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23년이 지나고, 2024년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겪었던 일들과 느꼈던 점들을 이 글을 통해 정리함으로써 후에 이 글을 보게 되는 내가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몇 글자 적는다.
어느덧 본격적으로 개발 업계에 발을 들인지 만 1년이 지났다.
신입이 본격적으로 회사에 적응하고 리드하는대로 따라 올 수 있는 역량이 되는 시기가 평균적으로 입사 후 만 6개월차부터라고 했는데 얼추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입사 후 가장 애썼던 부분이 팀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익히고 근간이 되는 지식을 다지는 것이었다.
한끼 한끼를 제대로 챙겨먹으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분당의 살인적인 물가는 덤이다)
한국인은 다른 문화권에 비해 밥에 관련된 언어가 많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개인적으로 직업이 '밥벌이'라는 표현이 참 와 닿는 것 같다.
ChatGPT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대체될 수 있는 노동자인가?' 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어렸을 때 <인공지능이 발달하게 되면 사라질 직업> 같은 걸 다들 본 적 있는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창의성 또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업들은 대체되기 어렵다는 내용이 몇 가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인공지능의 본격적인 활용은 역설적이게도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을 먼저 대체하기 시작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림을 그리고, 성우들이 배역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것들을 AI가 학습해서 화풍에 맞게 / 목소리 톤에 맞게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어쩌면 개발자의 일도 대체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대체될 수 없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로 질문이 이어지게 되었다.
입사 후 1년 동안 지켜봐왔던 주변 개발자분들은 실력도, 사람도 너무 좋으신 분들이었기 때문에 배울 점이 참 많았던 것 같았다. (이에 대한 감상적 회고는 본문 하단에서 다룬다)
밥벌이를 할 것이라면 최고의 밥벌이를 하자! 라는 것이 그동안 내가 추구하던 방향이었기 때문에, 쉴새 없이 달려왔던 지난 1년을 다시 돌아보니 '일 잘하는 개발자 동료들'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 하나가 잘 준비한 1시간 프레젠테이션보다 더 가슴에 와닿는 경우가 있다.
내가 봐왔던 뛰어난 개발자 동료들은
1) 깊이 있는 좋은 질문을
2) 적재적소에 던지며
3) 대화하는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했었다.
개발자 - 기획자 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소모되는 리소스도 상당하다. 질문을 함으로써 서로 이해하는 바를 합일시키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공유하면 좋은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개발자는 개발을 잘해야한다. 하지만 혼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해야 한다.
기술적 깊이와는 별개로 (얕다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시도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접하는 기술들은 한정되어 있고, 코드 컨벤션도 정해져 있다 보니 자칫 잘못되면 매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개발자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공부를 시도한다.
다양한 기술 컨퍼런스에 참여하거나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개발자들과 커피챗을 하는 등의 노력이 필수적인 것 같다.
제3회 카카오 테크밋 후기에 참여했다 - (사진에 나는 안 나왔다..! 😀) 이런 컨퍼런스 참여는 새로운 동력을 얻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뭐니 뭐니해도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앞서 말했던 질문을 잘하는 것, 다양한 경험 쌓기와 똑같은 맥락에서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문제 해결 능력에 중요한 능력치인 것 같다.
올해 진행했던 딥다이브 중 회사 외부에 공유된 것들은 다음과 같다.
이외에도 https://redjen8.github.io/ 에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 것도 있지만.. 2023년은 다양한 기술을 접했기 때문에 진행해왔던 딥다이브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얕게 느껴졌다.
2024년에는 그동안 알고 있던 내용에서 더 깊게 들어가 동작을 이해하고,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서 더 많이 공유해야겠다.
회사엔 너무 뛰어난 동료들이 많기 때문에 난 언제 저런 경지가 될 수 있을까, 난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아 ㅠㅠ 하는 경우가 당장 작년 초만 해도 많았던 것 같다.
존경하는 개발자 중 한명인 이동욱님의 글을 공유해본다. 100미터 17초에 달리기
속앓이를 많이 하다 보니, 일도 잘 안 잡히게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아래 리스트들은 내가 2023년에 가지려 했던 마인드셋이다.
아래에서도 얘기하겠지만 마라톤을 뛰다보면 나보다 잘 뛰는 사람이 당연하게도 많다. 그 사람들을 따라잡겠다고 훈련량에서 차이가 나는 내가 똑같은 페이스로 뛰려 하면 1km도 못가고 쓰러질 것이다.
나만의 페이스로, 꾸준하고 즐겁게 오래 뛰기
결국 졸업 회고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일과 일상을 구분하지 않고 재미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애초에 재미있기 때문에 이 분야를 선택했던 나를 믿어야 할 필요가 있다.
졸업한 지 아직 만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27살이라는 나이가 참 오묘한 것 같다.
각각 속해있는 집단에 따라 나는 어린 나이가 될수도, 많은 나이가 될수도 있는게 재밌다.
친구 중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난 지금이 좋다고 답했고, 앞으로도 비슷한 질문이 오면 지금이 좋다고 답할 것 같다.
40대 아저씨도, 60대 80대 어르신들도 20대를 보면 '참 좋을때다~' 하신다.
40대가 20대를 보는 것과, 60대가 40대를 보는 건 아무래도 다르겠지만 지나간 세월에 담겨 있는 자신의 즐거운 모습을 보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겁고 행복하게 현재를 누리자.
여러 의미로 몸도, 마음도 정착하는 2023년을 보냈던 것 같다.
이런 글도 있다..! 다들 뛰어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선 달리기를 시작해보는 걸 강력하게 추천한다.
2023년에 가장 성취를 느꼈던 취미는 마라톤이다.
본격적으로 장거리를 시작한 10월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거리를 늘려가고 있다. 12월에는 95km를 뛰었는데, 2024년에는 부상 없이 풀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 목표다 😉 (이왕이면 서브4를...!)
10km는 46:54로 2023년을 마무리했다. 2024년에는 45분대를 깨보는 것이 목표다.
무에타이를 대학생 때 1년간 하고 나서, 2023년 3월부터 복싱을 시작했다.
퇴근 후 1시간 조금 넘게 운동하고 집에 돌아오면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다음 날 출근할 활력이 생겼던 것 같다.
대한생활체육복싱협회에서 주관하는 1단을 6월에 취득했었는데, 2024년에는 더 나아가 아마추어 대회 출전을 도전해보려 한다.
(기존에 쓰던 16oz 글러브와 별개로 가미 백 글러브를 새로 구매해서 사용 중인데 가볍고 연습도 많이 되어서 아주 만족 중이다)
여러모로 많이 달리고 (진짜 달림) 많이 깨지는 (진짜 깨짐) 2024년이 될 것 같다 ㅋㅋ
매번 회고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내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더 많이 베풀고 더 많이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3년 12월 31일 지상파 K모사의 보신각 종 치는 신년 프로그램 도중 앵커 분이 말씀하셨던 말이 인상 깊어 남겨본다.
빌었던 새해 소원이 올해 말에는 모두 이루어져서 사진과도 같은 추억을 돌이켜볼 수 있는 2024년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