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코딩 테스트를 봤다. 그동안 연습은 많이 했지만 실전에서 시간제한을 두고 치르는 테스트는 처음이다. 선배 기수분들에게 일단 코테나 면접이나 많이 시험을 쳐야 된다고 조언을 받았다. 이전엔 한 2, 3군데 넣어보고 끝내려고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상상하던 것과 실제 시험은 많이 달랐다.
문제가 영어였다. 이건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근데 지문이 꽤나 복잡하다. 한국어도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영어는 얼마나 심할까. 물론 기본적인 독해는 되기 때문에 간단한 내용은 알 수 있는데... 알고리즘 문제라서 세세하고 복잡했다. 그래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진행하고 싶은데.. 새 탭을 열자 알람창이 떴다. 넌 못 지나간다.
테스트용 웹 IDE에서 새로운 탭을 열면 현재 동작을 감지해서 알림 창을 띄웠다. 현재 창을 벗어난 동작을 감지했고 이에 대해서 업체 측에서 인지할 수 있다. 규정 안에서 찾는 것인데도 긴장돼서 뭘 못하겠다. 문법 사용 방법 같은 허가된 범위 내에서 검색이라도 일일이 다른 기기를 써야 된다는 압박감이 들었다.
IDE도 너무 적응이 안 됐다. vscode로 코딩하고 디버깅하는 게 익숙한데 주어진 IDE는 조금 별로였다. 사실 vscode 뛰어넘기가 힘들다. 그건 이해한다. 그나마 IDE가 잘 동작하면 다행인데 나의 경우 문법 에러가 아닌데도 빨간 줄로 경고 창이 나왔다. 이걸로도 한참 헤맸다.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헤매는 동안 시간은 지나간다. 나 혼자 시간제한 없이 문제 풀면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과 시간제한이 걸려있는 상태에서 여러 문제를 푸는 것은 결이 다르다. 아는 문제라도 다르게 보인다.
알고리즘은 초반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풀이 방향을 잡아야 되는지 결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시간에 쫓기니 차분하게 생각이 안된다. 이전 문제에서 시간을 잡아먹은 상태에서 만나는 문제는 마음의 진정이 잘 안된다. 몇 번이고 마음을 추스르면서 겨우 풀었다. 다행히 잘못된 방향으로 풀지는 않았지만 그 쫄깃함이란.
이렇게 한 번 경험하니까 경험의 중요성이 느껴졌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전에도 테스트에서 시간제한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잠시 떠올랐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연습의 방향성이 잡혔다. 정말 실전처럼 연습해야 되겠구나. 시간제한을 주고 여러 문제를 푸는 것처럼. 그리고 더 많이 도전해 볼 것.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할 일들이 더 뚜렷해진 느낌이다.
아 참. 테스트 본 회사에서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다. 역시 6문제에 3시간은 조금 가혹했는지 4문제 정도 풀었는데도 어느 정도 합격선은 넘었나 보다. 시작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