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엔드 개발 1년 차, 깃허브엔 제대로 된 프로젝트 하나 없는 채로 미친 듯이 리액트 기계처럼 달려왔다. 야근을 반복해도 쌓인 지라 티켓은 이상하게 줄지 않았고 더 이상 이렇게 가면 남는 게 없을 것 같았다. 과연 내가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 보기로 다짐했다.
나는 항상 세상 모든 것들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전공도 디자인, 부전공은 경영학, 창업동아리에서 아파트 사전점검 관련 서비스 기획에 참여해 보기도 했었고 빗물로 맥주를 만드는 특허를 내보기도(심사는 못했지만) 했었다. 2019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니 스타트업 열풍이었다. 나도 부트캠프를 수강하고 프론트엔드로 취업도 했다. 그런데 일을 할수록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개발자가 자꾸 디자이너를 뽑아달라고 하니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거다. 면접을 보면 개발자인데 너무 비전문적으로 묘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컴퓨터공학 관련 석사도 지원했다. 그런데 항상 무언가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이쯤에서 다시 위험한 생각이 든다. 과연 내가 가려는 길이 맞는걸까?
마지막으로 방향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살아오면서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하나의 작업물로 녹여내고 싶었다.
그럼 한 번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보자.
실제 니즈에서 출발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아이템 찾기는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많은 스타트업을 보면서 아이디어보다는 만들어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탑다운으로 대한민국을 내려다 보았다.
2021년 대한민국 GDP 2072조 원 중 민간 소비는 956조. 대한민국 경제는 대기업이 전부일 것 같았지만 결국 민간 소비를 모두 합치면 정부와 기업의 소비와 비슷할 정도로 가계 소비 또한 중요하다. 그렇다면 가계 소비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분야는 그만큼 파이가 크다고 볼 수 있을까?
통계청의 2022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가계 지출은 역시 의식주와 관련된 지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비율이 서로 비슷해서 큰 인사이트를 얻기는 힘들어 보였다. 흥미로운 부분은 소득분위 변화에 따른 내역별 지출 비중이었다.
소득 분위가 높을수록 구성 비율이 떨어지는 항목은 다음과 같았다.
소득 분위가 높을수록 구성 비율이 높아지는 항목은 다음과 같았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 그림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소득이 높아질수록 지출 비중이 높아지는 산업군 중에서 아이템을 도출해야 할까? 유망해 보이는 분야인 교육과 외식 관련 아이디어 몇 개를 가볍게 적어 보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아이템이 괜찮은지 확인하기 어려워 보였고 얼마만큼 사용할지도 감이 오지 않았다.
책을 몇 권 읽어보고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