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에 이발을 하러
아주 수상한 미용실로 향했다.
시간은 철저했고
온도는 서툴렀지만
조명은 완벽했다.
이발을 하러 가는 길에
쥬시에 들려 바나나 주스를 사먹으려 했는데
쥬시가 문을 닫아서,
맞은 편 바나타이거라는 카페에서
아바라를 사서 미용실로 향했다.
이발을 마치고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길로 돌아가기로 하고 움직였다.
이제 와서 느끼는 거지만
백옥대로라니, 이름이 멋있게 느껴졌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굴 피부로 나타나는데,
오늘은 얼굴 오른쪽이 부어서
피부과를 갈까 하다가
일요일에 문을 연 피부과가 없어서
다이소에 들려 적당한 반창고를 샀다.
그리고 세제를 사러
처음 가보는 마트에 들어갔다.
다시 오는 길에
여러 새로운 풍경을 보았다.
돌아가서
세탁과 청소를 하고,
교실에 가서 일주일을 정리했다.
인생은 가는 것.
누군가 내게 달려올 때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것.
세상 모든 목마름은 물이 아니라 발이 치유한다.카피라이터 정철의 새 산문집 『동사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