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번째 회고록을 작성하게 되었다.
5주간 만들어온 서비스를 실제로 런칭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같이 항해99를 진행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와주셨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만든 것에 대해 설명하며 사용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다. 런칭 직전엔 이유를 알 수 없는 버그를 만나 진땀을 뺐는데, 그에 대한 과정도 적어보려 한다.
3월 30일 수요일에 런칭을 하기로 예정했다. 이전 주부터 일찍 올린 팀들이 있어 살짝 조바심이 난 상태였다.
코드를 모두 취합하고, 각자 서버에 업로드한 뒤, 연결을 최종적으로 붙여보았다.
그리고.... 거대한 버그를 만났다.
팀원들이 각자 작업중이던 PC로 기능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테스트 해본 후, 잘 되는 것이 분명 확인되었다. 각자 모바일 기기를 들고 테스트를 해봤는데... 문제가 있었다.
S3에 사진 업로드가 안되는 것이다.
오후 6시에 배포하기로 했는데, 현재 시간 2시. 우선 나눌 수 있는 경우를 모두 분석해봤다.
재밌게도, 프론트엔드 분들은 모두 아이폰이고, 백엔드 분들은 모두 안드로이드-갤럭시 유저였다. 하지만, 기종 문제는 아니었던 것이었다. 아이폰 유저중 일부는 되고, 갤럭시도 마찬가지였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크롬이고, 아이폰은 사파리 또는 크롬이었는데 아이폰 유저 내에서도 갈렸다. 사파리, 크롬 모두 잘 되는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크롬에서 여전히 업로드가 안되는 현상이 있었다.
우선 서버쪽에 파일은 정상적으로 올라오는지 확인해보았다.
확인해보니, 올라온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 분석된 것으로는, 업로드가 되긴 되나 매우 느린 속도로 업로드 되었다. 어떤 분은 100KB의 사진을 업로드 하는데 13초 이상이나 걸렸다. 파일 업로드가 안되는 것이 아니고, 별도의 업로드 관련 인디케이터가 없어 파일이 업로드 안된줄 알고 여러번 누르게 되거나 이탈해버리는 케이스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사진의 용량 문제는 아닌거 같고,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항해99 특성상, 온라인으로 만나서 하다 보니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고 계신다. 그런데 보다보니 패턴이 있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서 사는 분들의 경우, 업로드가 느렸다.
이 때를 돌아보면, 프론트엔드 서버쪽은 CloudFront에 거의 처음 배포됐고, 서울 리전의 경우 공식적 발표는 없었지만, AZ가 대부분 서울~경기권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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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배포 직후에는 서울과 멀면 이렇게까지 느린것일까? 그렇다고 서울~경기권에서 먼 사용자들은 사진을 업로드하면 안된다는 그런 이상한 룰(?)은 사용하면 안되기 때문에, 긴급 수정에 들어갔다.
프론트엔드 쪽에서 파일 업로드 시 로딩 스피너
가 보이게끔 하여, 현재 파일이 업로드 되고 있음을 보여주게 하였다.
그 외에도 이미지 업로드 시 파일을 줄여서 업로드 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고려하게 되었다. AWS Lambda
를 사용하고, sharp
라이브러리를 거치도록 하여 리사이징을 동작하게끔 설정하려고 계획했다.
그리고 이 해프닝은 1시간 정도 지나서 해소되었다. CDN에 배포가 완료됐는지, 속도가 아주 빨라져 대부분 1초 내외에 해결되었다. 이번 항해 기간중에 경험한, 가장 아찔한 경험이었다.
사이트 내에 구글 애널리틱스를 달아, 사용자 통계, 유입 경로 등 다양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head 태그에 구글 태그 관리자만 달았을 뿐인데, 이런 상세한 정보가 뽑혀나오고 있다니 이 현실이 좀 무섭기도 했다.
사용자 수를 확인하고, 이 사람들이 얼마나 머물렀는지 볼 수 있었고,
데스크톱에서 했는지, 모바일로 접속했는지 볼 수 있었다.
모바일 유저가 더 많을거라고 생각하고 기획했지만, 아무래도 초기 홍보는 항해99 슬랙 내 공개 잡담방, 웹개발종합반 잡담방에 올려서 데스크톱으로 접속하는 유저들이 더 많았던 모양이다.
직접 링크를 눌러 들어왔는지, 소셜을 통해 들어왔는지, Referral을 통해 왔는지도 아주 상세하게 보여준다. 유입 경로를 따져 마케팅 비용을 배정한다든가 하는 전략에 쓰일 수 있을거 같았다.
이외에도 너무나 다양한 정보를 뿌려줘서, 좋은 툴임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좀 무서웠다.
4월 3일 현재, 42명
이 가입해주셨다. 일반 가입 vs. 카카오 로그인은 무려 13 vs. 29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벤트로 인해 열혈 유저도 생겨서(?) 랭킹 페이지에서 매일 인증횟수가 올라가는걸 확인하고 있다.
실제 서비스를 런칭하고, 홍보 채널을 통해 들어온 사용자들이 실제로 가입하고 사용하는 모습은 신기했다. 카카오 소셜 로그인으로 가입하는 유저가 굉장히 많아서, 스스로는 잘 납득이 안갔다.
나의 경우, 소셜 로그인을 제공하는 모 기업이 사라졌을 때 로그인이 막히는 경우를 많이봐왔기 때문에 영 미심쩍었다.
물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서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메일이 더 낫지않은가 하는 그런 생각이었다. 아, 물론 메일의 경우도 몇몇 메일은 더이상 접근할 수 없으니 비슷한 상황이지 싶다. cyworld 라든가, lycos 라든가, empas라든가, hitel 이라든가... 앗. 너무 옛날 일인거 같은데, 얼마 안됐다.
배포 당일에 다들 굉장한 패닉 상태였다. 나 또한 그랬는데,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을 다소 늦게 들어가서 정확한 원인 분석을 곧바로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다. 이런 상황이 실제 서비스 중인 경우에 일어났다면, 내가 현업에서 일하고 있을 때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식은땀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나는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야된다. 좀 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호흡하고, 문제를 풀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