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테라 10주차 주간회고

샨티(shanti)·2022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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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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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며, 혹등고래 성장일기를 쓰는 샨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

매일 쓰는 TIL이 어느 순간 푸념글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본인이 회사 사장이라면 매 순간 힘들다고만 하는 사람을 과연 채용할지 의문이라던 동료의 말에 진심으로 수긍이 갔던지라 요 며칠 TIL은 정말 '코딩에 한해 배웠다고 생각하는 점'을 기록했는데..

그 며칠이 뭐라고 막상 주차를 되돌아보고 진솔하게 쓸법도 한 이 주간회고가 갑자기 어렵게 느껴졌다.

'글쓰는거 세상 어렵다'며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글쓰는 것 만큼 쉬운거 있음 나와보라 해!' 하며 타박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문득 웃음이 나왔다.

이제 주 7일 푸념글에서 주 1일 발행될(ㅋㅋ) 이 푸념글을 어떻게 써야할지 갑자기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지지만. 결국 이 회고조차 오늘의 나를 더욱 끌어올리고 성장시켜야 함을 알기에, 시간이 좀 들더라도 길어지더라도 정성스레 작성해보고자 한다. 새삼..? ㅎㅎ.


처음으로, 그리고 꽤 구체적으로 '포기'를 떠올린 한 주

아주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번주는 정말 포기해야 할까? 싶었던 한 주였다.

들인 시간과 중도 포기했을 때 납부해야 할 교육비, 그리고 다시 찾아야 하는 job에 대해 꽤 구체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나에겐 이 과정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아이'라는.. 뭐랄까. 배수의 진? 같은게 있었는데 이번주는 그마저도 뛰어넘게 만든 깊은 절망감에 24시간 휩싸여있었던 것 같다.

아주 진솔하게 오랜 시간 이야기해준 동료의 말도, 홀맨, 노아, 로지 트레이너께 급하게 요청드렸던 원온원의 결과도. 결국 '스스로가 깨고 넘어야 할 벽'이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진지하게 고민했다.

'내가 그렇게까지 귀찮아하고 게으른 사람이던가...'

이 분들이 나를 '게으른 사람'으로 칭하고 비난한 것이 절대 아니다.

그저 내가 느끼기에 나의 모든 행동 프로세스, 그로 인한 결과가 그렇게 귀결되는 것 같았다.

작업단위를 세분화하고 쪼개는 것, 잘 모를 때에는 트레이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본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결방법과 그에 따른 정보를 찾는 것, 작은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 작게 시작하는 것, 어려움에 휩싸여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뭐라도 해보는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거의 작업물에 이어서 하지 않고 새롭게 시작하며 학습하는 것.

모든 앞단의 과정을 제하고 정말 '결론'만 말하자면 모두 내가 하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마치 '나 라는 사람의 가치'가 훼손된 것 같아서 솔직히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일부러 그런건 아니었는데 하는 약간의 억울함이랄까... 그럴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결과가 마치 '의도'를 드러내는 것 같은. 뭐 그런 이상한 기분.

하지만 오늘 주간회고를 작성하는 시점에 천천히 마음을 정리해본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와 그 결과를 직결시켜 갉아먹지 말고, 위에 언급한 것들이 나의 약한 고리라고 생각하고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마인드셋을 바꾸자고.

지금 보니 나는 그저 '잘 하는것만' 하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쉽고, 잘하고, 재미있는 것, 만만한 것만 골라서 하고 싶은 사람.

근데... 그렇게 하면 돈 많이 못벌겠지? ^^ ㅎㅎ..
사실 삶을 살면서 '돈'에 아주 큰 가치를 두고 선택지를 고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메가테라 라는 과정을 선택한게 30여 년 삶에서 유일한 선택인 것 같다. 정말.

처음 느끼는 무게감이라 당황하고 낯선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의 시간들은 나의 약한 고리를 강화하며, 이 어려운 세상에서 희소가치를 지닌 그런 사람이 되는 것에 좀 더 집중하려 한다.

홀맨님 말씀대로... noise가 많다. 필요없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볼륨을 좀 더 줄이고.

결국은 남이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내가 스스로 이겨나가야 할 core 영역만이 남은 것 같다. 그래서 이번주는 더더욱 다른 이야기를 섞는 것 보다 말을 좀 아끼고,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약간은 무미건조하게 눌러댔던 것 같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기억

비행기공포증 때문에 자진해서 비행기를 탄 적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이따금 출장이나 해외 인턴을 할 때 비행기를 탔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유독 내 머릿속에는 방글라데시에서 탔던 비행기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는데, 아마 그 때도 일때문에, 그리고 회사 내부에서의 정치질 아닌 정치질 때문에 아주 속이 시끄러웠던 것 같다.

정말 널을 뛰는 상황 속에서 출장 때문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얼마나 노후되었을 지도 모르는 '프로펠러'가 달린 비행기(;;)를 타며 창문 아래를 내려다보니 집도, 사람도 모두 먼지만큼 작게 변해있었고 프로펠러는 열심히 구름을 가로지르며 비행기를 띄우고 있었다.

그 때 떠올렸던 생각이 근 8년이 지났는데 생생하게 남아있다.

'아. 그 시끄럽고 난장판이던 인간관계, 그리고 상황들도 비행기 안에서 보면 이렇게나 작은데... 우주에서 보면 과연 보이기나 할까. 정말 우리는 우주의 먼지같은 존재이기도 하구나'

오늘 주간회고를 적으며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며 자꾸 매몰되지 말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회피를 위한 뒷걸음질이 아닌, 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마치 '대단한' 인간인 것과 같은 잘못된 인지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물러남.

그리고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존재이나, 평균 연령은 채우고 산다고 가정했을 때 아직 창창하게 남은 인생에서 지금 이 시간이 차지하고 있는 분량과 그 역할에 대한 객관적인 바라봄을 위한 물러남.

너무 잘 하고 싶어서, 못하고 싶지 않아서, 괜한 자존심 때문에 상황에 묻혀버린 것 같다. 조급한 마음도 한몫을 한 것 같고.

남의 인생에는 '야 멀리봐~' 고나리질 잘 하면서 스스로는 잘 안되는 모습을 발견했다 ㅎㅎ. 더욱 말을 아끼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매몰되고 눈이 흐려질 땐 뒤로 물러나자.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서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트랙에 올라서자.
뒤쳐지는 불안감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정말로 뒤쳐지더라도 한걸음 물러서서 숨좀 고르고, 그렇게 객관적으로 자신을 다시 재평가 한 다음 목표수정을 하고서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셀프 고문, 멈출 수 없다면 강도를 낮추는 것도 방법 아닌가?

홀맨님과 원온원 하면서 기억에 남는 단어가 바로 '셀프 고문'인데 ㅎㅎ
아니... 진짜 주리를 틀거면 좀 생산적으로 틀었어야 했는데 그 어떤 나은 결과물도 없는 말 그대로 고문만 하고 앉았으니 원.

쓸데없이 셀프고문 하는 습관과 행동좀 버리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렇담 아주아주 현실적으로. 셀프 고문의 강도를 좀 낮추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셀프고문 강도를 낮추려면 이것 역시 작업단위의 세분화와 '아주 작게' 시작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예를 들어, '와 나는 책읽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1주일에 한장을 안읽었어? 망했다 인생~ 나란년~' 이러면서 셀프고문 강도를 자꾸 높이지 말고.

차라리 하루에 책을 딱 한장 읽은 다음에
'와 책을 읽긴 읽었는데 한장을 읽었음...? 흠... '
정도로 셀프 고문의 수준을 좀 낮추는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쓰면서도 뭐라는건지 잘 모르겠지만..ㅋㅋ
어쨌든 감은 왔다. 셀프 고문은 좋지 않지만 끊어낼 수 없는거라면 차라리 강도를 점점 낮추어가면서 개선해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와 나 오늘 리액트 한줄도 못짰음 인생 진짜 어쩔 망이다~' 이거보다는, 리액트 파일 하나 만들어놓고 '와씨 html 이거 한줄 작성한거라고?..' 하면 그래도 뭔가 결과물이 있으니까...

점점 고문의 강도는 낮아지면서 동시에 결과물은 하나라도 생기는.. 그런 효과를 누려야하지 않을까 싶다.

워낙 똥같이 보낸 한주라 똥글만 더 나올것 같아서 여기서 마무리. ㅎㅎ..

살아남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으니 내일을 기약할 '생존'에 온 힘을 기울..여야 겠다. 살아남기. 비교하지 않기. 나의 페이스를 찾고 유지하기.

나이 먹었다고 여유가 없는 게 아니라 그래도 나이를 먹었기에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하지만 행동은 빠릿하고 기민하게.
되고싶다 그렇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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