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데모데이를 진행한 주 (7월 둘째 주) 에 있었던 일을 정리한 글이다.
우리 팀은 커뮤니티 매핑이 핵심 주제인 팀이다. 커뮤니티 매핑
이란 집단지성에 기반하는 참여형 지도를 제작하는 것이다. 핵심 주제부터 워낙 추상적이고 방대한 스케일이란게 느껴진다. 따라서 팀 자체에서도 대략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아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하면 서로 다른 개념을 생각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래서 추후 얼라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막고자 도메인을 보다 더 명확하게 확정 짓는데 시간을 투자했다. 그렇게 확정 지은 도메인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다양한 지도로 만들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이를 테면, 내가 생각하기에 성수동의 분위기 좋은 카페들, 수원 행리단길 맛집들 등 관심사 별로 지도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지도를 다른 사용자들에게 공유 또는 기록함으로써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우리 서비스의 최종 목표이다. 다만, 사용자의 관심사별로 기록한 지도를 공유하는 기능은 이미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등 기존의 지도 서비스에서도 제공하는 기능들이다.
그래서 우리 서비스와 기존의 지도 서비스와의 차별점을 사람들의 생각으로 가져갔다. 기존의 지도 서비스는 위치에 대한 정보 확인이 서비스 이용의 주 목적인 반면, 우리의 서비스는 위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확인이 서비스 이용의 주 목적이다. 즉 일종의 위키 느낌의 커뮤니티를 지도 위에 띄운 셈이다.
커뮤니티
란 단어에 집중하다보니 초반에는 공유
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래서 사람들의 생각을 쉽고,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된 기능들을 우선시 개발할 예정이었다.
얼마 뒤, 담당 코치님들과 기획 중간 점검겸 커피챗을 진행하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중에 우리의 서비스 아이템과 거의 동일한 진짜서울 이란 서비스를 알게되었다. 사실 이 때 팀원들 모두가 힘이 살짝 빠졌는데, 우리가 기획한 아이템이 아직 존재하지 않은줄 알았기 때문이다. 😇
사실 이미 있는 서비스라고 한들 우리가 고안했던 기획 아이템이 쓸모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좋은 레퍼런스를 하나 알아갔다~ 하며 넘겼다. 커피챗을 한 뒤 달라진 점은 공유
이전에 기록
이 먼저 일어나지 않겠냐는 새로운 관점이 팀 회의간 나왔다. 유의미한, 자신이 만족할만한 기록물이 있어야 공유를 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라는 관점이었다.
이에 다수의 팀원들이 공감을 하였고, 공유
기능 보다 기록
에 관련된 기능들을 최우선 기능으로 삼게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페르소나란 우리의 서비스를 가장 높은 확률로 이용할 법한 가상의 인물이다. 그래서 해당 페르소나를 만족시킬만한 기능들을 최우선적으로 개발하는 수순을 밟는다. 나 또한 그렇고 대부분의 팀원들이 이 페르소나의 의미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문서화 방법이라고 여겼고, 우리가 문서화를 잘 해두었기에 굳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하루에 회의를 적어도 4시간, 길면 6시간씩 진행한 우리 팀은 얼라인이 충분히 되었다고 판단하였기에 페르소나를 정하는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놓여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었다.
페르소나를 정하는데 있어 팀원들간 약간의 의견 대립이 있었지만, 결국은 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고, 위와 같이 완성하였다. 기록에 최우선 기능이 맞춰져있기 때문에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장소를 기록해두는 사람을 선정하였고 이를 타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 놀러올 때 공유하는 특징이 있도록 설정하였다.
현실적으로 예를 들어 보겠다.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오랜만에 나를 보러 서울 잠실로 놀러온다고 하자. 친구들은 잠실 지역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나에게 맛집, 놀거리, 볼거리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나는 인스타, 네이버지도 등을 활용해서 이곳 저곳 괜찮았던 곳을 선정하여 친구들에게 공유를 해줄 것이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면 어딘가에 기록을 해둘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고 이를 우리의 서비스를 통해 해소하는 것이다.
페르소나를 정하고 나니 기존의 문서화된 자료를 볼 때와는 달리,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조금 더 명확하게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시나리오와 요구사항을 보다 쉽게 도출할 수 있었다.
위 페르소나를 활용하여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작성하였고, 그에 따른 요구사항을 도출하였다. 이 쯤되니 추상적이었던 우리의 서비스가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곧 코드를 칠 생각에 들떴다. 😃
인수 조건과 기능 명서세는 굉장히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전에 의논했던 회의의 효율성에 대해 아마존 회의 방법을 일부 받아들여 한 사람이 회의에 필요한 사전 자료를 정리하도록 했고 몇몇 팀원의 노력 덕분에 하루 이틀 걸릴 것을 반 나절만에 끝낼 수 있었다.
레벨 3부터는 이전 레벨들과는 다르게 미션 마감일 대신 2주 간격으로 데모데이가 있다. 1차 데모데이는 기획에 대한 점검이었다. 발표가 끝난 뒤 코치분들에게 굉장히 많은 질문과 피드백을 받았다.
피드백의 핵심은 기존의 지도 서비스와 차별점이 다소 미흡하다는 것이었다. 정보가 풍부한 네이버, 카카오를 두고 굳이 우리 서비스를 쓸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사용자의 관심사 별로 만든 지도를 공유하는 것은 네이버지도 등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며 우리가 선정한 최우선 페르소나는 기존의 서비스들로 커버 가능하다고 보셨다.
이 부분은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인지하고 있었던 부분인데 우리가 전하는 가치는 위치에 대한 정보보단 사람들의 생각이었기에 이 부분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판단하였고 이를 코치분들께 전하는데 약간의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 전하고자 하는 주 가치가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하니 리뷰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나요?
라고 질문을 받았다. 😇
어찌보면 우리는 2주간 지속해서 우리의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고 충분한 얼라인 (뇌이징) 이 되어 우리의 서비스 가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조금 더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해보였다.
그리고 다른 팀에서 자칫 잘못하면 논란이 될 수 있는 기술 (크롤링 등) 을 사용할 계획에 있자, 전 팀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기술 검토를 진행하도록 공지가 왔다. 우리 팀은 카카오맵을 사용할 계획이었는데 무료 API 통신 횟수 내에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어 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기술 검토 중 아주 큰 문제를 만나게 되었다. 🫣
해당 이야기들은 다음 편에 이어서 작성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