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했다. 그것도 정말 좋은 조건으로 취직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4개월 걸렸다. 이력서를 넣은 기업은 40군데가 넘는다. 끝난 시점에서 36군데는 떨어졌다. 나는 전공자이며 IT 분야 근무 경력이 있었다. 부트 캠프도 나름 하드케리하며 수료했다. 하지만 취직은 4개월이 걸렸다. 이유를 생각해 봤다.
막막했다. 무얼 해야 하는지 몰랐다.
구직 활동이 끝난 지금은 무엇이 필요하고 중요한지 잘 안다. 동시에 성장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내용들을 써두고 싶다. 부트 캠프를 수료하고 처음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주니어 개발자 지망생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프로젝트가 끝난다면 엄청난 피로감과 동시에 성취감과 해방감이 들 것이다. 마감에 가까울수록 밤을 새웠을 것이며 앞으로 보상 심리로 한 달은 푹 쉬고 싶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JobSearcing 과정을 조금 느슨하게 들으며 무슨 조언을 듣더라도 일단 조금 쉬자
라고 생각이 들 것이다.
이력서를 써라. 지금 당장!
그 결정이 한 달을 아낄 수 있다.
나의 경우 한 달을 버렸다. 2주일을 이력서도 안 쓰고 푹 쉬었다. 추가로 2주일은 그동안 못한 공부와 알고리즘을 했다. 악수였다. 취직 과정에서 크게 사용되지 않은 공부였다. 공부의 끝은 없으며 그렇게 하는 공부는 진도도 빠르게 나가지 않는다.
양심에 손을 얹어보자. 10시간 동안 몰입을 오롯이 하지 못할 것이다. 성과도 나지 않는다. 마감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면접과 취직 과정엔 전혀 쓸모가 없었다. 돌아보면 내 자기만족일 뿐이었다.
이력서는 한 번 만들면 잘 바뀌지 않는다. 삶의 궤적이라 큰 줄기가 바뀔 일은 없다. 일단 잘 만들고 다듬으면 수정할 일은 도통 없다. 새로운 이력이 생기거나 조금 수정할 내용이 생기면 약간만 수정하면 된다. 동시에 이력서를 쓰는 순간 회사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은 곧바로 까인다. 왜냐고?
이거 Real이다. 10초 만에 까인다. 인사 담당자가 이력서 하나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초다. 10초 안에 어필해서 회사 마음에 들게 만들어야 된다.
막막할 것이다. 유튜브에 좋은 이력서에 대해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이 나온다. 영상을 다 보더라도 내 이력서에서 뭘 어떻게 수정할지 모를 것이다. 딱 한 장만 쓰면 되는데.. 나의 경우 일주일을 이력서만 봤다.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잘 썼는지 못 썼는지 알 수가 없으니 아무리 공부해도 끝나지 않고 시간만 늘어진다. 이 모든 것을 이틀 안에 끝낼 방법이 있다.
커리어 코치를 찾아가라.
이력서를 검토해달라고 보내면 친절하게 이렇게 수정하라고 조언을 주실 것이다. 30분의 시간이지만 방향이 잡히고 DM으로 피드백을 요청하면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기준이 잡히니까 쓰면서 방향이 생기고 언제 수정을 끝내야 될지 알 수 있다. 커리어 코치님의 검토를 거친 이력서는 곧바로 입사 지원으로 이어진다. 실적이다.
코드스테이츠 수료생들은 반드시 참고하길 바란다. 그런 제도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숨겨진 고수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서 유료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토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력서에 한 줄 더 추가한다고 도전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새로운 기술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백기가 길어지면 질문만 더 들어올 뿐이며 공들여 만든 코드는 들여다보지 않는다. 대신 블로그 글은 잔뜩 들여다본다. 어떤 면접은 내 블로그의 글로만 진행된 면접도 있었다.
무의미하지는 않지만 시간 대비 효율이 극도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시급에 비유하면 취직 활동은 시급 10000원이라면 추가 공부나 토이 프로젝트는 시급 1500원 급이라고 보면 얼추 맞는다. 시간은 돈이다. 회사에선 1인당 하루 평균 15만 원의 비용을 산정한다.
그리고 기업에서 실무 과제를 주는데 이게 곧 Toy Project다. 나의 경우 각기 다른 회사에서 실무 과제 3건을 받았고 한 건당 1주일씩 받아서 3주 동안 과제만 했다. 마감이 있고 긴장감도 있으며 실적에 직결된다. 어차피 실컷 하게 될 것이니 미리 힘 빼지 말자.
괜찮다. 하지만 난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알고리즘은 꾸준히 그리고 많이 해야 한다. 단기간에 확 나아지진 않는다. 오히려 알고리즘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느라 이력서와 지원 단계가 늦어지면 안 된다. 왜냐하면,
과감하게 포기하거나 시간을 정해놓고 매일 조금씩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시 말하지만 시간은 금이다. 알고리즘은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올린지 얼마 안 된 회사에 지원하는 게 가장 확률이 높다. 나의 경우 응답률순으로 정렬되어 있었다. 원티드 기본 정렬 방식이다. 공고는 최신순 정렬
이 가장 유리하다.
어떤 기업은 담당자가 확인하고 탈락 시킬 때까지 0.5초 걸렸다. 원티드 앱 알람의 텀으로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이력서를 보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이력서를 잔뜩 넣어라. 어느 정도 조건을 보더라도 일주일에 10개면 딱 좋다. 왜냐면 8개는 떨어진다. 그렇다면 코딩 테스트와 실무 과제 일정을 적당히 조절할 수 있다. 전공자에 유관 경력 7년 차도 떨어진다. 2개 미만으로 통과된다면 커리어 코치님과 상담해서 이력서를 조금씩 수정해도 좋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다시 도전한다.
많은 서류 탈락을 겪을 것이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은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남이 10초 안에 정하는 평가 따위로 당신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결정한다. 탈락을 겪으면서 당신은 분명히 성장한다. 탈락도 성장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긴 호흡을 가져라. 기회는 온다. 단 한 번만 합격하면 된다. 멘탈 싸움이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면접 질문
이라고 검색하면 많은 자료들이 나온다. 질문만 있는 글을 복사해서 모든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달아본다.
기술 면접의 자신감은 들고 있는 손패(지식)에서 나온다.
대처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을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모든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다 달아본다. 중복되는 내용도 있을 것이며 알고 있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모두 자신만의 설명을 달아보자. 모르겠다면 검색해서 정리하자.
복사, 붙여넣기 하지 말고 직접 쓴다.
청크로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 나중에 기억이 안 난다. 반드시 자기 손으로 쓰며 납득한 내용을 써야 된다. 그래야 말로 표현할 때 자연스럽다.
노션에 정리했다면 자신만의 Cheat sheet가 될 것이며 면접 보기 30분 전까지 모바일을 통해서 들여다볼 수 있다. 이 과정은 3일 정도 소요된다.
달아놓은 설명을 보고 말로 설명해 보자. 익숙해졌다면 질문만 보고 말로 설명한다. 쓰면서 상상으로 이렇게 말하면 된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말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꼭 혼잣말로 표현해 본다.
무작정 모른다. 라고 답하는 것보다 이렇게 대답하는 게 좋다.
이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러이러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
확실한 의견을 더해야 한다.
압박 질문으로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왜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됐는지 최대한 설명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감점을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프로젝트처럼 Mile Stone을 정의하고 날짜별로 어느 정도 완성할 것인지 큰 그림을 짜고 시작한다. 나중에 일정이 밀려서 기능 구현을 못한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작은 구조라고 비효율적인 코딩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React 환경에서 map을 쓸 때 key 값을 Index로 주면 안 된다.
같은 내용은 무조건 지킨다. Key가 없다면 Key를 만들어라.
당신의 능력을 코드로 증명하라.
작은 규모의 과제지만 이 사람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확장성을 고려하는 코딩을 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실무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석대로 구현한다. 안일한 마음으로 연습 환경 같은 코드를 작성하면 확장성을 고려하지 않는 개발자로 판단될 수 있다. 그러면 탈락이다.
여기까지 오면 거의 됐다고 보면 된다. 임원, 인성 면접의 핵심은 왜
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의 삶에 중요한 결정을 하는 순간 그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이걸 잘 정리해야 된다. 나 자신을 단단하게 하는 과정이다. 평소에 생각하는 것도 좋고 블로그 포스팅으로 남겨도 좋다.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열심히 하겠습니다.’로는 부족하다.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어필하는 게 좋다.
성장은 자신이 틀렸거나 실패한 경험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설명하면 좋다. 성장은 문제가 먼저 있어야 한다.
소통의 경험도 마찬가지다. 소통은 의견 충돌, 트러블 상황에서 발생한다. 대립 상황에서 어떻게 갈등을 잘 풀었는지를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상위 목표, 왜 이 문제가 나오게 됐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문제를 있는 그대로 접근하지 않고 그 문제가 나오게 된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한 경험이 있다면 최고다.
상위 목표를 해결한 가장 좋은 예로 엘레베이터 속도가 느리다는 민원을 거울을 설치하면서 해결한 사례가 있다.
엘레베이터 기다리는 게 지루해서
라는 상위 목표를 해결했다.나의 경우 소통과 함께 어필했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단순히 옳은 말을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누가 설명하는지도 중요하고 어떻게 설명하는지도 중요하다. 실제로 그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모든 일에는 비용이 있다. 회사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어떤 이득(실적)을 만들 수 있는지가 제일 관심 있다.
비용과 상위 목표의 개념을 적용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면 최고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방향을 선택할 때 개발 코스트, 시간과 인력에 대해 고민했다는 내용이 공통적이며 좋다.
쓰고 보니 긴 글이 됐다. 나의 4개월 동안의 고군분투한 기록과 노하우가 전부 담겨있다. 돌아보면 취직 준비 활동도 큰 줄기에서 성장과 연결되어 있었다. 정말 힘들었고 공백기로 남을 4개월이지만 이 글과 함께 새로운 가치가 생기게 됐다. 잘 풀렸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당시에 힘들었어도 결말이 좋다면 다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다.
이 글이 부트 캠프를 수료하고 취직,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 묵묵히 노력하면 언젠가 당신의 가치를 알아줄 회사가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실패와 탈락에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나를 격려하며 글을 마친다. 부디 건투를 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