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테라 3주차 주간회고

샨티(shanti)·2022년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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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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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며, 혹등고래 성장일기를 쓰는 샨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


다 울었으니 다시 할 일을 하자.

ㅋㅋㅋ....
3주차는 정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한주였던 것 같다.
나름 아이가 두돌을 맞는 주간이어서 주 6일 일하는 남편이 야심차게 월요일 휴가를 내고 아이 있는 친구들과 가족단위로 여행을 갔는데...

39.4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다가 결국 월욜 오전에 아이 들쳐업고 병원으로 뛰고...
아픈 애 약 먹여놓고는 주섬 주섬 컴퓨터 들고 나와서 카페에 앉아 메가테라 과정에 참여하고.

3주차 강의 내용은 마치 등산 중에 만나는 깔딱고개와 같이 어렵고도 난해한 내용들이었다. 특히나 내 발목을 잡았던 반복문. while문까지는 어찌어찌 넘겼는데 for문이 중첩되어서 나오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백지처럼 변해버리는 기분이었다.

그와중에 아이는 어린이집 등원이 불가한 상황. 생일이고 나발이고 다 떠나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질 못하니 내가 메가테라 과정에 온전히 참석할 수 없는 비상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남편은 일당을 포기하고 아이를 하루동안 전담했고, 나는 또 컴퓨터를 주섬주섬 싸들고 카페로 카페로...

사실 수요일쯤 되었을 때 너무 괴로워서 모두가 잠든 밤, 혼자 침대에 옆으로 누워 소리없이 엉엉 울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데, 나는 그 때를 한참 놓친것도 모자라 모두를 벼랑으로 몰아넣으면서 성과없는 시간만 보내는 것 같았다.
문제의 난이도도 난이도였지만, 실질적으로 어려운 이 상황을 버텨내고 이겨낼 뚜렷한 재간이 없는 것 같아 두려웠다.

하루하루 오르는 물가, 경기침체의 뉴스들, 3명의 앞가림을 혼자 해내는 남편, 어떠한 버퍼도 존재하지 않는 우리 가족의 상황.
과연 이렇게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이 맞는가 하는 형체없는 두려움까지 몰려오는 밤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이 루피의 해맑고도 상냥한 짤을 보며 다시 세수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다 울었으니 다시 메가테라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눈물을 닦아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주어진 과제를 풀고, 머리를 싸매보고, 어려운 것들은 한데 모아 숙제들로 만들었다.

눈물이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없으니, 또 언제나 그랬듯이 컴퓨터를 부여잡고, 모니터를 뚫어질 듯 쳐다보고, 쉬지 않고 손을 놀리며 배워야 한다.
배움. 배움. 또 배움...

때를 잡았지만, 때를 놓친 대가는 결코 나에게서만 끝나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훗날 지나고 보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중요한 '때'가 되겠지.
허튼 소리 묻어두고, 크게 의미부여 하지 말고.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만 않아도 절반은 하는거다.

샨티야. 이번주는 더더욱!!! 고난의 한 주가 될 터이니...
주어진 하루의 과제를 절대 다음날로 미루지 말자. 밤을 새서라도 끝내거라...!!




그때부터였어요. 제가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한게...


이번주에 가장 큰 소득이 있다면 아주아주 고통스러웠지만 진귀하고 또 뼛속 깊이 남는 경험을 했다는 점이다.
바로 내가 제출한 과제에 대해서 근 1시간 이상을 토론한 점!! (feat. 토론 네비게이터가 되어주신 로지 트레이너님)

if문과 중첩된 if문으로 골골대던 나는 결국 제출해야 할 과제를 모두 완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 버리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로지 트레이너께서 우리 모두가 제출한 과제들에 대해 한 명씩 돌아가며 공유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고, 어쩌다보니 내가 제출한 과제에 대해 동료 4명과 함께 토론하는 시간이 진행되었다.

나는 열심히 삽질(?)을 하며 내 과제에 대해 설명을 하고, 또 모르거나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다행히 우등생 동료분들이(ㅋㅋ) 내 과제가 잘 진전될 수 있도록 첨언을 해주시고 가이드를 해 주셨다.

사실 크게 도움이 되었던 건 절~~~대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로지님의 냉철하고도 예리한 질문이었다. 사실 이 과정이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나 코딩을 대~충 때려맞추는 인간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분명 강의에서도 아샬님은 어떤 변동사항이 생기면 즉시 컴파일->실행의 과정을 통해 단계별로 확인하고 계셨다. 그런 강의를 듣고 공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떤 코드를 작성하고 나면 '이렇겠거니~' 하고 추측하고 넘어간 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컴파일, 실행을 통해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다. 그 때 발견한 코드는 수정하기에 이미 늦었거나, 방향성을 잃어버린지 한참이 지난 후이다.

로지님은 단계별로 변동사항이 생겼을 때 컴파일, 실행의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셨고, 무엇보다도 실행 전에 이 코드의 실행 결과에 대해 모두가 돌아가면서 예측하고 말해보도록 하며 소위 '때려맞추는' 코드 작성을 하지 않을 것을 알려주셨다.

수요일 즈음이었나...
이 길고 고통스러웠던 토론이 끝나고 난 뒤 나에게 생긴 습관이 있다면 바로 '꼬치꼬치 캐묻고 따지는 습관'이다.
물론 동료들의 코드에 대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작성하는 코드에 대해서는

  1. 왜 이렇게 작성했는지
  2. 이렇게 작성했을 때 어떤 결과를 얻고자 하는지
  3.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렇게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맞는지
  4. 그렇다면 내가 작성한 코드를 실행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5. 실제로 실행했을 때 내가 의도한 대로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6. 만약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지, 어느 부분에서 어긋난것인지

위와 같은 프로세스로 질문과 캐묻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정-말 좋은 습관이다. 사실 트레이너님이 "이렇게 하세욧!" 하며 이야기했다면 "아 네~" 하고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하지만 1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소위 토나오는 고통스런 과정을 반복하고 나니...
아 정말 뼈에 새긴 것 마냥 몸에 남는 습관이 되었다.
사실 내 과제가 모든 사람 앞에서 탈탈 털리는 것 같고, 나의 바닥이 드러나는 것 같아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말마따나 돈주고도 얻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4주차 강의를 보니 이제는 죽어라 따라잡지 않으면 정말 낙오자가 되고야 말 것 같은 극악 난이도이던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울더라도 눈물 닦고 다시 할일을 하며...
각 과정마다 로지 트레이너님의 목소리를 떠올리고 좋은 습관을 반복하면서 몸이 기억하도록 할 것이다.

다소 일기장 같은 메가테라 3주차 회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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