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관리 서비스 탄생기 - 2. 린 스타트업

Seoyong Lee·2022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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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선 거시적이고 러프한 리서치를 진행했었다. 이번 글은 린 스타트업과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두 책을 읽고 실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까지 이야기해 보려 한다.

아이디어가 괜찮은지 알 수 있는 방법

지난 리서치는 굉장히 많은 자료를 찾아본 것에 비해 소득이 적었다. 아이템 찾기는 역시 쉽지 않았다. 아웃스탠딩 글을 보던 중 우연히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이란 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서점 앱의 알고리즘에 따르면 이 책과 엮여서 가장 많이 구매한 책이 바로 린 스타트업이었다. 그래서 두 권을 주문하고 읽어보았다.

린 스타트업은 주로 아이디어 설정 이후에 관한 이야기였고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은 바로 내가 찾던 아이디어 자체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이 말하는 좋은 아이디어는 무엇이고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책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어떤 아이디어가 괜찮은지 여부는 시장에서 사용자에게 테스트 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이게 무슨 소린가? 나는 앱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그럼 무엇을 가지고 테스트를 해 보지? 물론 방법이 있다. 바로 '프리토타이핑'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앱에 대한 사용 여부를 테스트해 보고 싶다면 앱을 만들기 전에 앱 설치 유도를 위한 가짜 웹페이지를 만든 다음 앱 다운로드 버튼을 누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한다. 물론 진짜 앱은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알면 버튼을 누른 사람들은 실망하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진짜 개발이 완료되면 앱 사용자가 되어달라는 문구를 보여주고 링크 전송을 위한 이메일을 받을 수도 있다.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이 책에 따르면 아이디어 자체도 될 놈과 안될 놈으로 나뉜다고 한다. 아이디어가 될 놈인지는 자신만의 가설을 세워서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 시장이 있다면 어떻게든 살려보겠지만 시장이 없다면 무슨 수를 써도 안된다는 말도 공감이 되었다.

아이디어를 선택했다면 이젠 MVP로

만약 아이디어를 정했고 검증도 대충 끝나서 이제 실제 프로덕을 만들어 보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획서를 쓰고, 기술 스택을 정하고, 디자인도 끝내면 한 번에 모든 기능을 개발해서 완성할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바로 린 스타트업의 핵심이다.

실제로 내가 본 어떤 스타트업은 100여 장의 방대한 기획서를 작성한 후 디자인을 의뢰하고 개발자를 채용해서 몇 달 동안 MVP를 개발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예상했던 마감 기한에 완성이 되지 않는다. 요구 사항도 계속 늘어난다. 그 사이에 경영진은 자꾸 기획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다. 무언가 진행이 매끄럽게 되지 않는다. 그나마 열심히 만든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35퍼센트의 스타트업은 니즈가 없어서 망한다. 이렇듯 프로덕이 다 만들어진 이후 뒤늦게 수요를 찾으려 하면 너무나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린 스타트업에선 근본적으로 작은 단위의 결과물을 사용자에 맞춰 지속해서 수정하라고 말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사용자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와 같은 사고방식은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에는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정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 바로 최소 기능만 가진 프로덕인 MVP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책에선 스타트업은 MVP와 애자일 스프린트를 통해 Build-Measure-Learn의 순환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공감되는 표현은 스타트업은 로켓 발사가 아닌 자동차 운전과 같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모든 변수를 대비할 필요는 없다. 단지 길이 막히면 방향을 틀어서(pivot) 올바른 목적지로 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스타트업을 로켓 발사하듯이 모든 계획을 신중하게 세우고 시작하려는 경향이 있다.

결론적으로 선택한 아이디어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전날에는 너무 어렵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다시 고민했다. 그리고 통계청 가계 소비 내역을 다시 보았다. 그냥 세상에 쓸 곳은 너무 많고 가진 돈은 없는 삶의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생각이 들었다.

왜 지출 자체에 집중한 서비스는 없지?

내가 돈을 잘 쓰고 있나? 더 잘 알 수는 없을까? 물론 뱅크샐러드도 있고 토스도 있다. 그런데 소비관리에만 집중해 실질적인 액션 아이템을 주는 서비스는 없어 보인다. 가계부도 있지만 소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가계부 자체도 작성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하루에 커피를 얼마나 덜 마셔야 몇십만 원짜리 코트를 사도 다음 달 생활에 문제가 없는 건지 당장 보여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괜찮을 것 같다.

당장 설문지부터 만들어 보기로 했다.

3부에서 계속됩니다.

Reference
린 스타트업 (2012)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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