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26

Regular Kim·2024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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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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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6 회고 💬

날은 더워지고 꽃들은 다 사라졌다. 그리고 나도 사라졌다. 뒤가 없는 나... 이번 주에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물론 갑작스러운 퇴사에 회사분들도 많이 놀라셨을 것이다. 그렇지만 더이상은 내가 버틸 수 없다란 확신이 들어 퇴사라는 극약(독약)을 처방해버렸다. 모든 일정이 사라지고 5월 까지만 다니도록 결론이 났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떠나서 다른 어디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섭다. 개발자를 계속 할 수 있을까? 아무런 확신이 없는, 플랜B 조차 없는 상태로 야생으로 돌아왔다.

회사를 그만두고자 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개발자로 지금 회사에 들어왔지만 개발보다는 QA 에 집중된 업무 내용
  2. Spring 개발(중요함) 보다는 jquery 등 프론트에 집중된 업무 내용
  3. 기술 채무가 해결되지 않는 사내 문화
  4. 뭘 하던지 위기가 도사리는 스타트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내 욕심

그럼에도 아직까지 회사에 있던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너무나도 좋은 회사 사람들
2.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 상태
3. 내가 과연 다른 곳에서 쓰일 만큼 경쟁력이 있는가 하는 불안감
4. 코테에 집중하느라 하나도 진행된 내용이 없는 포트폴리오 상황

자평이지만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순전히 내 탓이다. 내가 잘났으면 뭐 애플이나 구글에서 먼저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겠는가? 내가 소속한 회사라는 안전망이 내 게으름이란 부정의 사실을 덮어두고 현실에 안주하게 하는 핑계가 되었다. 그리고 난 결심을 냈다. 회사를 그만두기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사실 회사가 조금 원망스럽다. 나는 큰 부분을 바라지 않았는데... 회사에서는 내 바람과는 매번 반대로 나를 사용했다. 물론 회사가 나의 성장을 책임질 의무는 없다. 그렇지만 내가 몇번이나 말했지만 내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음에 섭섭함을 느낀다.

그만두기로 결론이 났고, 나는 떠난다. 이 선택을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두려움이 앞선다. 이 도박판에서 내가 이겨내기를, 내 판돈이 옳은 선택이었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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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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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6일

어디하나 틀린 말없는 동시에 이해가되는 말뿐이네요
진짜 1년동안 고생하셨습니다
ps. 스터디 친구사라지는건 진짜 아쉬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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