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을 받은 신입개발자의 2020년 회고

불불이·2021년 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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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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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나는 항상 엄청난 시기일때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같다.
2020년 회고글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안쓰면 또 이 감정을 언제 느껴보나 싶어 새벽에 끄적여 본다.
2019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쓴 회고를 읽어봤는데 그때도 힘든 시기였지만 지금 다시 힘든 시기가 돌아왔다.

예전처럼 할 수 없는 일을 시킨다고 우울증이 온 것 빼고는 똑같은 것 같다.

회사에 취직을 한 후 나는 풀스택 개발자로 일하게 되었다. 실은 풀스택 개발자는 세상에 없는 것 이라고, 유니콘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걸 내가 할 줄은 몰랐고 역시 세상에 풀스택 개발자란 없는 것이라고 다시금 확신했다!

퍼블리셔 역할인 UI/UX디자인부터 CSS, 반응형까지..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들을 했었고, 화면과 기능 구현이 중요했기 때문에 템플릿 엔진 + node를 사용하여 정말 기능이 돌아가게끔만 개발했다.

물론 node를 처음 해본 사람 치고는 많은 것을 개발하고 엄청난 성장을 했다고 생각했다.

한달 출근 후 자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밤낮없이 개발했었고 정말 맨땅의 해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여행회사라 코로나가 터진 이후 회사에 날라오는 민원과 고소장들 CEO가 있지만 CEO 역할까지 했었던 CTO는 너무 바빠서 나를 봐줄 시간도 없었고 회사 일 말고도 따로 외주도 하고, 코딩 강사까지 하느라 너무 바쁘셨다.. ^^

결국 그렇게 퇴사 통보를 받았고 나는 다시 GBS(개백수)가 되었다.

울지는 않았지만 많이 허탈했다. 많이 배우고 싶었고 개발자로 제대로 일하고 싶었는데 원하지 않았던 퍼블리셔역할과 나를 이끌어주지 않는 사수가 원망스러웠고 코로나가 터진 이 세카이도 원망스러웠다. 그치만 나는 권고사직을 당했고 씁쓸하게 실업급여를 알아보았다.

학교시절 내내 근로학생을 했었고 졸업 하기도 전에 바로 취직하고 퇴사하고, 다시 공부하고 취직한 결과가 권고사직이라 실은 5월부터 9월까지는 맨날 방안에 처박혀서 게임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운동과 독서를 열심히 했다는 것.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CTO가 추천해준 노마드 코더 사이트가 기억나 다시 천천히 공부했다.

회사에서 잘 하지 못했던게 아직도 남아 있어 HTML+CSS도 했고
Javascript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vanilaJS를 공부한 뒤 12월달 유튜브 클론코딩까지 수강 완료하였다.

난생 처음으로 스터디도 해봤다. 학교 후배와 둘이서 알콩달콩 스터디를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내가 멘토가 되어버렸다.
후배가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작년 내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나처럼 1년을 버리지 않았으면 해서 여러가지 조언도 하고 같이 으쌰으쌰하고 있는데 후배가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잘 찾아서 좋은 회사에 갔으면 좋겠다.

스터디를 시작한지 이제 곧 2개월이 되어가는데 책 2권(HTTP 완전 정복기, 코어자바스크립트)가 끝나가고 아마 CS와 알고리즘 위주로 스터디를 진행할 것 같다.

후배와의 스터디 말고 선배와의 스터디하나를 또 시작하게 되었는데 싸피 + 카카오 인턴 경험이 있는 멋진 선배다.
현재는 좋은 스타트업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을 한 선배가 나를 잘 이끌어 주고 있어서 정말정말 감사하다.
아마 내가 후배를 잘 이끌어 줘서 하늘이 감동했나보다. 뭔가 멘토가 없고 방황하던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신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항상 나는 사수와 멘토의 부재를 견디기 힘들어했고 항상 갈구했다. 하지만 최근 사수없이 성장하는 법 이라는 브런치 북을 읽고나서 내 안의 멘토를 찾는 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사수가 없어도 멘토가 없어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성공한다. 사수와 멘토의 부재로 인한 나의 성장 실패는 핑계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취업을 준비해야하는데, 처음에는 프론트 엔지니어로 가야할지 백엔드 엔지니어로 가야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저번 회사에서 node.js로 개발했던 것이 제일 재미있어서 아마도 취업은 백엔드 엔지니어로 하지 않을까 싶다.

2019년부터 2021년도 상반기까지는 슬픈 내용이지만 2021년 회고에서는 나에게 행복한 회고를 꼭 쓰고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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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ibble2.tistory.com/ 둘 중에 어떤 플랫폼을 써야할지 아직도 고민중인 사람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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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세카이 ㅋㅋ 글 너무 재밋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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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오 노마드 코더 ! 저도 바닐라랑 클론 코딩 해봐야겠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