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스택 개발자 이력서는 탈락한다 🦄

shleecloud·2023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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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하고 1년이 되어간다. 최근 관심사는 이직이다. 앞으로 커리어를 어떤 방향으로 가야될까 고민하던 중, 10년차 선임 개발자분의 풀스택 개발자 이력서가 대부분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풀스택 개발자라는 유행어

풀스택 개발자가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다. 웹개발 과도기 시절 백엔드 개발자가 기본이고 프론트엔드라는 단어가 낯설지만 점점 사용되던 시절,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를 둘 다 할 수 있는 개발자를 풀스택이라고 불렀다.

스타트업 붐이 한참 유행처럼 번져서 풀스택이라는 단어의 위상도 올라갔다. 풀스택이 업계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 당시 각종 부트캠프에서도 풀스택 과정을 기본으로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오히려 풀스택이라는 단어는 기업에서 꺼리는 단어가 됐다.

업계의 흐름이 바뀌었다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두 부분의 깊이가 깊어져서 모든 부분을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그리고 깊이있게 다루기는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업무 효율도 한 부분을 전담해서 진행하는게 더 낫다.

물론 풀스택의 장점을 부정하려는게 아니다. 풀스택은 혼자서 웹 서비스를 모두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 기술의 깊이가 얕은 수준에서 깊은 수준으로 바뀐다. 풀스택 개발을 할 이유가 줄어든다.

동화속에나 있는 유니콘

최근 우리 프로젝트의 초기 개발자로 모든 기초 시스템을 만들었던 선임 개발자분이 이직을 하는데, 수많은 빅테크 기업의 이력서 지원에 떨어졌다고 들었다. 실력있는 분이고 10년차 경력이었는데도 이랬다.

면접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아예 믿지를 않는다고,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분야를 담당해서 할 수 있냐는 얘기였다. 결국 이력서에서 프론트엔드 개발내용을 전부 빼고 나서야 서류 합격이 되기 시작했다. 손꼽히는 수준의 좋은 기업에 들어가긴 했지만 풀스택 개발자에 대한 시선의 변화가 놀라웠다.

오히려 T자형 인재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풀스택 개발자라는 단어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단어로 전락해버렸다. 여기서 고민이 생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업계에서 요구하는 좋은 개발자의 기준은 사실 변하지 않았다.
1. 개발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2. 좋은 코드는 코드를 한 줄도 치지 않는 것이며
3. 코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럼 인과를 뒤집어서 기술 수준이 깊은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T자형 인재가 되는 풀스택 개발자라면 어떨까. 반대로 T자형 개발자가 여러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풀스택이 된 개발자면 어떨까. 풀스택이 문제가 아니다. 이 사람이 실력이 있는가 없는가? 기업은 항상 의심한다.

면접관이 당신을 뽑을 이유

최근 이력서 멘토링을 시작했다. 좋은 이력서는 면접관이 당신을 뽑을 이유를 제시한다. 이를테면 고급 초밥을 파는 일식당에 이력서를 넣는다면 일식인으로서 뽑을 이유를 제시해야 된다. 이전 가게에서 초밥에 추가로 최상급 스테이크까지 요리했다는 내용을 강조 할 필요는 없다.

풀스택 개발자를 뽑는 회사에 지원한다면 지금의 이력을 그대로 써도 괜찮다. 하지만 풀스택 공고는 줄어들었고 다음 커리어는 분야를 정해서 T자형 인재가 되고싶다면 어떻게 해야될까?

1. 강조하기

먼저 써야된다. 내가 한 일이 무엇인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순서가 중요하다. 면접관이 궁금한 내용을 위로 올려야한다. 백엔드 개발자로 가고싶다면 백엔드 내용을 올리고 프론트 내용을 내리거나 기타 섹션으로 옮겨야한다.

어쩌면 이력서는 내가 가고싶은 방향에 대해 회사에게 보여주는 서류가 아닐까. 프론트, 백 모두 중요하게 써있다면 방향성이 모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회사와 내가 가고자하는 방향이 같다면 뽑고 싶을 것이다.

2. 가리기

앞서 쓴 글에서 프론트엔드 부분을 지우고 이력서가 넘어갔다고 했는데, 선택과 집중, 프론트엔드 내용을 지우는 것도 방법이다. 성과를 어필할 때 해당 분야에 맞는 성과를 어필하는게 중요하다.

중요한게 너무 많다는 것은 중요한게 하나도 없다는 말과 같다.
다 보여줄 필요는 없다.

3. 포트폴리오

기업은, 사람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싶어한다. 항상 의심한다. 때문에 직접 실력을 보여주는게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 실력이 검증된다면 풀스택 개발자였던 경험은 가산점으로 바뀐다. 풀스택은 특히 포트폴리오가 필요해보인다.
선택했으면 그만큼 잘 해야된다. 가산점만으로는 합격할 수 없다. 경력 개발자 수준을 원하니까 깊이있고 전문성이 부각되는 작업물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개인의 역량에 달렸다.

마치며

고민에서 시작된 글에서 원인과 해결,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한 것 같다. 블로그를 쓸수록 나를 위해 쓰는 기분이 든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그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 이 글이 나처럼 풀스택 개발자에서 T자형 개발자로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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