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디자인은 단순히 보기 좋은 화면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무엇을 먼저 보고,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결국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번 수업에서는 사람의 시선과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탕으로, 기억에 남는 이미지와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디자인할 때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내가 화면에 넣은 것은 사용자가 모두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화면의 모든 정보를 동일한 비중으로 보지 않는다.
웹사이트의 첫인상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형성되고, 이후의 정보는 이미 만들어진 첫인상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까울 수 있다.
즉, 디자이너에게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먼저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사람의 눈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소에 먼저 끌린다.
큰 것 → 주변과 다른 것 → 사람 → 글자
면적이 큰 요소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주변과 다른 색이나 형태가 시선을 끈다. 사람의 얼굴이나 인물 역시 주목도가 높으며, 글자는 상대적으로 읽는 데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뒤에 처리된다.
따라서 Visual Hierarchy, 시각적 위계를 만드는 것은 이러한 시선의 순서를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큰 글씨, 강한 색, 굵은 선, 큰 이미지 등 모든 요소를 동시에 강조하면 어떻게 될까?
오히려 아무것도 강조되지 않는다.
사용자의 시선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서 무엇부터 봐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화면에서는 먼저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가?”
를 정해야 한다.
그 하나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나머지 요소는 의도적으로 약하게 만들어 시선의 흐름을 만들어준다.
디자인을 완성한 뒤 화면을 처음 본다고 생각하고 확인한다.
첫 번째로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두 번째는 무엇인가?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요소가 실제로 먼저 보이는가?
의도한 순서와 실제 시선의 순서가 다르다면 크기, 대비, 색, 위치 등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 한 문장으로 정리
디자인의 첫 번째 일은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무엇을 먼저 보게 할지 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이미지 가운데 어떤 이미지는 왜 유독 기억에 남을까?
이번 수업에서는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만드는 조건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뇌는 변화에 반응한다.
같은 요소가 계속 반복되면 하나하나를 자세히 처리하지 않지만, 그 가운데 다른 것이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그래서 무언가를 강조하고 싶을 때 반드시 그 요소 자체를 화려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주변을 비슷하게 만들고 하나만 다르게 만드는 것이 더 강한 대비를 만들 수 있다.
여백이 넓을수록 가운데 하나가 강해진다.
이 원리는 포스터, 배너, 상세페이지, 카드뉴스 등 거의 모든 디자인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익숙한 형태는 빠르게 이해되지만 그대로 지나치기도 쉽다.
반대로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다른 요소가 나타나면 뇌가 이를 다시 확인하기 시작한다.
잘 만들어진 브랜드 비주얼에는 이런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씩 존재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편할 정도로 낯설게 만들지 않는 것.
너무 생소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우면 사용자는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탈할 수 있다.
따라서 낯섦은
익숙함 + 작은 변주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 번 본 것보다 여러 번 본 것이 더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진다.
브랜드가 같은 컬러, 서체, 사진 톤, 그래픽 규칙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복될수록 사용자는 해당 요소를 브랜드와 연결해서 기억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브랜드 디자인에서는 매번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반복해야 익숙해지고, 익숙해야 브랜드로 기억된다.
세 가지 원칙을 한 화면에 모두 강하게 집어넣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하나를 중심으로 잡고 나머지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 원리 | 왜 작동할까? | 디자인에서는 |
|---|---|---|
| 대비 | 뇌는 변화에 반응한다 | 주변을 비슷하게 만들고 하나를 강조 |
| 낯섦 | 예상과 다르면 다시 확인한다 | 익숙한 것에 작은 변주 추가 |
| 반복 | 익숙한 것을 편하게 느낀다 | 컬러·서체·사진 톤·형태 등을 지속적으로 사용 |
📌 한 문장으로 정리
기억에 남는 이미지는 무조건 화려한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가 다르고 나머지에는 일관성이 있는 이미지다.
사람은 디자인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모든 요소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지 않는다.
먼저
“예쁘다.”
“편안하다.”
“고급스럽다.”
“재미있다.”
“왠지 별로다.”
같은 느낌을 받고, 그다음에 왜 그렇게 느꼈는지를 설명한다.
그래서 아무리 제품의 기능이나 스펙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해도 첫인상에서 원하는 감정을 만들지 못하면 선택받기 어렵다.
디자이너가 다루는 것은 결국 이 첫 번째 느낌이다.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는 시각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손에 남는 것 — 촉감
패키지의 두께, 종이의 질감, 표면 가공처럼 손으로 느끼는 경험 역시 브랜드의 인상을 만든다.
공간에 남는 것 — 향
매장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향도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귀에 남는 것 — 소리
음악, 효과음, 알림음 등 특정 소리가 반복되면 브랜드를 떠올리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즉, Brand Experience는 시각을 넘어 여러 감각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화면에서는 제품을 직접 만지거나 향을 맡을 수 없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다른 수단으로 감각을 간접적으로 재현해야 한다.
사진
재질과 질감이 잘 드러나는 사진은 긴 설명보다 빠르게 촉감을 상상하게 할 수 있다.
움직임
스크롤이나 애니메이션에 따른 작은 움직임은 화면을 만지고 조작한다는 느낌을 강화한다.
글자
서체, 자간, 크기, 굵기 등 타이포그래피는 브랜드가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하는지를 결정한다.
결국 디지털 환경에서 디자이너가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감각 장치는
사진 + 움직임 + 글자
라고 볼 수 있다.
📌 실무에서 생각해볼 것
제품 사진을 고를 때도 단순히 “예쁜 사진인가?”만 보지 말고,
이 사진에서 재질이 느껴지는가?
만졌을 때의 느낌을 상상할 수 있는가?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감정과 맞는가?
까지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 수업에서는 브랜드를 기억시키기 위한 방법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사람은 가격표보다 먼저 제품을 이해하게 만드는 문장을 볼 수 있다.
여백, 사진의 퀄리티, 카피의 표현 등이 제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즉,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문장이 아니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먼저 제시하는 카피가 중요하다.
“예전부터 있었으니까”, “항상 이렇게 했으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요소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사진 스타일, 컬러웨이, 한정판처럼 브랜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라면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의 일관성은 무언가를 계속 추가하는 것만큼 무엇을 사용하지 않을지 정하는 것에서도 만들어진다.
브랜드의 모든 요소를 독특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기억할 만한 대표 색, 대표 형태, 대표 그래픽 등 하나의 강한 시그니처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나의 요소가 여러 접점에서 반복될수록 사람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브랜드와 연결하게 된다.
제품만 정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사람이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을 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제품 자체보다도
“이걸 사용하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를 먼저 떠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상태가 반복된다면 브랜드의 일관성이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화면의 비주얼이 실제 제품과 연결된다.
한정판이나 이벤트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다.
시그니처 요소를 꾸준히 사용한다.
SNS, 웹사이트, 패키지, 오프라인 매장의 분위기가 서로 연결된다.
반대로 매번 유행에 따라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거나, 채널마다 전혀 다른 브랜드처럼 보인다면 기억에 남기 어렵다.
브랜드는 한 번 강하게 보여주는 것보다 일관된 경험을 반복해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키비주얼, 배너, 상세페이지, 카드뉴스 등을 만들 때는 완성 후 다음 질문을 해볼 수 있다.
특히 모든 것을 강조하지 않았는가?는 마지막에 꼭 확인해볼 만하다.
Day02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선택과 통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디자이너는 화면을 예쁘게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 사용자가 무엇을 먼저 보고 → 무엇을 느끼고 → 무엇을 기억할지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기억에 남기 위해 모든 요소가 특별할 필요도 없다.
하나를 세우고, 나머지는 받쳐준다.
대비로 시선을 만들고, 적당한 낯섦으로 관심을 붙잡고, 반복으로 브랜드를 기억시킨다.
이건 앞으로 키비주얼이나 브랜드 작업에서 특히 계속 확인해볼 만한 원칙이다.
🔖 참고자료
https://www.tamburins.com/kr/
https://www.gentlemonster.com/kr/ko
https://www.nudake.co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