥺
1월 15일까지 신청 가능합니다.
웨이브의 모험, <하와이편>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2024년 나는 개발자를 그만 두었다.
회고글에 개발자를 초점으로 두는 것을 고민했지만 내가 사랑했던 직업이기에 주제로 선정되어도 좋을 것 같다.
velog라는 기술 블로그에 개발자를 그만 두었다는 이야기를 쓰는게 재미있지않나?
오랜만에 velog에 로그인 해보니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 기술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나는 트렌드를 역행하여 개발을 그만두었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이게 velog에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2024년에 주로 일어난 일은 아래와 같다.
1. 서비스가 망했다.
2. 희망퇴직을 했다.
3. 새로운 직업을 갖다.
본격적으로 내 삶이 바뀐 것은 하반기 부터이다.
상반기에는 내가 회사를 퇴사하고 새로운 직업을 갖을거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
서비스가 망할거라는것은 입사하자마자 알았다. 그렇다고 바로 퇴사할 수 있나? 나는 그냥 일개 직원일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고 그저 일을 위한 일을 했다. 내가 다녔던 회사는 맞는 말을 한다고 들어주는 회사는 아니었다.
회사가 다 그런거지 뭐..
이전에는 이사님 방에 찾아가서 의견도 많이 말하고 그랬었다.
망하는 배에 잠깐 탑승하고 다시 좋은 배로 갈아타야지 하는 심정으로 일단 다녔던 것 같다.
그냥 시간이 지나니까 이표정으로 회사 다녔음 ㅇ..
왜 사람들이 회사 오래 다니면 동태눈으로 다니는지 알 것 같다.
결국 나는 대표나 임원들의 자아 실현을 위한 도구일 뿐이고,, 나는 자아를 버리고 그냥 눈에 보이는 결과만 뽑는 개발자 역할을 할 뿐이었다.
어느 순간 회사란 아니 회사를 넘어서 모든 사람들은 그냥 역할놀이를 하는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말 들어보지 않았나? 도라이 법칙이라고 도라이가 나가면 도라이가 또 들어온다. 근데 도라이가 없으면? 도라이가 나라는 법칙.. 나는 이 말이 우리 세상은 전부 역할놀이 중이라는 것 같았다.
나는 그냥 주어진대로 일하고 정시퇴근 하는 역할~
2024년은 이상하게 다이어리를 쓰지 않아서 뭔생각으로 회사를 다녔는지 기억이 안난다.
매일 작성했던 문서를 다시 확인해보니 당첨자 쿼리를 짜느라 고생했던 것 같다.
상반기 까지는 기능 개발과 유지보수를 많이 했는데 나는 주로 어드민 툴을 맡아서 개발했었다.
뭐 프로젝트 실적이야 좋았던 적이 없었다. 안좋았는데 점점 떨어지기만 했다.
새로운 기능을 한다고 할때마다 음. 이게 되나..? 이랬던 것 같다.
ㅋㅋ..
2년동안 이상한 기능개발을 하다보니 프로젝트 인원은 절반이 나갔고 나머지 절반은 전부 계약직분들로 채워졌는데 나는 계약직이나 정직원이나 내 일을 줄일수만 있다면 상관 없다. 문제는 그분들이 계속 나가고 계속 인수인계되고 문서 포맷도 계속 바뀌고 히스토리가 존재하지 않다보니 계속 설명했다.
제일 최악이었던것은 나간분의 기획 문서가 엉망 징창이고 나는 더이상 기획에 대한 반박을 하지 않아서 그냥 기획서대로 개발했더니 다시 무한 재수정..~!!!!!!!!! 결국 몇페이지나 새로 만들었다.
나는 망한 프로젝트, 망한 회사에 정말 많이 있어봤는데 프로젝트 이야기를 좀만 들어봐도 망할지 안망할지 100프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기획단계부터 종료까지 가는 것을 보았는데 어떤 회의나 결정사항에 있어서 '아 저렇게 결정하는건 좋은거구나!'가 아닌 '저런식으로 하지 말아야겠다.' 를 배우는 순간이 더 많았다. 아무튼 많이 배우긴 했다.
프로젝트 굿즈도 받고 유저와의 만남이라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했었는데 유저랑 소통할 수 있었던 점은 참 재미있었다.
그렇게 서비스가 망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 또 희망퇴직이 열렸다.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매년 희망퇴직이 열리면 이건 그냥 이벤트라는 이야기도 했다.
서비스가 망한다는 소문이 점차점차 커졌고 블라인드에를 보면 불안감만 가득했다. 그때쯔음 우리 서비스 UT 분석을 하고, 개선하기 위해 다같이 회의도 했지만 아마 시간끌기 위한 쌩쇼였던 것같다. 아무튼 조직은 망했고 다른 계열사/조직으로 이동신청해서 면접보거나 희망퇴직을 하거나 세가지 선택이 있었다. 나는 희망퇴직 + 타계열사 서류를 넣었지만 시원하게 탈락했고 그냥 희망퇴직을 했다.
작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을 때 부터 이직 준비를 해야지 했지만 이전에 이직을 너무 많이 했고 단 1년이라도 그냥 마음 편히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이직을 마구마구 미루게 되었다. 몇군데 면접을 보고 했지만 대기업은 서탈이나 면탈이고 스타트업은 연봉이 안맞아서 못갔다.
그쯤 다른 IT 기업에서도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이 많이 이뤄졌고 나도 갑자기 권고사직이 될 수 있겠다라는 불안감도 들었다. 동시에 개발 일정에 대한 압박감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인지 종종 숨을 잘 못쉬고 심장이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개발 일정이 널널해도 그런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이런 증상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기관지가 좀 안좋아서 그런가 보다.. 이러고 말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다 스트레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러다가 갑자기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예전부터 계속 마음에 걸렸던 생각이 있다. 내가 당장 죽어도 후회는 없을까?
나는 현재 20대 후반이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겪으며 또래 친구들이 많이 죽는 것을 보았다.
이태원 참사 때는 자고 일어났더니 수백통의 전화와 문자들이 와있었다.
그때 가슴이 철렁했다. 나는 원래 이태원에 가려고 했었고 몇 해 전부터 꾸준히 할로윈을 즐겼던 사람이었다.
내 주변 사람들은 그런 나를 잘 알고있었고 걱정이 되어 엄청나게 연락을 했던 것이다.
그날은 몸상태가 좋지 않아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일찍 잠이 들었는데 그런 일이 났던 것이다.
그 뒤로 나는 오늘만 잘 살자. 내일도 말고 일주일도 아니고 오늘을 잘 보내자 라는 생각이 조금씩 커졌다.
나는 회사 없이 내 몸 하나로 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훌라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근데 생각보다 춤에 재능도 있었고 그동안 개발자로서 했던 스터디와 발표들이 나의 말하기 능력을 키워주었고 나는 생각보다 훌라를 잘 하고 나름 괜찮게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갑자기 훌라 이야기가 나와서 띠용 했겠지만 나는 예전부터 꾸준히 훌라를 해왔고 올해 4월부터는 성남에서 홍대까지 수업을 듣고 그것도 모자라 잠실, 광교에까지 주 3회 훌라 수업을 들었다.
훌라 노래는 너무 좋고 뜻은 더 좋다. 감정을 마음속으로 꼭꼭 씹어서 다시 내 몸으로 표현하는 그 과정에서 나는 치유를 많이 받았다. 위의 노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이다. 바다를 가까이 하는 삶에 대해 노래다.
사랑과 평화의 기억들을 계속 떠올립니다.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바다 가까운 생활의 아름다움이여..
아름다운 후렴구이다. 나는 이 아름다운 가사와 노래들을 더욱 가까이 하고 싶었고 많은 치유를 받았다.
그리고 이 치유를 나 혼자만 하는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치유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가 자격증을 딴 이유고 훌라 지도자로 전직을 하게 된 계기이다.
퇴사하기 전 성남시에서 지원하는 청년 재능 기부 프로젝트가 있어 지원하게 되었다.
당당히 합격하여 두달동안 열심히 훌라지도를 하였고 내 또라의 청년들에게 많은 알로하(사랑)을 나누었다.
알로하 ALOHA 하와이에서 흔히 쓰는 인사말이지만 여기서 HA는 숨을 의미한다.
너의 숨은 괜찮니? 너의 영혼은 괜찮니? 라는 뜻이다. 나는 이 뜻을 수강생분들에게 알려드리며 우리가 여기서 나누는 알로하, 영혼까지 함께 사랑을 나누자라고 말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월 1회 훌라 원데이 클래스를 열었다. 내가 여는 원데이 클래스는 여성 청소년, 그리고 여성 취업 준비, 이직 준비를 하는 분들에게 무료다. 내가 청소년 시기때 힘들었고 취업 준비를 하는동안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그들이 제일 훌라가 필요할것이라고 생각했고, 직업이 있는 여성분들에게 수강비를 받아 연습실을 대여하고 필요한 물건을 샀다. 원데이클래스는 성별이 "여성"일 경우에만 받는데, 그 이유는 내가 여성이고 여성끼리 나눌 수 있는 감정과 연대감 그리고 안전하게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아직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한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연습실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하루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산다. 위에서 말했던 심장이 조이는 듯한 느낌은 퇴사하고 사라졌다. 나는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삶을 산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년에는 주 4회나 일할 예정이다.
주민센터, 복지관, 병원에서 고정적으로 일할 예정이고 내 학원의 클래스도 있다.
일단 당장은 2주 뒤에 하와이에 간다. 하와이에서 한달간 살며 훌라 학교도 다닐 예정이다.
하와이에 다녀와서도 나의 평범한 일상은 지속되겠지만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 기록을 열심히하고 메일링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메일링 서비스를 위해 사실 몇주 전부터 글방을 다니고 있었다. ㅎㅎ
구독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그냥 내가 스스로 기록하고 싶어서 하는것이기 때문에 한명이라도 있으면 감사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아직 1월 수업 신청 받고 있으니 혹시나 ~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훌라에 관심이 생긴다면 수업 신청도 해줬으면 한다!
➡️ 여기서 하세요!
같이 기쁨도 슬픔도 나누는 곳에 오세요!!!!!!!
안녕 개발자 Nibble, 안녕 훌라 Wave
글을 담백하게 잘 쓰시네요. 메일링 서비스하셔도 잘할 것 같습니다 ㅎㅎ
요즘은 개발을 회사밖에서 취미로 하기 더 좋은 때라는 생각도 해서 마음이 좀 여유로워지면 AI 랑 같이 원하는 도메인에서 해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ㅎㅎ
훌라 강사 멋있습니다. 저는 일이 너무 재밌어서 개발이나 회사 일만 몰두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24년도에 회사가 망하는 경험을 겪으니 뭘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운 좋게도 같은 직무로 금방 이직하였지만 저도 올해부터는 개발이나 일 외적으로 다양한 도전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응원합니다
그동안 해오셨던 일을 내려놓고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을 찾으신 것처럼 보이네요! 그런 웨이브님의 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메일링 서비스 열어주시면 구독하러 가겠습니다아!
알로하 뜻이 너무 좋네요! 잠시 뭉클했습니다🥲
너무 대단합니다.
저는 개발자가 되겠다고 다짐하기 전엔 회계/경리 업무를 하고 있는 그냥 일반 사무직 회사원일 뿐이었는데 현타가 와서 개발자 공부해서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거든요.
모든 커리어를 내려놓고 새로 시작했을 때 너무 무섭고 두렵기도 하고, 아직 취준 중이기 때문에 취업하기 어려운 현재 사회에서 개발자를 하지 말고 기존 업무를 할까 여전히 고민됩니다.
그래서 작성자님이 개발자를 내려놓고 새로운 직업을 갖으신게 너무 용기가 대단하다고 더욱 생각했어요.
언젠가 저도 취업이 된다면 훌라 꼭 배워보고 싶습니다. (✿◡‿◡)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겠습니다아!
와.. 훌라 강사는 생각지도 못한 직업이네요 저는 그럼 PM인가? 이러고 글 읽고 있었는데
앞으로의 길을 응원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연봉을 못맞출 정도면 나름 어린 나이에 능력은
있었던 거 같은데 개발을 취미로라도 해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너무 아깝습니다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