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번 꼭 취업에 성공한다면 이렇게 써보고 싶었다.
2021년 2월에 학교 전산실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취업 성공까지의 기간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막막한 상황이었는데 당시 스펙은 다음과 같다.
- 지방 4년제 졸업. 학점은 2점대
- 프로젝트 디스코드봇 단 하나
- 백준 실버4
- 언어능력 : C++, Python 조건문/반복문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운 스펙이었지만 당시 그래도 입사만 하면 잘하지 않을까?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를 하자면,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잘하는, 회사와 맞는 지원자를 채용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학부시절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었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떤 분야로 나가고 싶은지 무지했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까지 공부해야하는지 전혀 모르던 나는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았다.
사실 학부시절 충분한 교육 기회를 걷어차고 졸업 이후 교육 프로그램을 찾는다는 것이 정말 어이가 없는 말이지만, 정신을 늦게 차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어떠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찾았고 다양하게 지원했다.
그리고 관심있게 찾아본 교육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SSAFY
- 42Seoul
- 우아한테크코스
- 부스트캠프
-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그리고 정말 간단한 코딩테스트라도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빛의 속도로 탈락을 맛보았다.
다행(?)으로 42Seoul에서는 선착순으로 교육인원을 모집했었기에 지원할 수 있었다.
21년 상반기, 42Seoul을 진행하며 가장 처음으로 든 생각이다
부끄럽지만 42Seoul를 했을 때 전공자세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항상 아닌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특히 비전공자였지만 공부를 해왔던 사람들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 직접 보면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42Seoul을 진행하며 비전공자분들이 나에게 정보처리기사의 난이도에 대해 물어볼 때면 항상 없다고 말하기 부끄러워 정보처리기사도 취득했다.
찬밥 더운밥 곰팡이펴서 고슬고슬 데코 된 밥까지 가릴 거 하나 없어야 하는 나였지만, 42Seoul을 진행하며 나와 목표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2021년 하반기, 42Seoul에서의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SSAFY를 진행하게 되었다.
싸피는 꽤나 웰논인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당연히 결과가 좋았었던 사람들이 많았고, 더 이상은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교육에 임했다.
해야할것을 직접 찾아서 해야하는 42Seoul과 달리, 정말 "교육"프로그램이다.
다행히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막막한 나에게 정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알고리즘 공부를 위해 스터디를 병행했었고, 조금씩 어떤 알고리즘을 적용해야 하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업 코딩 테스트를 볼 때면 잘하는 사람들에 비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하나씩 해결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상반기에 프로그래머스 데브매칭에서 첫 번째 문제를 잠시 보며, 이번 데브매칭은 어려우니 어짜피 안될 것이라 15분 만에 포기했었던 때를 비교한다면 훨씬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다.
학부를 졸업하고 단 한 번도 자소서를 써본 경험이 없던 나에게는 정말 힘들었던 과정이었다.
어느 것 하나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하지 못했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포장했고, 약 30여 개의 기업에 서류를 제출했다.
그리고 당연한 불합격
9할이 서류에서 잘렸었고 몇개안되는 서류합격도 코딩테스트, 필기테스트에서 좌절했다.
심지어 SSAFY 교육과정 중 함께 교육 듣는 교육생들은 한 명씩 취업으로 나가는 걸 보며 심적으로 급해졌었다.
그런데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어디든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이 넘쳤는데 지금은 불안한 내모습을 보고 더닝 크루거 효과가 생각났다.
2021년 하반기 약 30개의 기업에 서류를 제출했었고 9할은 서류 탈락, 그마저도 나머지는 테스트 탈락이었지만 한 회사에서 면접을 볼 기회가 생겼다.
취준기간중 첫 면접이었기 때문에 면접 보기 전부터 합격하여 출근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
정말 어떻게 봤었는지도 기억도 잘 안 나지만 면접을 마치고 합격연락을 받았다.
최종 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아내고 굉장히 기뻤지만, 이내 현실적으로 다닐 여건이 안 되었기에 아쉽게도 입사 포기를 하였다.
입사를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 경험은 하반기 내내 자존감이 떨어진 나에게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와 같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후 2022년 상반기가 되었다.
SSAFY에서는 프로젝트를 완료할 때마다 서류를 보완해나갔으며, 취업컨설턴트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취업 준비가 건설적으로 진행되었다.
확실히 2021년에 비해 훨씬 볼만한 결과물이 되어 서류 합격률 또한 높아졌다.
높아지긴 했지만 처참한 서류 통과율은 어쩔 수 없었고, 이에 따라오는 코딩 테스트도 하나하나 소중하게 치렀었다.
그리고 한 번씩 면접을 볼 기회가 생길 때 마다, 앞전에 썼던 자소서를 다시 보며 정리하고, 개인적으로 Notion
과 블로그
에 정리했었던 CS를 복기하는 과정을 거치고 면접에 임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약속을 가기 위해 올라탄 버스 위에서 연락을 받았다.
취업을 하게 된다면 꼭 한번 회고록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네카라쿠배당토도 아니면서 무슨 회고록!!"
이라고 하실수도 있지만, 제가 꼭 가고싶은 회사였었고 자기만족으로 끄적였습니다.
다만, 학부시절 4년 내내 개발과는 담을 쌓고 요리로 나가고자 했었던 저에게는 굉장히 큰 결심이었습니다.
혹시 나는 왜 안 될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는 글이었으면 합니다. 저도 정말 졸업장밖에 없었거든요.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ssafy에 지원하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에세이 방향 잡으셨는지 궁금해서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작성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