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할 때만

앤소온·2023년 4월 24일

프롤로그: 짤툰 프리미엄 무지성 주차편에 나온 개줌마 순나쁨은 자고리어스 연방 척탄병 출신인 비노그라도프랑 부부생활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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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그라도프: 오늘 월급 받았는데 저녁에 양고기나 먹을까?ㅎㅎ 들어갈 때 사갈게.

순나쁨: 양고기??? 양고기 같은 소리하네. 지금 우리가 양고기 먹을 때야?? 간신히 입에 풀칠하고 있고만 뭔 양고기 타령이야? 정신 안 차려??

비노그라도프: 에이~ 또 왜 이리 성이 나셨어~ 오늘 친구들 만난다더니 뭔 일 있었어?

순나쁨: 그래!! 애들이 나더러 뭐라는 줄 알아??? 그렇게 콧대 세우고 다니더니 고작 그런 남자랑 결혼하려고 콧대 세우고 다녔냐더라. 그 말 듣는데 내가 얼마나 면상이 화끈 거렸는지 어? 니가 알기나 해?! 나 원래 잘 나가는 여자였어!

비노그라도프: 그럼 그럼~ 내 와이프 이뻐서 아주 잘 나갔었지ㅎㅎ 나 만나서 지금 고생하는 거 나도 안다. 미안해 대신 좀만 기다려줘 꼭 호강시켜 줄게!

순나쁨: 호강? 어느 세월에? 뭐 죽고 나서?? 꼴랑 지프 운전해서 뭐 얼마나 번다고 호강 같은 소리야??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도 마!

비노그라도프: 미안해~ 그래서 나 쉬지도 않고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살잖아 너무 몰아붙이진 마라.. 우리 나쁨 호강 시키려고 나 진짜 열심히 사니까.

순나쁨: 그니까 애초에 능력이 있었으면 그렇게 힘들게 살았겠니? 지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되니까 우리가 이러고 사는 거지. 나 처음 꼬실 때 뭐라 했어?

비노그라도프: 맛집 차려서 꼭 호강시켜 주겠다 했지.. 그래서 그 말 지키려고 내가 이렇게 산다. 어떻게든 우리 여보 편하게 호강시키려고 ㅎㅎ..

순나쁨: 그건 당연한 거고 그렇게 호강시켜 주겠다더니 멀쩡히 다니던 군대는 왜 전역하고 운전을 해! 이젠 모임 나갈 때마다 쪽팔려서 못 나가겠어.

비노그라도프: 근데 그건 너랑 상의해서 결정한 거잖아.. 오늘 친구들 땜에 기분 잡친 건 알겠는데 나도 마음이 좀 그렇다..

순나쁨: 아 몰라 내 마음이 중요하지 니 마음이 중요해?? 암튼 난 이렇게 그지같이 살기 싫으니까 제발 빨리 맛집을 오픈하든가 해! 나 결혼 전엔 인싸였는데 이러다간 아싸 될 판이야 아주.

비노그라도프: 알았어.. 내가 더 노력할게.

순나쁨: 나 지금 기분이 너무 그지 같거든? 이 드러운 기분 풀려면 쇼핑 좀 해야 될 거 같은데 온라인으로 이번에 나온 신상 에르메땡백 하나만 산다? 아니지.. 아니 내가 왜 눈치 보고 허락을 맡아야 돼?? 이거 봐 인생이 그지 같으니까 나도 점점 소심해지잖아 안 되겠어 두 개 살 테니까 그리 알아.

비노그라도프: 뭐..? 두 개나..?? 오늘 모임 간다고 지난 달에도 하나 샀었잖아.. 근데 두 개나 또 산다고..? 미안한데 이번엔 좀 참아볼 수 없어..?

순나쁨: 안 그럼 나 스트레스 받아서 당장 뒤질 거 같은데 넌 나보다 그깟 돈 몇 푼이 더 중요해?! 이렇게라도 해야 그나마 작은 위안이라도 삼지 내가 그깟 가방보다 못한 존재야??

비노그라도프: 물론 가방보단 우리 나쁨이 훨씬 가치있고 소중한데 그래도 지갑 사정이란 게 있잖아..

순나쁨: 아니 지갑 사정 안 좋은 게 내 탓이야? 너님이 부족한 걸 가지고 왜 나한테 그래? 짜증나게ㅡㅡ

비노그라도프: 그럼 어떡하냐;; 남들 따라 살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아니면 당신 알바라도 해보든 가.

순나쁨: 뭐라고?? 나한테 지금 일하라 한 거야?? 아니 호강시켜 주겠다고 꼬셔놓고 지금 일하라고 나한테?? 나 결혼 전에 일 안 한다고 분명 얘기했다?

비노그라도프: 그건 아는데 솔직히 난 뭐 쉬는 날도 없이 일하고 싶어서 일하냐..? 너가 일 하기 싫다 했을 때 내가 알겠다고 했던 건 너가 진짜 일하기 싫어 보여서 그냥 내가 좀 더 부지런히 살면 되겠지 해서 알겠다 한 거다.. 근데 요즘 너 하는 거 보니까 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네.

순나쁨: 잘못 생각? 뭘 잘못 생각 해?? 내가 뭘 어쨌다고! 내가 약속 안 지켰냐? 너가 약속 안 지켰지.

비노그라도프: 내 입장에선 호의를 베푼 건데 이게 권리가 된 거 같다. 난 너가 이렇게까지 날 막대하고 막말할 줄은 몰랐거든.

순나쁨: 내가 언제! 너가 몰라서 그러는데 나 전에 만났던 남자들한테 물어보잖아? 너한테 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니야 오히려 천사라고 천사! 나 엄청 잘 나가고 콧대 높았던 여자였다니까?? 내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아웃이었어 아웃!

비노그라도프: 근데 그건 이제 과거고 따지고 보면 그렇게 행동한 게 자랑은 아니잖아 그런 식이면 나도 할 말 많다.. 난 늘 서로 아끼고 존중해주는 교류를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너의 이런 일방통행 태도가 많이 버겁네.

순나쁨: 아니 그걸 알면 결혼 전에 입을 털지 말든가 왜 이제 와서 버겁네 뭐네거려? 그럼 왜 나랑 결혼했는데? 당신 아껴주고 존중해 주는 여자랑 결혼하지 뭐 하러 나랑 했냐고!!

비노그라도프: 그야 너가 좋으니까 그랬지 나 원래 이런 말 안 하는 거 알지? 근데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 너도 깨닫는 게 있길 원해서 그런 거야.

순나쁨: 웃기고 있네 난 처음부터 완벽했거든? 이 완벽한 사람을 머저리가 가지려니까 버거워서 지금 이 꼬라지로 사는 거뿐이야 깨닫긴 뭘 깨달아? 어이가 없네 진짜.

비노그라도프: ....... 됐다.. 암튼 저번 달에 가방 샀으니까 이번 달은 좀 참아줘.

순나쁨: 응~ 배째~~

30분 후

비노그라도프: 당신 뭐야?? 지금 구십만 엔 긁힌 거 기어코 에르메땡에서 가방 산 거야?? 내가 사지 말랬잖아..! 저번 달에 샀으면서 뭘 또 사..!

순나쁨: 꼴랑 두 개 산 걸로 남자가 돼가지고 겁나 호들갑이네 구십 없다고 우리가 죽냐? 죽어??

비노그라도프: 아니 진짜 왜 그러는 거야..! 이렇게 낭비하면 언제 돈 모아서 맛집 차려? 밑 빠진 독에 물 부으면 물이 채워지겠어? 아.. 진짜 미치겠네;;

순나쁨: 야ㅡㅡ 기껏 가방 사고 기분 좀 풀어졌더니 다시 분노 게이지 끓게 만드네? 내가 가방 두 개 산 게 그렇게 미칠 정도야? 진짜 미치는 게 뭔지 한번 보여줘?!

비노그라도프: 아니 꼴랑 두 개란 소리가 우리 사정에 나올 말이냐? 지금 그 가방 한 개가 웬만한 월급보다 높은 건 알지? 아니 돈도 안 버는 사람이 어떻게 낭비만 그렇게 하려 해? 솔까말 우리 수준에 명품백이 가당키나 하냐? 저번달에 모임 있다고 샀으면 양심적으로 당분간 자제해야지 대체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그렇게 死치를 부려?

순나쁨: 그래서 내가 돈 좀 쓴 게 그렇게 아까워?

비노그라도프: 이게 돈을 좀 쓴 거야?? 아 그냥 앞으론 생활비 줄 테니까 그걸로 뭘 사든 상관 안 할 테니 딱 그 안에서만 써 생활비 아껴서 명품백 사도 절대 터치 안 할 테니까.

순나쁨: 뭐? 지금 장난쳐?? 생활비를 얼마나 주려고 그걸로만 쓰래? 아니지.. 애초에 지금 나한테 이딴 식으로 명령하는게 맞는 거야?? 이 자식이 미쳤나.

비노그라도프: 4만엔 줄 테니까 그걸로 생활해. 어차피 고정비는 다 내가 내고 있으니까 그 정도면 넉넉하잖아 그것도 모자라면 알바라도 하든가 나도 더는 양보 못 한다.

순나쁨: 너 지금 나한테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너랑 못 살아 아니? 안 살아!! 나 이혼할 거야! 나 지금 니랑 당장 이혼해도 손해 보는 거 1도 없거든?? 솔로만 되면 내 주위에 호구들 넘치니까!

비노그라도프: 그러셔? 그럼 이혼하든가ㅡㅡ 나도 이렇게 사람 막대하고 자기 생각만 하고 낭비벽 심한 인간이랑 더는 못 살겠다.

순나쁨: 아니 이 자식이 진짜?! 말이면 다야?!

비노그라도프: 이혼 얘기 꺼내서 나한테 총 겨눈 건 당신이 먼저 했어. 아니 내가 뭔 콩깍지가 씌여서 이런 여인을 좋다고 품고 살았지? 당신 말대로 걍 끝내자 나도 이렇게 계속 살다간 노년에 경비 맡을 거 같다.

순나쁨: 참나 그리 나오면 내가 이혼 못 할 줄 알아?? 어 해! 이혼하자고! 넌 평생 나 같은 여인 놓친 거 땅을 치고 후회하며 살걸?

비노그라도프: 그건 내가 할 소리니까 손가락 그만 놀리고 갈라서!

肉년 후

순나쁨: 당신 좋아 보이네..?

비노그라도프: 뭐야 이건 또 뭔데? 왜 연락했냐?

순나쁨: 아니 뭐 걍 안부 차 연락했지..ㅎㅎ

비노그라도프: 안부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우리가 안부 묻고 지낼 사이냐?

순나쁨: 오랜만에 연락한 건데 왜 그러냐.. 인간 상처 받게..ㅠㅠ 너무 벽치는 거 아냐? 그래도 한땐 당신 와이프였던 인간인데.

비노그라도프: 그게 내 평생의 흑역사지 난 니 안부 안 궁금하니까 용건 없으면 연락하지 마라 기분 드러우니까.

순나쁨: 나 실은 얼마 전 맛집 갔었어.. 물론 들어가진 않고 앞에서 보기만 했는데 잘 사는 거 같더라..? 리무진도 좋은 거 타고 다니고..

비노그라도프: 그래서?

순나쁨: 아.. 그냥 뭐 별 건 아니고.. 당신이 나랑 만났던 게 흑역사라고 했지..? 그거 내가 다시 바꿀 수 있을 거 같아서ㅎㅎ.. 당신은 나 생각 안 나..? 꿈에도 그리던 나잖아..

비노그라도프: 아니 너 마인드 어케 됐냐?ㅋ 내가 널 왜 만나 난 지금 존나 좋거든?

순나쁨: 물론 내가 봐도 지금 좋아 보이는데 그 기쁨에 내가 있으면 화룡점정이 될 거 같은데 당신 생각은 어때? 나 당신이 생각하던 예전의 내가 아니야 완전 변했어..! 이젠 나름 일도 한다고..!

비노그라도프: 니 얘기 나도 대충은 들어서 아는데 너 버는 것도 없이 死치만 부리다가 카드 돌려 막기도 한계가 와서 하녀일 하는 거라며ㅋ 그러면서 변하긴 개뿔 왜? 내가 좀 부유히 사는 거 같아 보이니까 나한테 다시 빈대 붙으려고?

순나쁨: 꼭 그리 직설적으로 말해야 속이 후련해..? 그래 나 메이드야. 근데 메이드 하다 보니까 당신이 얼마나 대단했고 좋은 인간이었는지 알게 되더라 내가 미쳤지.. 당신 같은 인간을 두고 이혼을 하다니..ㅠㅠ

비노그라도프: 아이고 네네~ 이제라도 알아주시니 열라 고맙네요~ 근데 이걸 어쩌죠? 난 이미 임자가 있는디ㅋ

순나쁨: 임자..? 뭐야.. 여인 생겼어..??

비노그라도프: 나 지금 맛집하는 건물 있지? 그 건물이 건물주 한 명인 통건물인디 거기 건물주 딸내미랑 만난다ㅋ

순나쁨: 뭐라고?? 아니 나한테 말도 없이 어케 그럴 수 있어!!

비노그라도프: 내가 니한테 왜 말해야 되는데? 착각하지 마 나 니랑 아무 사이 아니야.

순나쁨: 그렇긴 한데 그래도 기분이 좀 그렇네..?

비노그라도프: 니 기분 내가 알 빠냐? 이제 임자 있는 거 알았으면 내 인생에서 그만 꺼1져줘라.

순나쁨: 저기 그럼 있지..? 나 돈 좀.. 빌려줄 수 있을까..? 알다시피 내가 카드 빚이 상당히 많아서 하녀 일해서 버는 걸론 살아가기가 많이 힘들거든.. 나 존나 힘들어 뒤질 거 같아.. 비록 지금이야 당신이 날 싫어하지만 옛정을 봐서라도 딱 한 번만 도와줘.. 한 번만 도와주면 다신 귀찮게 안 할게..

비노그라도프: 에리식톤처럼 사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짜식아 이혼하고 솔로되면 호구들 많다며ㅋ 걔들한테 요청해 나한테 하지 말고.

순나쁨: 나 이미 한번 갔다 온대다가 걔들 다 어린 여자만 찾더라.. 내가 오죽하면 당신한테 연락해서 도와달라 하겠어..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한번만 도와주라.. 응..?

비노그라도프: 사는 동안 사람 막대하고 무시하고 막말하고 돈 함부로 펑펑 쓴 여인을 뭐가 좋다고 도와줘? 니 같으면 도와주겠냐? 번지수 잘못 찾았으니까 가서 마루나 빤질빤질하게 닦아라 니랑 더는 할 말 없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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