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회고록

포비·2025년 10월 7일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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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여름, 나는 플레이버니즈라는 회사에서 인턴으로 참여했다.
처음엔 단순히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들어갔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간 동안 나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하는 방법을 공부했던것같다.

1. 3D 모델에 대화 기능을 붙이다

내가 맡았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2D 이미지를 3D 모델로 변환한 뒤, 그 모델이 직접 말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Stable-Fast-3D 모델을 기반으로 2D 이미지를 3D로 변환했고,
Gradio UI를 이용해 사용자가 웹에서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바로 결과를 미리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다음 단계가 진짜 어려웠다.
단순히 “3D로 보인다”를 넘어, “대화가 가능한 존재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
그래서 TTS(Text-to-Speech)로 음성을 생성하고,
그 음성의 파형 데이터를 이용해 입모양을 동기화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입모양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나도 어색해 보였기 때문에
입 모양 프레임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하루 종일 테스트를 반복했다.

처음으로 완성된 결과를 봤을 때,
“이게 진짜 사람처럼 말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가 아닌, 하나의 존재가 내 말을 이해하고 대답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순간, 내가 개발자가 아닌 인간을 만든 신이 이런기분을 느낄까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2. 뚱이의 성격을 가진 AI와의 대화

그다음 실험은 ‘뚱이’의 성격을 가진 대화형 AI를 만드는 것이었다.
뚱이는 ‘스펀지밥’에 나오는 캐릭터로, 느긋하지만 진심 어린 태도와 바보같은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나는 이 캐릭터성을 그대로 옮겨,
AI 대화 모델에 감정의 톤과 말투를 주입하는 실험을 했다.

단순한 프롬프트 튜닝을 넘어서,
응답 패턴과 언어 리듬까지 조정하면서
“AI에게 성격을 부여하는 게 가능할까?”를 고민했다.
얘가 가끔씩 뚱이가 아닌 무언가가 나오기도했었다.
결국 ‘뚱이 모드’에서는 AI가 한 발 물러서서 위로하고,
때로는 엉뚱하게 농담도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걸 보고 ‘AI가 사람처럼 말한다’는 느낌보다,
‘AI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감각이 더 강했다.
이건 단순히 대화 기능이 아니라,
AI와 인간의 관계에 감정을 끼워 넣는 실험이었다.
정말 기분이 이상했었다.

3. 배운 점

이 두 프로젝트를 통해 느낀 건,
기술은 결국 ‘표현’의 도구라는 것이다.
3D 모델링, 음성 합성, 대화 모델 이 모든 기술은
결국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존재감”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
무언가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감정을 얹는 일.
그게 이번 여름 내가 가장 깊이 배운 일이었다.

4. 마치며

이번 플레이버니즈 인턴십은 짧았지만 밀도가 높은 시간이었다.
AI, 3D, 대화 시스템을 다루며 기술적으로도 많이 성장했지만
무엇보다, “기계가 사람에게 감정을 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게 된 계기였다.

앞으로 나는 이 실험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언젠가 내가 만든 캐릭터가 진짜로 나와 대화하고, 웃고, 공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썼던 기술들은 내 레포 뒤져보면 하나는 나올듯?

허허 평가가 좋은 허동운은 이걸로 인턴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즐거운 한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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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되고 싶은 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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