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 분위기를 보면
소리와 침묵이 중요한 주제가 된 것 같다.
전철 안에서는 통화하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 금세 제지가 들어온다.
예의와 이해가 필요한 시간은 사라지고 규율만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규율이 나를 보호한다고 믿지만
그 과정에서 타인은 쉽게 꺼림칙한 존재가 된다.
서로를 평가하고 비교하는 문화 속에서
마음은 투과성을 잃고 장벽으로 변한다.
침묵은 더 이상 사색의 시간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규율의 압력으로 변했다.
말을 아끼는 것이 신중함이 아니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방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결과 사람들은 서로에게 다가가기보다 거리를 두고
가까워지기보다 더 조심스럽게 엇갈려간다.
관계는 얇아지고
마음은 닫히며
결국 사회는 안전해 보이지만 공허한 공간이 된다.
그러나 인간은 본래 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존재다.
낯선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불편한 대화를 견뎌내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이해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침묵의 강제가 아니라
다름을 품어내는 소리와 침묵의 균형이 아닐까.
그 균형속에서만
우리는 서로를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