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6] 하나

이순간·2025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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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FTON JU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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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하늘을 날 수 없는 이유
그건 날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유체를 이해하고
쇠붙이로 날개를 만들었고
바람을 가르며 지구 끝까지 날아간다.

파란 장미꽃은 없다.
유전자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유전의 벽을 넘어
마침내 그 푸른 꿈을 피워냈다.

로켓은 한 번 쓰면 끝이다.
하늘을 뚫고 날아오른 그 몸체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 했지만
이젠 로켓도 돌아와 다시 하늘을 향한다.

달은 너무 멀어
그곳에 발자국을 남긴다는 건
한낱 소설속 몽상이라 했지만
1969년 한 사람이 말했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우리가 듣고 자란 말들
안 된다는 말
불가능하다는 말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말

그 이유들은 언제나 논리적이었고
과학적이었으며
그럴듯했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포기했다.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해결책이 없다고
이성이 말했고
불가능하다고
자존심이 말했고
위험하다고
경험이 말했다.

하지만 심장은
한번 해보자고 속삭인다.

안 되는 이유는
정말로 백만 가지가 넘는다.
그 수를 다 적는다면
종이가 바다처럼 넘실대고
펜 끝은 닳아 사라질지도 모른다.

불가능은
포기하는 이에게만 불가능이고
시도하는 자 앞에서는
그저 조금 늦게 열리는 문일 뿐

그리하여
인간은 날았고
장미는 푸르게 피었고
로켓은 돌아왔고
달에는 우리가 남긴 흔적이 있다.

수많은 안 되는 이유 앞에
단 하나의 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내게도 당신에게도 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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