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테라 14주차 주간회고

샨티(shanti)·202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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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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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며, 혹등고래 성장일기를 쓰는 샨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

강원도 친정집에 가는 차 안에서 쓰는 주간회고.
아직도 소위 '개발자'스런 글을 쓰지 못하는 것 같은 컴플렉스가 있는 나이기에 주간회고나 TIL을 쓸 때 살짝 부담스럽다. 코드 한 줄 없는 글이 꽤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은 좀 프리하게.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고 정말 내 개인 블로그에 털어놓는 이야기 마냥 쓰고자 한다.
2주 뒤 레벨테스트가 끝나고 나면 내가 배운 것이 무엇인지, 그 배운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여실히 드러나리라 생각하기에.ㅎㅎㅎ 그리고 그 기간동안 또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 기대하고 또 살짝은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엄마 집에 도착하기 전 마무리 지어보자는 목표로 쓰는 이번주 주간회고, 시이-작!

독하다... 강의 수

잘못 본 줄 알았다. 아니 잘못 봤다고 믿고 싶었다.
강의가 스물 네개였다. 솔직히 지금도 '이게 말이되나?' 싶긴 하다.ㅎㅎ
그래도 뭐. 결국 누군가는 해낼 것이기에(아 물론 나는 아님 ㅎ.ㅎ 이런 면에선 아주 빠르게 자기 자신 인정)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이 봐 줄 사람이 없다보니 그 전날 짐싸들고 내려가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스터디카페에 나와있었는데. 흠. 강의 수를 보고 어떻게 강의를 들으면 그래도 주말 안에 한번은 들을까? 고민해봤다.

내가 각 강의가 몇분씩인지 적어놓은 걸 본 동료가 다 더해보더니 거의 16시간에 달한다고 했다.
그걸 본 시간이 아마 오전 10시였으니까... 그날 배속없이 듣는다고 해도 우선 한번은 다 못듣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왔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죄송하지만 일요일에 진행되는 스터디 불참 통보였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스터디를 참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사실 불참한다고 해서 내 없던 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나아진다거나 못 만들던 프로그램을 뚝딱 하고 만들어내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결정했다. 너무 늦게 상황을 알리면 다른 참여자들에게 갑작스런 통보로 인해 피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번째론, 너무나 가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리는 과욕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자 하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여느때와 같이 1.5배속 정도로 강의를 들으며 노트를 적는데... 오후시간이 되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3? 4강? 정도를 듣고있었던 것 같다.

갑자기 아득해졌다.
'아... 이러다 정말 좋게 되겠구나...ㅎ...'

그리곤 메모하고 있던 노션을 과감히 끄고 아주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1.5배속을 멈춤 없이 듣기 시작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복습이라는데 복습같지 않은 느낌.
강의를 한번이라도 다 돌려보지 않고 주차를 시작한다면 우선 심리적인 안정감이 너무 떨어지는 나로서는 이해를 못하더라도 강의를 한번은 들어야. 정말 최소 한번은 들어야 그나마 마음을 좀 잡고 가는데.
여러모로 복잡한 마음으로 토요일을 마치고 강의를 2/3? 정도 본 것 같다.

일요일.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지 못하고 결국 새벽같이 아이와 남편을 깨워 다시 집으로 왔다.
어떻게든 꾸역 꾸역. 강의는 한 번 돌려봤는데 머릿속에 남은 것 없는 상태로 한번을 따라치지 못하고 한주를 시작했다.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을 가진 터라 정말 편치 않았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쉽지 않다, 과제

당연히 과제도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은 적중.
하지만 한편으론 또 같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해내겠지'

이상한 생각이다.
사실 잘 몰랐는데, 이 주간회고를 적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마치 '나는 아니지만 뭐 누군가는 하겠지' 하는 그런 느낌인 것 같다. 별로 좋지 않구만... 그냥 그땐 강의 양에 질려버린 터라 그랬다고 치자. ㅎㅎ

월요일 오후까지만 해도 뭔가 상황판단을 못하고 동료에게 질문했다.

"강의를 따라 치는게 맞을까요??"

ㅋㅋㅋㅋㅋ 동료가 열심히 웃더니 "따라치지 않고 만들 수 있으세요?"라고 되물어오는데
아차 싶었다. 이럴 때가 아닌가보다.

그 때부터 나는 정말 강의를 1.5배속, 2배속으로 틀어놓고 따라치기를 시작했다. 웹페이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CSS를 생각해보더라도 일주일이란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매일 밤 12시면 모든 일과를 마치는 나로서는 결국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이 잠을 줄이는 것 밖엔 없기에. 매일 5시 반~6시쯤 일어났는데 이번주간에는 4시 30분에 일어났던 것 같다.
이만 닦고 잠들고. 4시 30분에 알람이 울리면 미리 싸놓은 가방을 집어들고 아직 어둑한 골목을 나서 스터디 카페로 향하고.

수요일 오전에였나. 강의를 모두 따라치고 나니 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틀동안 뭘 한거지. 뭘 배운거지...'

항상 속도전에만 신경을 쓰는 내가 매번 '본질'이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 결국 여기에 있었다.
매번 급하게 시작하더라도 결국 마지막까지도 과제 때문에 쩔쩔 매는 이유는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알지 않고 지나가서인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주 과제도 store에서의 상태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못해 에러메시지를 번갈아 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우선 1차로 제출하고 리팩토링으로 고쳐나가고자 한다.

왜 이리도 쩔.쩔. 매는가?

그래, 솔직해져보자.
이런 나 스스로가 아주 지겹고 꼴도 보기 싫다.

왜 쩔쩔 매냐구? 별 이유 없어보인다. 자기 확신이 떨어지는 게 좀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번주엔 좀 더 이유를 파고들어봤다. 뭐가 원인인걸까...?

찾아본 원인중 하나는 성향이었다. 성향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좀 엉뚱하고 웃긴 이야기이긴 한데. 내가 '온라인으로 주고받는 텍스트'에 좀 익숙치가 않은 것 같다....;;;;;;;;
뭐 이런 당황스런 결론이 있냐!! 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이게 나한테 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이번 원인을 찾으면서 꽤 놀랐던 부분 중 하나이다.

보통 원온원이나 별도로 면담을 신청하지 않는 이상 여러가지 피드백이나 대화는 디스코드, 깃허브. 즉 '텍스트'로 오고 간다.

근데 나라는 사람이 이 '텍스트'를 뉴트럴 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걸 넘어서서 무미건조하고, 더 나아가서는 '냉정하고 차갑게' 받아들인 것이 큰 원인이 된 것 같다.

주로 '기한에 맞추어 과제를 제출하라'는 것, '기본을 지키라는 것' 등의 공지사항이 텍스트로 오갈 떄 그걸 있는 그대로 뉴트럴하게 받아들였어야 했는데 너무 강하게 받아들이다보니 지금까지 영향을 미쳐서 말 그대로 '과제 제출 주의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여기에 과제제출을 하러 온 게 아닌 코딩공부를 하러 온 사람인건데, 그 사실을 망각하고는 일주일 내~도록. 그 귀한 강의를 들으면서도 머릿속에 7~80%는 '금요일까지는 과제를 해야하지 않겠어?' 라는 압박감이 가득한 것이다.

오로지 과제제출. 평일에는 반복과제 제출. 그리고 짝프 과제제출. 그걸 통해 뭘 '배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도대체 나란 인간은 '적어도 이때까진 제출해야만 해!!!'에 포커스를 맞추니 배움과 학습에 소홀하게 된 것이다.

아..... 이제 모든 것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도 메신저로 물어보면 될 걸 굳이 먼 사무실 찾아가서 "본부장님. 바쁘세여? 저랑 얘기좀 해여. 이리 오세여." 하며 괴롭히고 괜히 말 한마디 더 걸고.
메가테라 과정 신청 전에 홀맨님과 메일을 주고받아 놓고도 굳-이 성수동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면담을 하고싶다 했던 이유도.

아...... 나란 인간이 그런 인간이었구나.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텍스트를 텍스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뉴트럴한 존재에 굳이 감정과 느낌을 끼워넣어 생각하는 인간이구나... 그래서 그렇게 과제에 쩔쩔매는 사람이 되어버렸구나....아...

그래서 함께 자라기에서 말한 '피드백을 말 그대로 '피드백'으로 받아들이란 것이 솔직히 어렵게 느껴졌다. '글쎼.. 그게 되나?' 하는 느낌이랄까.

이 과정을 하면서 항상 느끼지만 '내가 이런 것까지도 안되는 인간이구나'를 알게된다. 그런 소소한 것 같으면서도 뿌리 깊은 것들이 나를 쉽사리 변하지 못하게 잡고 있는듯.

오늘 노아님이 코딩인터뷰 시간에 이야기해주신 짤막한 것들이 약간 지금 내 자신을 자각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나는 공부를 하러 온 사람이다... 공부...
공부하러 온 사람. ㅎ...

왜.... 왜 몰랐을까. 정말 왜 그걸 이제야 깨달은걸까.

뼈저리다. 아..... 속상해.
물론 과제 제출을 제때 하지 못하고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문제임이 틀림 없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매번 과제 제출에만 소위 목을 매달았다.
정말 대가리를 들이 밀고 목을 매달아두었다.

아... ㅎ.... 짜증..

공부를 해야 할 사람이 맨날 머릿속에 과제 과제. 아 과제 너무 어려워 과제 어떻게 해야해 과제 저건 또 언제까지 해야하나 과제 과제.

그러니 이 공부가 재미있을 리가... 공부를 한 게 아니니까...

모든 것이 퍼즐이 끼워맞춰지듯 하나 하나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다.
왜 이 코딩이 이렇게나 힘들었는지 이제야 좀 알겠다.
공부와 성장의 즐거움은 느끼지 못하고 그냥 힘겨웠던 이유. 조금은 이해가 간다.

지난달에 느낀 건강의 적신호를 통해 급한 마음을 버리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그 과제제출주의의 습성은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도 많이 내려놓긴 했다. 이런게 포기라면 포기인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내려놓고 살고있다.

레벨테스트의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다.
물론 최선을 다할 것이고 언제나 그랬듯이 매일 12시 일과를 종료하며 2주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이번 2주만큼은 정말 '공부'를 하는 주가 되었으면 한다.
못했다고 기죽고 두려워하고. 쩔쩔 매다못해 엉엉거리는 게 아니라.
결과는 결과대로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것'을 배웠다! 하는 것을 반드시 남기고 말것이다. 공부하고 배워야 남고, 남아야 쓸 수 있고 써야 만들어낼 수 있는 이 간단한 논리를 정말 잊지말자. 나는 '배우는'사람임을 자각하자.

거짓말하지 않는 몇 가지의 것들.

나는 거짓말 하지 않는 몇 가지의 것들이 있다고 믿는데 하나는 시간이고 하나는 몸이다.
이번 와카타임 총 시간을 보면서 그 믿음에 금이 좀 크-게 간 것 같지만.
이제는 시간 투입의 방향성을 '무지성으로 따라치는 코딩'이 아니라 제대로 '공부'하는 코딩으로 바꿔내고자 한다. 백엔드-프론트엔드를 함께 해보니 '통합 공부의 중요성'도 좀 더 이해하게 되었고 내가 어떤 포인트가 부족한지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이제까지의 투입 시간은... 코딩을 위해 손가락을 다듬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투입할 시간은 정말 '코딩 공부'를 하기 위한 더 나은 방향성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단 1분을 투입하더라도 '과제 목매달'의 시간이 아닌 '성장을 위한 공부와 학습'의 시간으로 만들어야겠다.

액션플랜은?
이제까지 내가 하던 짓만 안해도 아주 좋은 액션플랜이 아닐까 싶다... 하하.

두번째는 몸.
결국 그 잘못된 학습의 방향성과 마인드. 즉 과제제출주의 때문에 마음의 부담이 너무 컸는지. 몸이 두 번째 이상 신호를 보내왔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라 차마 다 풀지 못하지만ㅎㅎ 이번 경제 위기는 또다시 취약한 이들에게 더욱더 가혹하게 찾아오는 것 같다. 여러가지 부담이 이미 만땅으로 차있다고 생각했는데 버퍼 없는 상황에서 무언가가 더 얹어지니 그런 것 같다.

모두가 힘든 시간, 어느 하나 힘들지 않은 이 없기에, 너무나 잘 알기에 더욱 핑계대지 않으려 노력한다. 나의 상황이 핑계가 되지 않도록. 또 더 나은 방향성을 가지고 코딩공부를 하려 한다. 부던히 노력했으나 갠적으론 결과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ㅎ

과제 역시... '결과'라는 것에 넘나리 큰 부담을 가지는 인간이기에(ㅋㅋ) 의식적으로 결과에 대한 부담은 살짝이라도 내려놓고...

'공부'하러 온 인간임을 계속 잊지말고!!
공부다운 공부. 하자. 이번 레벨테스트 기간은 반드시 놓친 부분을 '공부'하고. 또 새롭게 알아야 할 지식을 '공부'하는 인간으로 좀 더 바뀌어보리라.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은 인간이고, 오늘보다도 내일이 더 나을 인간이다.

엄마집에 도착하기 5분 전 마무리! 잘가라 14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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