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나 오지 않을 것만 같던 테오컨퍼런스가 어느새 지나갔다.
2025년 테오콘 컨퍼런스 대관이 엘리스랩으로 정해지면서, 예상치 못한 고민이 생겼다.
방이 세 개면 트랙도 세 개? 그럼 MC도 세 명? 진행은 어떻게 하지?
여러 회의를 거쳐 세 개의 트랙으로 구성하기로 했고, 약 25명의 스태프가 모여 각자 하고 싶은 역할을 선택했다.
이전 년도 MC와 빈이 올해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태프 킥오프 때 세 번째 MC 지원자가 없을 것 같았고, 슬쩍 묻어가려는 마음에 손을 들었다.
테오스프린트 때 팀 내 MC를 맡으면서 나를 좀 더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언젠가 제대로 된 MC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개발 컨퍼런스고 약 30명 규모라 그나마 용기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섭섭하게도 착실하게 지났다
진행 팀으로 컨퍼런스의 네트워킹 세션을 만들고 양일간의 진행을 담당하는 MC로 활동했다.
세션들의 프로그래밍들은 스태프들과 함께 아이디에이션을 하고 논의를 통해 결정하였다.
그렇게 '추구미와 도달가능미 그려보기', '스파게티-마시멜로 탑 쌓기' 등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다.
테오콘이 연말인 만큼, 추구미와 자기도달미를 그려보면서 회고와 함께 목표를 되짚고 다시 세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진행할 적에 참여자 분들께 말씀은 드렸지만 이 마음과 의도가 잘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다.
| 추구미 그리기 | 스파게티 마시멜로 탑 쌓기 |
|---|---|
![]() | ![]() |
하지만, 실제 진행은 각 방의 MC의 재량이었기 때문에 공통 진행 발표자료를 만든뒤, 각 개인마다 준비해야했다.
막상 혼자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 앞에서, 나는 두려웠다.
수개월간 스태프들이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굿즈를 제작하며 준비한 테오콘이었다.
그 모든 준비가 현장에서 빛을 발하려면, 결국 진행이 매끄럽게 이뤄져야 했다.
MC로서의 내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고,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이 컸다.
세명의 MC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전 테오콘의 MC였던 루키에게 2025 테오콘의 MC를 요청드렸고 흔쾌히 우리의 요청을 받아주었다.
루키와 처음 대화하는 날에 나는 솔직하게 고백했다.
MC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많이 물어볼 것 같은데 혹시 괜찮으냐고.
그런데 놀랍게도 루키는 작년 테오콘 MC스크립트까지 공유 해주고 MC로 진행하면서 어떤 것을 고려해야하는 지도 같이 알려주었다.
그렇게 테오콘 당일 날까지, 공통 진행 발표자료를 수정하면서 스크립트를 수정하며 여러번 읽어 보기도 했다.
세션 뿐만아니라 네트워킹이 중요한 테오콘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 해시태그를 편안함으로 꼽았다.

사실 내가 에너지가 넘치는 것도 아니라서 소개글이랑 태그를 어떤 걸로 할지 정말 고민 많이 했다.
이런걸로 같이 고민 해볼 곳도 없어서, 그냥 막 쓰고나서 클로드에게 괜찮냐고 확인 받았던 것 같다.
양일간 B트랙에 계셨던 분들은 편안했을까? 음 첫 번째 날은 모르겠다.

스크립트가 무용해질 정도였다.
13:00 에 라운지에서 동시 송출하여 오프닝을 하기로 했던 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하늘의 장난인지 너무 슬프게도 B트랙에서만 동시 송출이 잘 되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자리에 앉아서 어색하게 앞을 보고있고, 원인을 알 수 없었기에 빠르게 해결 되지 못했다.
어쩌면 내가 능숙한 MC였더라면 동시 송출 이슈가 발생했어도 다른 운영진이 방법을 강구할때, 자연스럽게 참여자들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분위기를 잘 이끌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나는 시도는 했지만 방법이 그렇게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같은 B트랙 담당으로 나의 파트너였던 레이니가 함께 스타트를 끊어줬다.
양일동안 B트랙 MC를 진행하면서 팀합에 대해 많은 깨달음을 주 시작점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어찌저찌 스타트를 끊었지만 방향 조차도 고민이 많이 되었다.
오프닝을 생략하고 팀빌딩 네트워킹을 진행하라 전달받았지만, 짧은시간에 '이런 흐름이 정말 컨퍼런스 취지에 맞을까'라는 고민이 수십번 왔다갔다.
그렇게 내맘대로 테오컨퍼런스 소개를 진행하고 팀 네트워킹을 진행하게 되었다.
약 30명의 네트워킹을 이끌어가야하는 MC는 난생 처음 해봤다.
어릴적에는 발표하겠다는 손을 못들어서 5분동안 고민만했던 내가, 모르는 사람앞에서 서로 네트워킹을 도와주는 MC를 한다는게 감개무량했다.
양일간 모두, 진행 초반에 'MC를 처음하니 미숙해도 이쁘게 봐달라'라는 말씀드렸던 것 같다.
겁이 너무 나버려서 너무 못해도 '그냥 걔는 처음이라잖아.' 라는 방패가 너무 필요했었다.
물론, 공개한다해도 대충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진행했었다.

처음을 지옥맛으로 맛봐서 그런지 일요일은 다소 매끄럽게 진행됐다.
MC로써 단방향 진행보다 참여자들에게 더 말을 걸고 다가가면서 양방향 네트워킹을 하려 노력했다. 세션 시작 전 스피커분이 시간 배분을 물으셨을 때 "전체 프로그램 시간은 저희가 맞출테니 편안하게 원하시는 만큼 진행하세요"라고 답변드렸던 것처럼, MC 소개에서 내세웠던 #편안함을 참여자뿐 아니라 스피커에게도 전하려 했다.
테오고민상담소 직전의 시간을 빌어 일요일 B트랙의 참여자 분들과 링크드인을 공유하면서 서로 링크드인을 공유하게끔 유도도 했다.
토요일에도 이런 활동을 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문득 들었지만, 토요일의 아쉬움이 있기에 일요일에 할 수있지 않았나 싶다.
양일간 테오콘 B트랙을 진행하면서, 도합 약 20시간동안 레이니와 함께 일했다.
그러면서 토요일의 처음 시작부터 일요일 마무리까지 진행하는 모든 순간마다 "팀합"이라는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컨퍼런스를 진행할 적에는 남이 보기에는 나는 전혀 떨리지않는 사람이지만, 굵직한 프로그램들을 시간 맞춰 진행해야한다는 강박에 세부적인 것은 놓치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감사하게도 많은 스태프 분들이 시간과 공지사항들을 공유해주며 B트랙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는데, 그 중에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레이니였다.
오죽하면 이틀동안 레이니에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플러팅을 왜이렇게 하냐고 할 정도지만 그것이 내 본심이었다.
말 뿐만이 아니라 비언어적인 소통, 나중에는 그걸 넘어서 물 흐르듯 업무 분배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여럿이서는 가능하다는것을 레이니가 몸소 알려줬기 때문에 고백공격은 어쩔수가 없었던 것이다.
단순히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두 번째 날이 종료되고 B트랙의 참여자였던 친구가 "담과 레이니의 호흡이 정말 잘 맞다. 리드와 팔로우가 확실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준다." 라는 환상의 콤비 멘트를 날려주었기 때문이다.
테오콘이 끝나고 에드가 정말 고맙게도 롤링페이퍼를 만들어주었고 스태프들끼리 작성했다.

약 25명의 스태프들이 서로에게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는데, 그 글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루키가 나눠준 경험과 조언이 없었다면, 진행 팀과의 기발한 아이디에션이 없었더라면, 레이니가 함께 호흡을 맞춰주지 않았다면, 다른 스태프들이 놓친 부분들을 채워주지 않았다면, 나는 스태프와 MC를 제대로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 MC를 지원했을 때 '2025년 최고의 스불재'라고 생각했던 그 선택은,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최고의 선택이었다.
혼자였다면 두려워서 시도조차 못했을 일을, 함께였기에 해낼 수 있었다.
부족함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도움을 청할 수 있었고, 실수를 해도 누군가 함께 수습해주었으며, 서로의 빈틈을 메워가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테오콘 스태프로 활동하며 배운 가장 큰 가치는 바로 '함께'였다.

2025년 테오콘을 함께 만들어간 스태프분들과 찾아주신 참여자 분들과 스피커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 B트랙 참여자 분들이 있다면 여쭙고 싶네요. 제가 편안함을 잘 전달 드렸을까요?
첫날 토요일 B트랙 참여자분들께는 아직도 미안함이 큽니다. 그래도 팀원과의 네트워킹과 세션은 즐겁게 보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토요일 B트랙에 ‘보리‘로 참가했는데,
우연히 링크드인에서 글 보고 들어왔어요.
진행은 처음이라고 하셨지만!! 이슈가 생기거나 시간이 약간 모자랄 때도 허둥지둥하지않고 차분하게 흐름을 이어가시려는 모습이 프로 엠씨 같으셨답니다,, 짱
담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
ㅋㅋㅋ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 MC가 담에게도 엄청난 도전이었군요 😲
너무 잘하길래 많이 해본 줄 알았는데......... 대단합니다!!!!! 👍🏻
이거봐 이거봐~ 엠씨하길 잘했다구 테오콘 후기에도 다들 칭찬하던걸요! 안했으면 어쩔뻔~~
매번 도전하는 지현님 너무 멋져요. 항상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