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 후기

shleecloud·2022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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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되고 벌써 일주일이 조금 넘게 지났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났구나. 확진되고 매일 글을 쓰고 싶었는데 무기력증 때문에 도저히 글이 잡히지가 않았다. 목이 붓고 머리가 어질어질. 물 삼키는 것도 힘들었다. 이 상황에서 무슨 글이냐. 내 몸 하나 회복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래도 확진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우선 밥 먹는 게 재밌었다.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어서 쟁반에 밥과 반찬을 그릇에 담아서 주셨다. 완전 글러먹은 방구석 히키코모리가 된 느낌. 그 있지 않은가. 일본 히키코모리 중 방에 틀어박혀서 아무것도 먹지 않으니 부모님이 방문 앞에 밥을 가져다주는 그런.. 막장 가정. 정말 편했다. 가만히 있어도 밥을 챙겨주시다니. 영원히 응석 부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반찬 투정도 하고 싶었는데 이건 너무 폐륜이라 마음속으로만 했다. 😋 투정 부리지 못할 정도로 반찬이 잘 나오기도 했다. 오랜만에 부모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흥미로운 히키코모리 체험과 반대로 매끼 챙겨 먹고 약 먹는 것도 힘들었다. 특히 이튿날까진 약 기운에 취해서 도저히 일이 잡히지 않았다. 재택근무를 하는데 작업하고 엎드려서 쉬고를 반복했다. 스테로이드? 그 약을 이틀 먹은 날은 사고가 이어지질 않았다. 몸도 힘든데 며칠 동안 긍정적인 결과가 계속 안 나와서 더 힘들었다. 그래도 마지막엔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다.

격리 해제가 된 지금은 햇볕을 쬐면서 산책을 조금 하고 카페에서 느긋하게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어젯밤부터 해제라서 사람이 없는 길로 밤 산책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느끼는 바깥공기가 너무 좋았다. 번화가도 좋지만 내 평상시대로 조용한 곳에서 자유롭게 산책하는 게 더 좋다. 방에서도 글을 쓸 수 있지만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것은 또 다르다. 개발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나는 산책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격리되어 있는 동안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가장 마시고 싶었다. 시원한 맥주도 한 잔도 마시고 싶다. 따듯한 물만 마시다 보니 이런 게 땡기나? 맥주는 몸 상태가 조금 더 회복되면 먹어야지. 그 외에 먹고 싶은 건 따로 없다.

코로나 걸리면 정말 힘들다. 두 번 걸리면 정말 화날 것 같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까. 내 주변에 확진은 나로 끝나고 조용히 사그라들길 기원한다. 다들 몸조리 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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