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연극

이동훈·2022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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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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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이 글은 개발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그냥 제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어딘가에 적어두고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본문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사실 수많은 연극의 합집합이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살면서 이런 말을 자주 들어보았을것이다.

개인의 인생은 스스로가 주인공인 한편의 연극이다. 

즉, 각자의 인생의 한편이 연극이라면 각자가 모여서 만들어진 이 세계는 수많은 연극의 합집합니다.
그런데 연극에서는 주연 뿐만 있는것이 아니다. 주연, 조연, 그리고 관객이 있어야 한 편의 연극이 완성된다.
개인의 인생에서 스스로가 주연이라면 조연, 그리고 관객은 누구일까.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자.

조연은 우리가 인간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들일것이다. 연극에서 조연마다 비중이 다르듯 우리의 인생에서 얼마나 더 큰 역할(혹은 영향)을 차지하냐에 따라서 조연의 비중이 나뉘게 된다.

그렇다면 관객이란 누굴까?
관객은 일반적으로 등장인물들과 소통을 하지 않고 철저히 제 3자의 입장에서 연극을 관람한다. 즉, 우리의 인생에서 직접적인 역할은 하지 않지만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는 그런 사람들을 관객이라고 할수 있다.

개인의 인생도 연극처럼 등장인물/관객 구분이 명확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의 인생을 지켜봐줄만큼 나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조연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 인생에서 조연과 관객을 어떻게 구분할수 있을까? 그리고 조연과 관객의 역할을 무엇일까?

여기서 난 두가지를 주장하고 싶다.

첫째, 연극과는 다르게 우리 인생에서 조연과 관객을 구분하는건 나, 즉 주연의 고유한 역할이라는것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조연과 관객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명확히 해서 조연의 역할을 줄 사람을 고르는것은 주연의 고유한 역할이자 책임이다. 그 조연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는 결과론적인 일이다(마치 극중 주인공이 조연으로 인해 해피엔딩/새드엔딩 될지 모르듯이).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을 내 주변에 두는 결정은 나 밖에 내릴수 없고 그 사람을 관객의 위치로 내려서 더 이상 연극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것도 나의 역할이다.

둘째, 조연과 관객을 결정하는 것은 주연의 역할이기 때문에 만약 다른 사람이 그의 연극에서 나를 더 이상 조연으로 삼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연극 무대에서 퇴장할줄 아는것이 연극을 관람하는 매너이다. 

우리는 종종 끊어진 인간 관계 혹은 일방적인 관계를 쌍방으로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는 한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조연이 되고 싶다고 해도 주연 배우가 나를 더 이상 조연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난 조용히 무대를 퇴장해 관객석에 앉아서 무대를 지켜보거나 극장을 떠나가야 한다. 시나리오에서 주연과 관계가 틀어진 조연은 다시 역할이 있을때까지 일시적으로 뒷무대에서 기다릴수는 있다. 그러나 주연이 조연에게 무대에서 내려가달라고 요청을 하게 되면 조연은 망설이지 말고 내려가야 한다. 망설이지 말고 내려가는 것이 무대 매너이고 주연의 연극을 위한 배려이자 스스로를 위한 배려다. 역할이 없는 조연을 자처해서 다른 사람의 연극에서 자존심을 낮출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객석으로 내려갔다고 조연의 역할이 끝난것은 아니다. 관객으로서 박수치고 주/조연과 함께 호흡하며 연극을 바라보는것도 그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이다(물론 더 이상 연극이 싫다면 연극을 완전을 떠날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명심해야할 점은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연극의 주인이자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연극에서의 조연/관객이라는 점이다. 인간 관계를 잘 유지한다는것은 내 연극의 주인으로서 연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감과 동시에 다른 사람의 연극에서 무대 매너를 지킬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는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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