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회고

백상휘·3일 전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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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크리스마스 당일 솔크에다 헬스장도 쉬는 날, 슬랙 코드스쿼드 워크스페이스에 홍보가 가능하다면 적어달라는 게시글을 보게 되었다. (게시글 작성자의 정보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져갈 것을 없게 만들어 보았다)

우선 게시글에서 부탁한 것부터 하면서 올해를 회고해 보자. 이번 글은 회고이기도 하지만 사실 지금까지 어떻게 개발자로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를 적어나갈 것 같다. 나는 프리랜서이지만 정규직 개발자분들과 딱히 다를 것 같지는 않다.

  • "내가 코드스쿼드에서 얻은 한 가지"라는 주제의 자유로운 한 문장으로 아래 빈칸을 채운다.
제가 수료했던 코드스쿼드의 마스터즈 코스에서 2026 멤버를 추가모집하고 있습니다. 
저는 코드스쿼드를 다니면서 
[[개발자로 일만 해서는 절대 알 수 없었을 것들을 깨달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링크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위 글의 링크

누군가에겐 글의 신뢰도가 의심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렇게 글을 적은데엔 이유가 있다.

코드스쿼드 등록을 결심한 그 시절을 생각하기 위해 잠시 2019년 처음 개발자 시작부터 2022년 부트캠프를 하던 그때로 찬찬히 기억을 돌이켜 보는 것이 좋겠다.

개발자가 됨 (2019~2022)

대학 졸업 후 딱히 개발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치만 딱히 꿈이나 하고싶은 것이 없는 나에게 개발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 (무조건) 좋아하는 일을 해야된다는 사회분위기
  • 내일배움카드로 개발자 교육 및 취업알선을 무료로 받을 수 있음
  • 컴퓨터 앞에서 뭔가 하는 것을 좋아함

당시엔 절박했다. 교육 듣고 근처 카페에서 3-4시간 더 공부하고 집에 가곤 했다.

열심히 수업도 듣고 취업알선도 받아서 첫번째 SI 회사에 입사했지만 3-4일 후 서류를 돌려받았다. 고용이 취소된 것이다.

다행히도 이 교육엔 나같은 사람을 위한 A/S 제도가 있어서 두 번째 취업알선을 받아 두 번째 회사 면접을 볼 수 있었다.

그 회사는 "컴퓨터를 줄테니 웹 페이지에 CRUD 가능한 게시판을 만드세요.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고요." 라면서 랩톱 하나를 던져주었다. 여러 인프라와 사회경험을 할 수 있었던 좋은 회사였다. 특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다.

그리고 퇴사를 결심했다. 똑같은 기술에 똑같은 업무가 반복되는 것이 이유였다. "개발자는 맥북" 이라는 말을 듣고 산 리퍼 맥북으로 iOS 개발을 공부해 보았는데 이쪽으로 커리어를 바꾸기로 했다. 정말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 웹 개발이 더 이상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iOS 개발자 이력서에 관심을 가져준 회사 면접을 본 날 아는 형과 밥을 먹게 되었다. 근데 그 형은 "상한이 정해진 정규직보다 프리랜서를 해봐라" 라고 말을 했다. 난 1년이라도 젊을 때 이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서 프리랜서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한 대기업 프로젝트 iOS 팀 멤버로 들어가게 되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건 실력이 아니었다.

  • iOS 리더분이 면접 본 사람들의 면접 태도가 아주 불성실했다
  • 포트폴리오 상태가 좋진 못해도 이정도까지 해보려는 사람이 없었다
  • 그래도 초급 개발자 살려는 줘야 한다는 착한 분들이었다
여기까지 적으니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복인 것 같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공부 열심히 함 -> 삐끗 -> 입사 후 3년 순탄 -> iOS 면접 합격 후 거절 -> 프리랜서 도전 -> 대기업 프로젝트 참여 라는 나름의 탄탄대로가 나를 오만의 늪으로 끌고 간 것 같다.

이후 프로젝트가 끝나며 만났던 iOS 리더분께 전화로 "대기업에 입사 하려면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요?" 라고 물어보았을 때 그 분은 이렇게 답을 했다.

  • HTTP 프로토콜 왜 써요?
  • HTTP 프로토콜의 특징은 뭐가 있어요?
  • 우물대는 거 보니 잘 모르네요? 모바일이든 서버든 이건 기본이에요. 상휘씨는 기본이 안되어 있으니 다시 공부하세요. 부트캠프도 좋은 선택이에요

그때가 2022년 이었다.

코드스쿼드 (2022)

한마디로 참교육 당한 이후로 나는 코드스쿼드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시험을 보고 들어간다는 점이 왠지 신뢰가 갔다.

코드스쿼드에서 처음 들어갔을 때 다르다는 느낌이 몇 개 있었다.

  • 프로그래밍 스킬을 키우기 위해 특정 기술 스택을 중점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왜 그걸 사용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 실제 개발자가 되기 위해 지금 코스의 기간(6개월)은 너무 짧다. 하지만 여기서 길을 닦아 놓는다면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협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좋은 동료는 시너지를 일으킨다.

다른 부트캠프 과정이 이런 점을 강조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받아온 교육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 여러가지 개발방법론을 연습하며 실제로 적용해보고 피드백을 받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 구현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스택을 제한하는 경우는 정말 적다. 내가 정한 기술스택에 대해서는 내가 설명해야 한다.
  • iOS 마스터분께서는 교육자료를 공유해주며 수업을 진행했는데 (당시는 코로나 시국이라 비대면)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당시에도 지금도 다 이해가 가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본다
  • 처음 몇주간 진행한 CS 수업은 내가 혼자 "Mano의 컴퓨터 시스템 구조", "Operating Systems: Three Easy Pieces", "(현재 읽는 중)Computer Systems: A Programmer's Perspective" 를 공부해야 된다는 당위를 부여해 주었다.
    • CS 지식은 단순히 힙한 개발자의 멋진 악세서리가 아니다. 모든 개발자들이 공유하는 지식이고 기술은 이 지식을 기반으로 발전한다.
    •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 위해선 말 안장에 발이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 객체를 나누고 테스트 가능한, 수정이 편한 코드란 무엇인지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당시 iOS 마스터께서는 정말 코드를 꼼꼼이 보시는 분이었다. 그 때 내가 적은 모든 코드가 다 기억나지 않지만 나의 코드에는 "왜?" 가 없었다. 그 "왜?" 라는 질문에는 지금에서야 조금씩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의 반복과 더불어 가끔 외부 강연등이 주를 이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오브젝트",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의 저자인 조영호 님의 강의였다. 지금도 그 실강에서 질문할 것이 있었는데 소심해서 못했던 자신을 자책하는 중이다.

코드스쿼드 수료 후 나빠진 채용시장에서 프리랜서와 정규직을 동시에 도전해 보았을 때 결국 프리랜서 쪽으로 일이 풀리게 되었다. 개발자로 일을 하며 벌이를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

수료 후 현재와 미래

주변 코드스쿼드를 수료한, 혹은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는 개발자들은 취업이 안되면 이 참에 좀 쉬면서 새로운 기술이나 좀 파봐야 겠다 라고 생각한다.

코드스쿼드에서 배우고 경험한 시야는 깊고 넓기 때문에 지금 일을 하는 개발자라 하더라도 부족함을 항상 느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보는 현재 개발자 인력시장은 다음과 같다.

  • "개발자 연봉 1억" 이라는 이상한 말이 돌던 그 때 IT 개발자 인력시장은 거품이 끼어 있었다. 이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 고용주는 AI 서비스를 활용해 인건비를 줄이려 한다. 하지만 이는 AI 라는 것을 근거로 인건비를 줄이는 시도라고도 생각한다.
    • 고용주가 AI 와 관련된 전문지식을 말하는 경우를 지금까지 본 적은 없다.
  • 현업 개발자들은 AI 에 대해 불신/맹신 두 가지로 나뉘는 느낌이다. AI 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거나, 기존 코드베이스를 망칠 것이라 생각한다. 둘 다 위험하다.
    • AI 로 무엇이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AI 는 결국 서비스 이며 구독한 고객의 만족도를 신경쓸 수 밖에 없다. 우선순위가 지금 개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본인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 AI 가 코드베이스를 망가지게 놔두면 안되지만 AI 의 생산성을 무시하면 안된다. 그 생산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본인이 만들어야 한다.
  •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개발자는 특정 문제에 IT 와 관련한 솔루션을 자신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예전에는 신입들에게 그런 걸 묻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지지 않는다.
  • 시니어 혹은 미들급이 주니어 개발자를 이끌고 간다는 개념이 희박해졌다.

코드스쿼드는 이런 상황에서 개발자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서술했듯 초보자 혼자 살아남기 굉장히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앞에 주의 표지판이 붙어있지 않으면 주의하라고 알려주는 편이다.


수료부터 올해까지 개발자로서 어떻게 성장하는 것이 좋을지 일과 병행하며 계속 찾아다녔다.

  • CS부터 시작할까? - 전념해봄 - 너무 오래 걸려서 포기
  • 기술스택을 쌓아볼까? - 전념해봄 - 앞에 놓고 온 CS 가 맘이 쓰임
  • 개인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볼까? - 여유가 있으면 하지만 일이 바쁘면 못함
  • 오픈소스 코드를 뜯어보며 기여를 할까? - 시도도 못해봄
  • AI 를 들입다 파야 하나? - 사무실에서 하고 있음
  • 책을 수십권 읽어야 하나? - 가끔 읽음

그리고 2026년 목표를 세웠다.

  • 프로그램을 개발환경 관점에서 아키텍처 관점으로 돌린다.
    • 비즈니스 로직을 KMP 를 통해 모듈화하고 UI 부분을 네이티브로 모듈화하여 생산성을 높인다.
    • iOS 개발자가 아닌 모바일 혹은 플랫폼 개발자로 커리어 성장을 한다.
    • 언어도 Swift 에서 Swift/Kotlin/Javascript(TypeScript) 로 확장한다.
  • 테스트를 적극 도입한다. 이제 물러설 수 없다.
  • CS 공부는 일주일에 몇시간 안해도 좋으니 꾸준히 한다.
  • 일은 할 수 있을 때 무조건 잡아서 한다.
  • AI 의 생산성을 활용하는 연습을 한다.
  • 휴식과 운동에도 진심이어야 한다. 주말 중 하루는 쉬고 일주일에 최소 3일은 헬스를 간다.

쓰고 보니 다시 정신이 아득해진다.

마치며

위의 글 중 일부를 다시 가져와 보겠다.

  • "내가 코드스쿼드에서 얻은 한 가지"라는 주제의 자유로운 한 문장으로 아래 빈칸을 채운다.
제가 수료했던 코드스쿼드의 마스터즈 코스에서 2026 멤버를 추가모집하고 있습니다. 
저는 코드스쿼드를 다니면서 
[[개발자로 일만 해서는 절대 알 수 없었을 것들을 깨달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링크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위 글의 링크

내가 지금까지 한 것은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았다는 것이다. 만약 회사생활만 열심히 했다면 이런 시도를 해볼 수나 있었을까? 했다면 방향은 잘 잡을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에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그럴 수 없다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질문을 가진 개발자가 있다면 여러가지 답이 있겠지만 부트캠프도 하나의 답이 되겠고 그 중 코드스쿼드가 좋은 답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올해도 솔크를 맞이하며 코틀린 책을 보다가 영화 한편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Merry Christ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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