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흩어진 데이터에서 진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법

배예원·2026년 9월 16일

오늘의 핵심

리뷰 50개를 모았다고 해서 리서치가 끝난 것이 아니다.

데이터는 그냥 모아두면 자료일 뿐이고, 서로 비슷한 이야기를 묶고 관점을 바꿔보면서 반복·모순·언급 없음 같은 패턴을 찾아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오늘의 흐름

나눈다 → 모은다 → 이름을 붙인다 → 기준을 바꾼다 → 패턴을 찾는다


01. ‘모으는 것’과 ‘알아내는 것’은 다르다

리뷰 52개, 캡처 30장, 인터뷰 3명.

이렇게 자료를 잔뜩 모아놓아도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조사 후에,

“재구매한다는 이야기가 5개 있었어요.”

라고 말하려면 먼저 어떤 이야기들이 재구매에 해당하는지 분류하고 몇 명인지 세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분류 전
→ 자료의 양만 많음

분류 후
→ 같은 이야기의 개수, 반복되는 행동, 특정 사용자군 등의 패턴을 볼 수 있음

중요한 구분

정리는 보기 좋게 늘어놓는 것이다.

분류는 같은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으는 것이다.

우리가 필요한 건 두 번째다.


02. 분류 기준을 먼저 만들면 안 된다

여기가 오늘 수업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 중 하나.

처음부터

가격 / 디자인 / 배송 / 내구성 / 사용성

같은 카테고리를 만들어놓고 리뷰를 끼워 넣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순간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것만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존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새로운 이야기는 ‘기타’로 밀려나고, 오히려 그 안에 중요한 발견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순서는 반드시:

기준 만들기 → 자료 넣기 ❌
자료 나누기 → 비슷한 것끼리 모으기 → 이름 붙이기 ⭕

핵심

분류 기준을 먼저 만들면 아는 것만 확인하고 끝난다.


03. 3단계로 분류한다

STEP 1. 나눈다

리뷰 한 개에 여러 이야기가 섞여 있다면 문장 또는 의미 단위로 쪼갠다.

예를 들어,

“향은 진짜 좋은데 펌프가 뻑뻑해서 한 번에 안 나와요. 선물용으로 샀는데 포장이 좀 아쉬웠고요. 그래도 향 때문에 또 살 것 같아요.”

이 리뷰 하나에는 적어도 세 가지 이야기가 있다.

① 펌프가 뻑뻑해서 한 번에 안 나온다
② 선물용으로 샀는데 포장이 아쉽다
③ 불만이 있어도 향 때문에 다시 산다

즉,

리뷰 1개 = 데이터 1개가 아니다.

하나의 리뷰가 여러 항목으로 나뉠 수 있다.


STEP 2. 모은다

이제 나눈 문장 중 비슷한 이야기를 서로 가까이 모은다.

이때는 아직 그룹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 펌프가 잘 안 눌린다
  • 한 번에 안 나온다
  • 용기가 불편하다

가 비슷해 보인다면 일단 함께 둔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용기 사용성 문제”라고 이름 붙이지 않는 것이다.

먼저 모으고, 이름은 나중에 붙인다.


STEP 3. 이름을 붙인다

비슷한 문장들이 충분히 모였다면 그때 그룹을 설명하는 이름을 만든다.

여기서 이름은 단어보다 문장이 좋다.

❌ 포장
❌ 가격
❌ 배송

이렇게 붙이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다.

반면,

“선물로 사는 사람은 포장에서 실망한다.”

라고 쓰면,

누가 → 선물로 사는 사람
언제 → 선물 목적으로 구매했을 때
어떻게/무엇을 경험 → 포장에서 실망

이라는 맥락이 생긴다.

이런 문장이 이후 인사이트 문장의 초안이 된다.

이름 붙이는 공식

[누가]는 [언제][어떻게/무엇을 한다].


04. 그룹 이름은 ‘고객의 말’을 활용한다

그룹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그룹 안의 실제 고객 문장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 리뷰가

  • “한 번에 잘 안 나와요.”
  • “펌프가 너무 뻑뻑해요.”
  • “누르기가 힘들어요.”

처럼 모였다면 굳이 멋있는 리서치 용어를 만들 필요가 없다.

“한 번에 잘 안 나와요.”

자체가 훌륭한 그룹 이름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건 디자이너의 해석이 아니라 고객이 실제로 경험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05. 같은 자료도 분류 기준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온다

한 번 분류했다고 끝내면 안 된다.

같은 리뷰 52개라도 어떤 기준으로 다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수업에서 제시한 대표 기준은 세 가지다.

언제

고객 여정의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가?

인지 → 탐색 → 구매 → 수령 → 재구매

예:

“받은 뒤 설명이 묻어 있다.”

→ 패키지나 동봉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왜

고객이 왜 그런 행동이나 선택을 했는가?

예:

가격 때문에 / 못 찾아서 / 기대와 달라서

이 기준은 가장 흔하면서도 강한 기준이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 데 유리하다.


누가

어떤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는가?

예:

선물용 구매자 / 본인 사용 구매자

같은 제품이라도 사용자 목적에 따라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선물로 사는 사람은 다르게 본다.”

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제품 타깃이나 커뮤니케이션을 다시 정의할 수도 있다.


06. 기준을 바꾸면 ‘할 일’이 달라진다

이 부분은 디자이너 입장에서 특히 중요하다.

같은 자료라도 어떻게 분류했느냐에 따라 디자인 과제 자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왜’로 나눴더니

“성분을 못 찾아서 나간다.”

가 반복됐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은:

상세페이지 정보 구조 개선


‘언제’로 나눴더니

“받은 뒤 설명이 묻어 있다.”

가 반복됐다.

그러면:

패키지 또는 동봉물 개선


‘누가’로 나눴더니

“선물로 사는 사람이 다르게 본다.”

가 반복됐다.

그러면:

타깃 또는 선물용 경험 재정의

즉,

분류 기준 자체가 디자인 방향을 만든다.


07.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데이터는 버리지 않는다

분류하다 보면 어디에도 잘 들어가지 않는 문장이 반드시 생긴다.

이걸 바로 버리면 안 된다.

한 번뿐인 이야기라면 별도로
‘아직 모르는 것’
같은 그룹에 둔다.

그리고 아주 강한 말이라면 표시해둔다.

예:

“다시는 안 산다.”

한 명만 말했다고 해서 바로 핵심 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강도가 높은 신호이므로 추후 확인할 가치가 있다.

반대로 분류되지 않은 데이터가 10개 이상 계속 쌓인다면, 지금 사용한 분류 기준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때는 다른 기준으로 다시 분류해본다.


08. 인사이트 후보가 되는 3가지 패턴

분류가 끝났다면 이제 그룹에서 패턴을 찾는다.

오늘 수업에서는 세 가지 신호를 본다.

① 반복

같은 이야기를 여러 사람이 한다.

가장 찾기 쉽고 안정적인 신호다.

예:

52명 중 11명이 펌프 이야기를 한다.

한 사람의 개인적인 불만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험일 가능성이 생긴다.

② 모순

고객의 말과 행동이 서로 맞지 않는다.

여기가 상당히 재미있는 인사이트가 나오는 지점이다.

예:

“비싸서 안 사요.”

라고 말했는데 실제로는 재구매했다.

그러면 단순히

“가격이 문제다.”

라고 결론 내릴 수 없다.

오히려,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말하지만 구매를 포기할 정도의 장벽은 아닐 수 있다.

처럼 더 깊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DAY 14의 ‘말보다 행동이 확실하다’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③ 언급 없음

브랜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고객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게 오늘 수업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신호야.

예를 들어 브랜드 상세페이지 첫 화면에

“3중 보습”

을 아주 크게 강조했다고 하자.

그런데 리뷰 52개 중 그 표현을 언급한 사람이 3명뿐이라면?

가능성은 여러 가지다.

메시지가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았거나
고객에게 중요한 구매 기준이 아니거나
고객이 같은 가치를 다른 표현으로 이야기하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언급이 적으니 필요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강조하는 것과 고객이 실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일치하는가?

를 확인해야 한다.


09. 패턴은 하나만 제대로 찾아도 된다

반복·모순·언급 없음을 전부 억지로 찾을 필요는 없다.

하나만 제대로 발견해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패턴의 종류를 모두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관계 하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10. 그룹 개수도 중요하다

분류가 끝났는데 그룹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다시 봐야 한다.

수업에서는 대략 5개 정도의 그룹을 목표로 한다.

그룹이 15개

너무 잘게 쪼갰을 가능성이 있다.

→ 비슷한 그룹끼리 다시 합친다.

그룹이 2개

너무 크게 묶었을 가능성이 있다.

→ 안에 서로 다른 이야기가 섞여 있는지 확인한다.

한 그룹에 항목이 30개

너무 큰 그룹이다.

→ 내부에 작은 패턴이 여러 개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 그룹에 항목이 1개

아직 패턴이라고 보기 어렵다.

→ ‘아직 모르는 것’으로 이동하거나 추후 검증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룹마다

이 그룹 · 항목 11개

처럼 근거 개수를 적어둔다.

나중에 어떤 인사이트를 먼저 볼지 결정할 때 이 숫자가 중요해진다.


실습-분류 보드 만들기

어제 모은 VOC를 가지고 진행한다.

1. 리뷰를 의미 단위로 나눈다.

한 리뷰 안에 여러 이야기가 있으면 각각 별도 카드로 만든다.

2. 출처와 원문은 반드시 남긴다.

나중에 근거를 다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3. 1차 분류한다.

예: ‘왜’를 기준으로 비슷한 카드끼리 모은다.

4. 기준을 바꿔 다시 분류한다.

‘누가’ 또는 ‘언제’로 한 번 더 본다.

5. 그룹 이름을 문장으로 붙인다.

단어 금지.

[누가]는 [언제] [어떻게/무엇을 한다].

6. 각 그룹의 항목 수를 센다.

7. 약 5개 그룹으로 정리한다.

작업하다 막힐 경우,

어디에 넣을지 모르겠다
→ 일단 옆에 둔다.

그룹 이름이 안 떠오른다
→ 고객이 실제로 쓴 문장을 그대로 사용한다.

전부 비슷해 보인다
→ 분류 기준을 바꾼다.
‘왜’로 안 되면 ‘누가’, ‘언제’로 다시 본다.

즉,

맞고 틀림이 아니라, 말이 되는가를 본다.


💡 오늘 기억해둘 것

인사이트는 데이터를 예쁘게 정리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같은 데이터를 여러 기준으로 다시 묶어보면서 발견한다.

1. 분류 기준을 먼저 만들지 않는다. 모은 다음 이름을 붙인다.
2. 그룹 이름은 ‘포장’ 같은 단어가 아니라 ‘선물로 사는 사람은 포장에서 실망한다’처럼 문장으로 쓴다.
3. 반복되는 말뿐 아니라 ‘말과 행동의 모순’과 ‘브랜드는 강조하지만 고객은 말하지 않는 것’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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