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과 첫 만남 글과 같은 주차 (6월 마지막 주) 에 있었던 일을 정리한 글이다.
우테코에서 진행한 수업인데 자신의 스타일을 팀에게 문서화하여 알리는 것이었다. 이전에 아이스브레이킹 타임 때 가볍게 이야기를 나눠봤었는데, 팀원이 7명인지라 며칠 뒤에는 까먹을 것 같아 문서화 해둘까 하는 타이밍에 이 수업을 진행했다.
작성했던 '나 사용설명서'의 일부이다. 레벨 3부터는 팀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개인 행동을 하는 게 눈치가 보일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업 시에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이어폰을 꽂고 작업하는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고, 점심을 사먹는 것보다 도시락을 싸오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기에 팀이란 암묵적인 울타리를 세우고 갇혀서 눈치보며 생활하는 것은 정말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팀원 개개인마다 일이 잘되는 시간, 자신 있는 일, 연락 방법, 어렵다고 느끼는 것 등을 문서화하여 이전에 아이스브레이킹 타임에서 진행한 것 이상으로 딥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대다수 항목들에 대해 팀원 모두 예측가능한, 비슷한 답변을 해주었지만 말하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고 이로 인해 추후 오해가 쌓일 수도 있을만한 답변도 있었다.
개발을 들어가게 되면 일정에 쫓겨 정신이 없고 육체적으로도 피로해 예민해지기 때문에, 사전에 이런 공유가 없었더라면 건강한 팀 문화를 확립해 나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팀원 모두의 '나 사용설명서'를 바탕으로 팀 그라운드 룰을 작성하였다. 팀 그라운드 룰이란 말 그대로 팀 생활을 하면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규칙이다. 11가지나 되기 때문에 1차 데모데이 때 룰이 너무 많다는 피드백을 받았지만, 팀원들의 성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룰이기 때문에 의식해서 지켜야 할 것은 한 두가지 정도인지라 11가지 그대로 가져가기로 하였다. (더 추가하려다가 말았다. 😇)
모든 규칙이 정해진 계기를 나열하기에는 너무 많으니 회의에 관련된 규칙에 대해서 해당 규칙이 탄생하게 된 계기만 작성해보겠다. 회의와 관련된 규칙은 다음과 같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열정이 넘치고 자기 의견을 사실 기반의 근거를 들어 주장하는 능력이 준수하다. 그렇다보니 회의 때 서로가 말하려는 경향이 있고, 하나의 주제에서도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기에 원래의 회의 목적과는 다르게 너무 딥해지거나, 컨텍스트 스위칭 (주제 전환) 이 자주 일어났다.
그래서 회의 시간이 길게 늘어지게 되고 에너지 소모도 심해졌다. 도메인 싱크 작업이나 기획과 관련된 얘기가 오고가는 팀 프로젝트의 초반기라 어쩔 수 없었던 것도 있지만, 개선해볼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팀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코치님들과의 커피챗, 유명 기업의 회의 방법 조사 등을 통해 우리 팀에 맞는 방식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색출한 우리 팀의 회의 방식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물론 이전 회의 방식에서도 아예 결과를 못 내거나 좌충우돌의 상황이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주어진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해서 개발에 쏟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기존의 회의 방식을 고치고 더 나은 회의를 진행하고자 다음과 같은 목표를 세웠다.
위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바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들이 오고갔다.
회의의 목적에서 너무 딥한 내용을 다루게 되거나, 컨텍스트 스위칭이 일어날 때 이를 제어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 사전에 자료를 준비해와서 회의 때 공유하면 회의 시간이 대폭 줄어들 것 같다.
, 회의를 통해 결정된 안은 우리 모두의 결정이므로 결과적으로 잘못되었다 한들,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나중에 거봐 내가 맞잖아~ 금지)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아이디어들에서 추출한 구체적인 해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료를 준비한 사람이 회의를 주도할 확률이 높으므로 자료를 준비하고 회의를 진행하는 역할 한 명, 전체적인 회의 시간을 관리하면서 회의 진행자를 도와 나누고 있는 이야기가 회의 주제와 적합한지 관리하는 역할 한 명을 선정하기로 하였다.
'유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기능 구현 목록'을 작성할 때 위에서 논의한 방법으로 진행해보았는데, 45분만에 기능 구현 목록을 전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었다! 👍 물론 초반에 틀을 잡아준 회의 진행자 역할을 맡은 팀원이 고생을 많이 했지만, 회의 자체는 속전속결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팀원 모두가 구글 엑셀 시트에 들어가서 하나 하나 만들다가 변수가 발생하면 전체적으로 논의하고 다시 진행하고.. 의 과정을 반복했었을 것이다. 물론 이 방식으로도 기능 구현 목록을 작성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오래걸리고 에너지 소모도 많았던 그런 회의가 되었을 확률이 높다.
아무튼 이런 과정 속에서 나온 회의 관련 그라운드 룰이 위에서 작성한 것들과 같다. 너무 세부적인 사항들까지 룰로 정하게 되면 고려해야할 변수가 많아지고, 딱딱한 느낌이들므로 추상화하여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팀 그라운드 룰 중 하나이다. 우리 팀은 술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 반 정도 된다. 그리고 점심에 도시락을 싸오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하면서도 팀이란 소속감을 부여하기 위해 위와 같은 룰을 정하였다.
매일 데일리 미팅을 진행하면서 오늘의 상태, 할 일 공유 등을 통해 간략한 회고 또한 가능하지만 워낙 일정이 타이트하다보니 건의사항, 팀원 간 발생한 오해들을 풀기에는 (오해가 있다면) 부족한 시간이다.
그리고 여러 팀이 같이 모여있는 강의실에서 민감한 이야기가 오고가기에는 환경이 불편하기에 따로 시간과 장소를 낼 필요가 있다.
팀 회고 때만큼은 서로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다고 평소에 솔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 주제를 따로 정하지 않기에 개선해볼 사항을 논의할 때도 있고, 팀원 간 상호 피드백을 나눌 때도 있다.
불편한 점을 마음속에 삭히거나, 전체가 아닌 일부 팀원들에게만 이야기하여 공감대 형성이 분할되면 시간이 지나서 서로 싱크가 안 맞거나 팀의 분위기가 불편해질 수도 있기에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에서도 우리 팀은 여전히 건강하고 열정적이다. 다들 맡은 일을 척척해내는 훌륭하고 고마운 팀원들이다. 사실상 개발을 공부한 이래로 결성된 첫 팀인데 아주 만족스럽다. 👍
다음 편에서는 기획과 기술검토를 하며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작성해보겠다.
이런 유용한 정보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