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어언 3주차..
저번주에대한 기억이 희미하다. 그래서 기록은 항상 그때그때 해야 하나 보다. 뭐 기록이야 못할 수 있지 라는 생각으로 넘어가도 되지만 항상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나에겐 중요한 걸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2주차 때는 기본 MVP를 마무리하기 위해 달렸던 것 같다. 첫 주에 디자이너 이슈를 겪으며 작업을 거의 하지 못해 둘째 주는 숨도 안 쉬고 잠도 안 자고 작업했던 것 같다. 그렇게 급하게 기계적으로 작업한 탓에 전체적인 코드가 썩 좋지 않았는지 이번 주는 오류를 잡고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느라 바빴다.
오류는 끝도 없다. 여기를 막으면 저기서 새나오고 다 해결됐다고 생각했는데 문제없던 부분에서 다시 터져 나왔다. 문제가 뭘까 고민을 많이 했다. 튜터님의 조언처럼 한걸음 뒤에서 크게 보고, 어떻게 작업해야 할지, 데이터 흐름은 어떻게 가져갈지 생각하면서 시작했는데.. 분명.. 물론 머리로만 했다. 그래서 좀 늦었지만, 전체적인 지도를 그려보기로 했다.
페이지와 컴포넌트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각각 필요한 데이터는 무엇인지, props로 받아올 데이터는 무엇인지 정리를 하였고, 그렇게 정리가 된 그림을 보니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부분도 눈에 바로 들어왔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정리하여 놓고 하나씩 적용해본 결과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순서로 데이터가 들어오고 그렇다면 어떻게 적용해야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보였다.
쉬운 문제였다. 쉽게 접근하는 법을 몰랐을 뿐..
중간 점검을 받았다. 걱정도 기대도 없었다. 그만큼 점검에 대한 큰 준비도 없었고 일단 부딪혀 보자는 생각이었고, '남들은 우리의 작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가 가장 궁금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한테 도움될만한 걸 얻자 였다.
결과적으로는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고, 앞으로 더 디벨롭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계기가 되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까지가 공통된 생각이었고,,
나는 개인적으로 많이 씁쓸했다. 지금까지 남과 비교하지 말자 라는 생각을 거듭해왔지만, 완성도가 높은 다른 팀의 작업물, 나와 비교되는 굉장한 퍼포먼스, 거기에 따라오는 좋은 평가와 극찬들을 보고 듣자니 내 자신이 많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역시나 욕심이 많은 탓일까 항상 이런 일을 겪으면 따라오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떨쳐내기 힘들다.. 그래서 이왕 비교를 멈추지 못할 거 따라 하고 흡수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지는 게 이기는 것' 정확한 출처는 모르지만 나는 삼국지에서 유비가 한 말이라고 알고있다. 내가 봐왔던 삼국지는 죄다 삼국지연의라서 그런지 어릴 때는 그런 유비가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실리보다는 덕을 앞세운 행동들.. 삼고초려.. 굉장한 귀..
아무튼 현재는 유비가 회피성 성격장애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다. 상대방과의 갈등, 자신에 대한 안 좋은 평판을 피하기 위해서 그랬던 거지, 아니면 착한사람 증후군일 수도..
몇 차례 협업을 하고 나서 돌아보면서 느끼는 것은 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큰 것 같다. 내가 스스로 하는 게 편해서 더 짊어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하거나 기분 나빠할 것이 싫어서 내가 더 가져가거나 양보하려는 행동을 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봤을 땐 현명하지 못한 행동인 경우가 많다. 얻을 게 없는 양보, 바라는 게 있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간헐적으로 따라오는 손해 본 기분이 드는 상황들. 협업은 진짜 어렵구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