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테라 5주차 주간회고

샨티(shanti)·2022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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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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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며, 혹등고래 성장일기를 쓰는 샨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


답답함이 확 내려간 느낌

이번주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도 굉장히 의미있는 주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단연 '짝 프로그래밍'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 각자의 방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내 경우에는 목요일에 짝프 피드백을 받고 나서 금요일에 2시간 정도 진행했던 짝프 때 굉장히 큰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먼저, 노곤함과 지루함이 사라졌다.

사실 짝프를 하면서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졌었던 것 같다. 재미가 없어! 라기 보다는... 방향이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터라 스스로 motivated 되는 것이 좀 어려웠었다.

하지만 트레이너 분들이 짝프 프로세스 마다 개입을 하셔서 피드백을 주신대로 해보니...!!! 짝프는 굉장히 역동적이고 스피디한 것이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내 동료가 나를, 또는 내가 나의 동료를 언제든지 바로 잡아주어야 하고,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서로에게 힌트를 던지면서 이 프로그래밍이 멈추지 않도록 계속 끌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한시도 집중을 놓을 수가 없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계속 이어지니 지루함은 물론이거니와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마저 떨쳐내고 짝프로그래밍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개인의 학습이 짝프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요 며칠간의 짝프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진행되어 온 짝프에서 항상 '죄책감'과 '미안함' 이란 감정을 마음에 얹고 과정에 임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론 다 나의 학습 부진 탓이었다.

짝프는 서로가 학습을 충분히 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유의미한 것인데, 두 사람 또는 세 사람 중에 한 명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참여한다면 그나마 공부를 좀 해 온 사람이 소위 '하드캐리'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다.

언제나 나는 멱살 잡힌 채 끌려가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만 가득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짝프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그 즐거움을 알게 되니 더이상 학습을 하지 않아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다.
짝프가 즐겁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느끼고 나니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 즐거움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것을 알고 난 이상, 그 방향성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예전에 국내에서 커피 역사가 꽤 깊은,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곳에서 짧게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매일 저녁 짧은 시간 일을 했지만 항상 스페셜티 커피를 맛보고 그 향을 맡고, 좋은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접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어느 누군가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커피라면서 본인이 아주 좋은 커피를 저렴하게 구해봤는데 한 번 맛보라고 원두를 한봉지 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봉지를 여는 순간... 기상천외한 약품 냄새가 코를 찌르며 확 퍼지는 게 아닌가.

나는 정말 기절할 듯 놀라 다시 그 봉지를 황급히 닫고는... 그 뒤론 봉지의 행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냄새만큼은 정확히 기억한다. 마치 '페놀'과 같은 냄새였다. 사람이 먹는 커피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할 정도로 어질어질한 냄새가 코를 뚫고 들어왔었다.
웃기게도 국내외 최대 커피 브랜드인 S사의 커피도 그 당시에는 혓바닥을 때리는 듯한 탄 맛 때문에 입에 대지도 못했다.

그게 벌써 10년 전 이야기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S사 커피도 아주 맛있게 냠냠 마시고, 아마 그 때의 그 페놀향 원두도 지금 냄새를 맡아보면 페놀냄새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좋은 것을 매일같이 접하던 그 때에는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좋지 않은 것을 귀신같이 골라내는 재주가 있었다.

이 점이 굉장히 무서운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좋은 걸 계속 접하고 먹다보면, 요상하게도 좋지 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다.
그러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내 몸과 내 감각기관이 귀신같이 그걸 알아내고 좋은 방향의 것을 추구한다.

나는 이번주에 짝프의 좋은 맛(ㅎㅎ)을 알아버렸다.
그래서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싶지 않다.
좋은 방향, 더 나은 방향을 유지하며 짝프의 효과를 최대로 누리고 싶다.

결국 부진한 나는 동료들보다 더 공부하고 더 학습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한 주, 어느 때 보다도 의미있었으니 앞으로의 학습주간들을 더욱 더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 내 손에 달려있다.

샨티. 고생해따~! 화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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