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개발자 될 수 있어요?

샨티(shanti)·2022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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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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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며, 혹등고래 성장일기를 쓰는 샨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



🌚 결론 :: 음... 아직 모르겠어요


과연 6개월(정확히는 24주)동안 공부&트레이닝하여 개발자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진, 또는 사례가 궁금하신 분들이 이 글을 누르셨을까 하여...
아주 빠르게 결론부터 이야기 하고자 한다.

"아직 몰라요!!"

"왜냐면 (아직) 되어보지 않았거든요..."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24주간의 트레이닝을 통해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는 메가테라 과정을 앞둔 사람이고 드디어 대망의 첫 OT가 진행되었다.

그렇기에,
"니깟게 왜 이런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고 글을 쓰냐아악!!!" 하며 화낼 사람이 있을까 싶어(^^) 얼른 결론부터 이야기한다.

6개월만에 개발자 될 수 있냐? 아직 잘 모른다.

개발자 된다 / 될수 없다와 같은 단호박 같은 대답은 이 글에도, 앞으로의 글에도 없을 것 같아요.
명쾌한 대답을 기대하신 분들에게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
메가테라의 24주 과정을 통해 꼭!! 개발자로 취업하는 샨티가 될거예요 🥰



🙈 그럼 왜?

그럼 왜 이런 글을 쓰고있을까...(ㅎㅎ)
이유는 간단하다.

1. 마음을 다 잡기 위해

이렇게 설쳐놓고는 중간에 힘들다며 그만둘 수 없을테니ㅋㅋ..
내가 내 발목을 미리 잡아두는 전략!! (비슷한 경우로는 내가 내 무덤을 미리 파는 전략이랄까)

중간 중간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텐데,
이 글을 쓰는 지금을 회상하면서 좀 더 힘내보고자!!
그리고 6개월(24주)동안 피가나는 노력으로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었다는 후기를 써보고자!! 🔥🔥


2. 6개월이란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사실 더 큰 이유는 이것이다.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며 30여 년 삶을 되돌아보니 '6개월'동안 의미있는 일을 이뤄냈던 몇 가지 경험을 발견했다.
내게 의미 있었던 에피소드를 기록하며 삶의 또다른 전환점이 될 이 6개월, 24주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자 이 글을 쓴다.



🫢 6개월 공부하고 대학 간 썰

그렇다. 나는 6개월 빡시게 공부하고 지방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 합격했다.
제목이 자극적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할튼.
난 고등학교 때 이과생이었고 공부를 너~어무 안해서 고 3때는 전교 최하위권의 학생이었다.
특정 과목같은 경우에는 정말 내 뒤에 서너 명이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거의 꼴등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깡(?)으로 그렇게까지 공부를 안했는지 모르겠다...

애석하게도 나는 3학년 부장선생님이 담임을 맡은 반의 반장이었고 담임은 그런 나를 극도로 싫어했다.
지금도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그 담임이 나를 참~ 싫어했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며 얘기하는 정도 (ㅋㅋ)

공부도 안해, 그렇다고 부모가 조용히 돈을 갖다주기를 해.
어른이 된 지금이야 그 선생의 마음이 아주 약~간 이해는 간다만....
그렇게 괴롭혔어야만 속이 후련했냐아아악!!!!!!!

어쨌든.
그렇게 고등학교에서 놀고 먹고 자고 3년차 중 우연히 한 학원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2007년 5월 8일 어버이날을 기점으로 '수능' 공부를 시작했다.
그 선생님이 가르치던 애들 열에 여덟명 정도는 꼴등에다가 문제아들(;;) 이었는데 아마 나도 그 꼴등 중 한명이었던 것 같다. ㅎㅎ

돌아보니 전략은 단 한 가지였다.

이과였지만 '문과' 수능을 본다.
즉 공통과목인 언어, 외국어를 제외하고, 수리 (가)형과 과학 탐구영역을 수리(나)형과 사탐 영역으로 전환해서 수능을 본다.

그렇담 이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1. 철저히 내신을 포기한다. 학교 선생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수업시간에도 오로지 내 수능점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과목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2. 자잘하게 소모되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방학 땐 학원에서 숙식하며(실제로 이불을 갖다놓고, 책상을 여러 개 붙여서 거기서 잤다.) EBS 인강을 무한대로 반복한다.
  3. 걍 한다. 전나 한다.

그래... 걍 했다. 정말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죽어라 했다.
다행히도 그 방향성과 방법이 나에게 잘 맞았는지,
포항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 문을 닫고(ㅋㅋ) 입학할 수 있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몰입의 힘'을 배웠다.
몰입을 이론적으로 안다고 하여 실제로 '몰입'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몰입은 철저히 경험해보아야 진정으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전 7시 30분에 등교하여 오후 3시 하교까지 화장실도 거의 가지 않고,
또 급식실도 가지 않고 앉아서 쉬다 공부하다를 반복했다.
하교 후에는 바로 학원으로 가서 또 밤 10시까지 공부에 공부...
하루 14시간 안팎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었지만 그냥 앉아있지 않았다.

몰입은 쉽지 않았지만 몰입이 한 번 시작되면 끝을 봤고
다행히도 그 과정을 6개월 내도록 반복했다.

몰입의 경험, 그리고 그 몰입의 반복
6개월의 시간동안 운좋게도 체득했던 중요한 학습의 원리였다.

걍... 하자. 걍.
누군가는 효율이 없다 할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잡생각을 치우고 '걍' 해야 할 때가 있다구.



🤡 외국어를 배우는 데 필요한 시간, 6개월

대학교를 마치 초등학생 마냥 근 6년 다닌 샨티(ㅎㅎ...)
다행히 졸업 직후 1년 KOICA oda 인턴 신분으로 작은 NGO단체에 취직이 되었다.

6개월은 한국 사무실에서 근무했지만, 나머지 6개월은 방글라데시라는 나라에서 근무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방글라데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기에 그저 영어의 'hello'같은 '발로아첸' 한 마디만 외운 채로 낯선 나라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사실 도착하자 마자 가장 힘들었던건,
성인 엄지손가락 보다도 더 큰 사이즈의 날아다니는(!!) 바퀴벌레....ㅠㅠ
인사 외엔 말 한마디 할 줄 몰랐지만 오히려 겁나지 않았다.
그들의 '생활'속에 내가 함께 있다는 사실. 그게 언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직감과 확신이 있었다.


극한의 상황이긴 했다.
도착하자마자 1~2주 적응 후 지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해야 했다.
이들은 영어를 잘 몰랐고, 나는 그나마 할 줄 아는게 한국어(ㅋㅋ)와 영어...
나의 언어 핸디캡이 수업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 때도 전략을 세우고 나름대로 계획한 방법을 무한대로 실행하게 되었다.

글자를 외우고 쓰는 것 보다 '들을 줄 아는 것', '말할 줄 아는 것'에 집중한다.

시간은 한정적인데 해야 하는 일은 많았으니 ㅎㅎ
영어 처럼 알파벳을 쓰고 외우는 것 보단 이들이 하는 말을 적어도 '듣고', 적절하게 '대답'할 줄 아는 것에 포커스를 두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1. 같이 사는 언니가 다행히 언어를 잘 하니 어딜 가든 거머리마냥 붙어 쫓아다닌다.
  2. 사업장(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을 붙잡고 무엇이든 물어본다.
  3. 쉬는 날에는 무조건 거리를 돌아다니며 한 마디라도 더 듣는다.
  4. 앞선 선배들이 만들어 둔 자료를 외우고 또 외운다.

3번 방법은 지나고보니 위험한 일이었다.
길도 글도 모르는 여성 외국인이 치안 좋지 않은 곳을 하루에 너다섯시간 씩 걸어다녔으니...
하지만 이를 포함한 위 방법들은 정말로 효과적이었다.

  • 24시간 그들의 언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
  • 함께 사는 언니의 적극적인 도움(동료의 지지와 도움)
  •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부담감(챌린지한 과제)

6개월이 지난 후 나는 일상 생활에서 그들과 방글라데시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고, 수십 년을 배워온 영어보다 훨씬 더 편하게 방글라데시 언어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 새로운 6개월, 24주를 시작하며


드디어 시작했다!!!!!
사실 시작 전 프리(pre) 강의인 Github 흔적남기기 강의를 들었다가 멘붕을 먹고(ㅋㅋ)
아... 이렇게 내가 조져지는구나 하며 포기할 뻔 했다.

과연 어떤 세계일까? 하며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던 마음은
정말 쉽~게도 좌절되고 무너졌다.
지나고 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닐 과제인데도 ㅎㅎ 한시간 남짓 한 강의를 너다섯 번 돌려보았던 것 같다.

하지만...
메가테라 팀과 함께 면담했던 그 1시간 30분을 기억하며,
그리고 나의 소중했던 6개월들의 경험들을 다시 떠올리며
이제는 나 자신을 믿.고. 뚜벅이처럼 걸어가는 수밖에!!


그래!!!! 나 늦은 나이에 개발자 공부한다!!!
개발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여러모로 핸디캡은 많지만!!!

그래도 과거 소중한 경험으로 인해 체득했던

  • 몰입의 파워풀함
  • 함께하는 동료의 지지와 도움의 시너지효과
  • 챌린지한 과제의 필요성
  • 24시간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의 장점

을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며...

24주. 달려보쟈 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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