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퇴사

이동훈·2022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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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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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2020년 8월부터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에서 AXE(주문집행)팀 개발자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첫 1년 2개월 정도는 Backend Engineer로, 그리고 그 이후에는 팀 리드이자 PM 역할까지 겸직하고 있습니다. 거의 2년 동안 크래프트에서 AXE라는 제품에 대한 POC 및 출시까지 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았던것 같습니다. 완전히 AXE에 몰입을 해서 정말 재미있게 제품을 만들고 딜리버하는 2년이었습니다. PM 역할까지 할수 있게 되어서 단순 개발 뿐만 아니라 B2B 시장에서 제품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을 하고 피드백을 어떻게 반영해야하는지도 배울수 있게 되어서 그 시간이 더 소중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저 스스로 개발자로서의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퇴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PM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제품의 end to end 를 경험할수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개발을 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이 줄어들었고 크래프트가 주력으로 하는 b2b가 아닌 b2c를 경험해서 개발자로서 더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매우 강해서 큰 고민없이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퇴사를 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간단하게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퇴사를 하는 이유

많은 개발자분들이 느끼시겠지만 하나의 제품에 몰입을 하다 보면 주변이 잘 안보이게 됩니다. 제품 하나를 위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하게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을 바라보는 개발자의 시선은 마치 자식을 보는듯 하다고 합니다.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이 되고 어느정도 시간적/심리적 여유를 찾았을때야 비로소 제품에서 한발짝 멀어져서 객관적으로 제품을 볼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이번년 3월에 들어서야 AXE라는 제품을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AXE를 객관적으로 보면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을까?". 크래프트에 입사해서 운이 좋게도 빠르게 팀 리드의 역할을 할수 있게 되었는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찔해지던군요. 객관적으로 제 스스로를 평가 해보았을때 제품의 성공을 위해서 다양한 일들을 하다보니 제가 원래 상상했던 이상적인 2년차 개발자의 모습과는 한걸음 멀어져 있더군요. 물론 지금 한걸음 멀어졌다고 해서 후회가 되지는 않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발 외의 것들(팀 리딩,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법 등)을 많이 배울수 있었고 이것들은 언젠간 제게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저는 개발자로서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배울것이 많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다시 개발자로서 일을 집중해서 하고 더 많은 지식을 쌓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퇴사 결정을 할수 있었습니다.

물론 퇴사 결정을 할때 현재 팀과 팀원분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괜스레 팀 리드가 도망가는 듯한 느낌을 드리는것 같아서요. 그러나 제가 망설임없이 퇴사 결정을 할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저희 팀원분들이라면 AXE라는 제품을 여기서 멈추는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발전시킬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들어진지 오래된 팀은 아니지만 팀원 한분한분 모두 책임감을 가지시고 업무를 하시기 때문에 제가 팀을 떠난다고 해서 정체될 팀은 절대 아닙니다. 크래프트에서 제가 큰 문제 없이 팀을 리드할수 있던건 제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훌륭하신 팀원들 덕분이었는데 이런 분들과 당분간(나중에 다시 만날수 있기에) 함께 일을 하지 못하게 되서 아쉽습니다(업무만 그렇고 종종 밖에서 뵙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ㅎㅎ).

팀원분들뿐만 아니라 2년 동안 크래프트의 다른 많은 분들 덕분에 매우 재미있게 일을 하다 갈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크래프트에 처음 합류했을때부터 AXE를 같이 개발했던 CTO, CPO님께는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 덕분에 개발자로서 필요한 지식과 태도를 배울수 있었고 스스로도 자신 없었던 팀 리드 역할또한 저라면 잘할수 있다고 매번 격려 해주셔서 제가 책임감에 짓눌리지 않고 즐기면서 회사 생활을 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믿고 제가 요청드렸던 여러 것들(야유회, 개발 블로그) 등에 대해서 지원해주신 CEO, CFO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크래프트도 발전하고 저 또한 개발자로서 발전해서 제가 나중에라도 크래프트에 도움이 될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다시 올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개발자라는 풀타임 직업을 2년 정도 경험하면서 많은 것들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강하게 제게 와닿았던 것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전하지 않는 개발자는 뒤쳐질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개발의 세계는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자기 발전을 게을리한다면 쉽게 경쟁력을 잃을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가 어떤 회사에서 일을 하던간에 가장 중요한건 배우려는 의지인것 같습니다. 단기간의 경제적인 보상 혹은 복지에 만족하는것이 아닌 개발자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보면서 계속 배울수 있는 환경이 있는곳으로 움직이면서 멈추지 않는 개발자가 되게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velog에 제가 공부한 내용에 대해서 공유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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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 어려운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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