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필요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 그만큼 애정이 가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독창성을 발휘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따금 즐기는 취미 중 하나는, 내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글로 적는 것이다. 독후감의 형식으로 남기거나, 내 성격에 대한 고찰, 특정 문화나 사회 현상에 대한 에세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해왔다. 주로 아이폰의 기본 일기 앱을 사용했는데, 이게 은근히 쓰게 된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문득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동시에, 그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게 민낯을 보여주는 듯한 민망함도 뒤따른다. 😅
그래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물음은
"익명으로 내 글을 공유하고, 누군가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은 없을까?"
그런 공간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서비스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 그것이 무명일기다!
👉 무명일기 사이트
백엔드 개발자로서 한 가지 고민은 늘 존재한다.
"이건 그냥 CRUD만 있는 프로젝트 아닌가?"
수많은 백엔드 엔지니어가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한 번쯤 해봤을 질문일 것이다.
물론 CRUD는 기본이다. 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줄지, 얼마나 정교하게 쪼갤 수 있을지가 진짜 역량이라고 느낀다. 세분화된 설계가 늘 좋은 결과를 낳는 건 사실이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백엔드는 고생할수록 퀄리티가 오른다 = 인력이 장땡이다."
현실적인 깨달음이 느껴진다. 😅
요즘 프로젝트들이 다 그렇다. CRUD싫어하고.. 좀 특색있고싶고 하면? 바로 AI를 섞으려한다 ㅋㅋ 아 물론 본인은 필요에 의해 AI를 넣긴했다.
나는 일기를 다 쓰고 나면, 종종 GPT에게 "조금만 다듬어줘"라고 부탁하는 편이다. 일기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다는 걱정도 들지만, 인상적인 문장은 결국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웹에서 일기를 쓰고, GPT를 따로 켜서 돌리는 건 귀찮은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아예 내 서비스 안에 AI 다듬기 기능을 넣었다. Spring AI를 구현하는건 어렵지않기때문에 생각보다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었고, 평균 응답 속도는 5초 미만으로 꽤 실용적이다.
결국 쓸지는 사용자 몫이겠지만… 저는 노력했습니다.. 써봐주십쇼 🙇♂️
사실 완전히 익명 기반의 구조를 구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봇이나 매크로 공격을 막기 위해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은 SMTP + 매직링크 기반 인증이다.
이 방식은 사용자에게 비밀번호를 요구하지 않고, 민감정보 저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종의 OAuth 우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DB에 저장되는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안상으로도 꽤 괜찮은 선택이다.
물론, "이메일이 뚫리면 우리도 몰라요 ㅋㅋ;" 이 되겠지만, 그건 각자의 책임이니까요… 😅
백엔드는 꽤 잘 구성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조를 어떻게 짤지, 리팩토링 규칙을 어떻게 가져갈지, 내규를 세우고 스스로 잘 지켜왔다.
문제는… 역시 프론트엔드였다.
물론 예전보다는 구현 능력 자체가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구조 설계, 상태 관리 전략, 렌더링 최적화 같은 이론적인 부분은 꾸준히 공부해왔다. 그러다 보니 바이브 코딩 능력이 많이 향상됐고, 덕분에 프론트도 꽤 빠르게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도 대부분을 커서로 바이브 코딩으로 진행했고, 백엔드는 약 1주 프론트는 약 3일만에 프로토타입이 나왔다.
현재 코드 분량은 백엔드 약 13,000줄, 프론트 약 15,000줄 정도다.
바이브 코딩은 미래고, 커서는 백엔드 개발자의 구세주다..!
여담이지만, 요즘은 취업할 때 코딩 테스트 자체의 의미가 퇴색된 것 같다. 금융권이라던지 내부망만 존재하는 기업이 아니고서야 이게 필요한가 싶다. 모두가 대화형 ai를 적극활용하고 최근은 mcp가 각광받고있는 추세이다. 우수한 코더가 우수한 개발자가 맞을까? 아니, 내 손으로 잘 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든다. AI를 만들지 못한다면, 적어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트렌드를 민감하게 따라가는 것도 중요해보인다.
최근 들어 느끼는 점은, 대기업은 늘 정답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밥먹으러 갈때부터 잘때까지 수많은 고민 끝에 나온 최적의 구조나 전략은, 이미 그들의 기술 스택에 적용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요즘은 클론 코딩을 자주해보는게 이를 단축시키는 과정일 것 같기도하다. 비슷한 구조를 생각해냈을 때는 뿌듯하지만, 동시에 나도 역시 범부인가.. 하는 씁쓸함도 들고, 이 정도면 충분히 안도해도 되는 위치인가 싶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네요
이번 프로젝트는 실제 서비스로 다듬어서 운영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회사 일을 병행하면서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 정말 리스펙트한다. 진심으로 어케하시죠?
지금은 Vercel을 통해 배포했지만, 추후엔 SEO 최적화도 고려해서 일기 사이트 라고 검색하면 당당하게 내 사이트가 보여지도록 하고싶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한 번쯤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내면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다듬는 데 꽤 도움이 되는 취미입니다 👍
그렇다면…
이왕이면 제 사이트에서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