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담배

shleecloud·2023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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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흡연을 하지 않는다. 술도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물론 이전엔, 요즘은 아주 가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좋지 않은 것들의 도움을 받았다. 술을 마신다거나 많이 먹는다거나. 뻔하게도 과학적으로 좋지 않다는 게 명백히 밝혀져있다. 누구나 그런 것들이 좋지 않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은 어떨까? 그다지 해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다. 유난 떨 정도로 해롭게 느끼지 못했다.

최근 생활 패턴을 정돈하려고 관성적으로 하던 일들을 덜어놓고 있던 중 문득 자각했다. 오늘 집에서 무언가 해야 할 작업이 있었다. 하기 싫으면서 막막해서 진척이 안되더라. 그러자 일을 잠시 내려놓고 무언가를 찾아보거나 다른 무언가를 한다는 걸 자각했다.
디지털 디톡스라고 하던가. 편리한 단어로 정리된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뇌를 피곤하게 만든다. 마약만큼 치명적이진 않지만 해로운, 마치 담배처럼.

“멀티태스킹이 뇌 망친다”... IQ 8세 수준으로 떨어져

내가 하던 휴식이 진짜 휴식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잠시 머리를 식힌다고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사실 머리를 피곤하게 만들고 휴식을 방해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차라리 가만히 명상을 하거나 감각을 차단하는 게 우리 몸을 더 쉬게 만든다. 눈을 감고만 있어도 자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거 완전 명상이잖아? 20대 초반에 코이케 류노스케라는 일본 스님이 쓰신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 10년 만에 다시 보고 싶어졌다. 진짜 휴식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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