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기업의 프론트엔드 신입 서류에 합격하였고, 그 다음 과정인 과제 전형을 받아 일주일동안 열심히 구현해 5일 자정이 되기 직전 일주일동안 해서 겨우 제출하였다.
우습게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떨어질 걸 예상하고 있다. 왜냐면 기본 사항을 완벽히 요구하는 건 당연하고, 가산점 사항(확장성을 고려한 구조, 깔끔해진 코드, 그리고 최신 문법 등) 을 고려해야 그 다음 과정인 면접까지 가는 건데, 기본 사항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도 하지 못 했기 떄문이다. 그래서 당연히 탈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가 그만큼 부족하단 걸 알았기 떄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았기 떄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TypeScript
, React Hooks
, 기초적인 CSS
, React Router
그리고 Redux
를 "한 번 보기는 했으나", 그걸 통해 "제대로 뭔가를 구현하려고 시도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백 번 혼자서 To Do List 만들어 보는 것보다, 이번처럼 제대로 된 시도 하나를 치열하게 하는 게 훨씬 더 기억에도 남고 배우는 점도 많았다.
몇몇 기업의 프론트엔드/백엔드 서류에 합격해서 코딩테스트를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전부 탈락했다. 생각해 보면 기본도 안 되어 있었다. 프로그래머스 레벨 1도 다 풀지 못 했고, 기본적인 알고리즘 유형조차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완전탐색이나, 동적 계획법, 탐욕법 등등의 유형조차도 몰라서, 탐욕법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를 완전탐색으로 풀고 효율성에서 왜 통과가 안 되는지를 계속 바보처럼 붙잡고 있었다.
그래서 알고리즘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는 팀원부터 남해에서 만난 알고리즘의 대가(?) 한 분에게 조언을 구했고, 당연한 대답을 들었다. "유형부터 익히고 가라" 라는 대답이었다. 알고리즘이란 결국 "어떤 알고리즘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하는가?" 라는 생각을 먼저 해 내야하고 (Best Practice 가 다 있다) 그것이 곧 출제자의 의도이며, 출제자는 이런 문제를 적절한 알고리즘을 통해 풀어내지 "못 하는" 최소한의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사람" 들을 걸러내려고 한다. 문과로 치면, 인적성과 비슷하다. "인성과 적성이 훌륭한 사람" 을 뽑는 게 아니라, "인성과 적성이 약간 아쉬운 사람" 들을 걸러내기 위한 시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멘땅 헤딩은 무의미한 시도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이렇게 몇 번 두들겨 맞아보고 현실을 알게 된 이후에야 알고리즘 공부가 "어디까지는" 필요한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족한 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이 기회를 주어서 면접까지도 보고 왔다. 그리고 면접 마지막에 항상 면접관들이 하는 "질문할 게 있으면 편하게 질문해 주세요!" 라는 질문에는, 항상 "제가 혹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피드백을 주실 수 있습니까?" 라는 질문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알고리즘이나 라이브러리의 구동방식/원리를 잘 알지 못하는구나 이전에 "아, 내가 기본적인 전산학 지식이 부족하구나" 였다. 특히 정말 기본적인 네트워크 (7 Layer, HTTP, 웹 사이트를 입력했을 떄 브라우저가 작동하는 과정 등등) 지식도 부족했다.
"그게 왜 중요해요, 그냥 React 잘 쓰고 최신 스택 잘 알면 되는 거 아닙니까" 라고 할 사람들을 위해(아무도 없겠지만) 적어보자면, 그걸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 바닥에서 프로그래밍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 아는 지식 이기 때문이다. 정말 기초적인 전산학, 그 중에서도 웹 개발 분야를 지원하면서 전산학의 일부인 네트워크 지식도 모르고 면접에 간다는 건, 담배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워라밸이 좋다는 이유로 비흡연자가 담배회사에 지원하는 것과 같고 러시아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러시아 - CIS 해외영업부서에 지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내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다시 공부하면서 꾸준히 취업 시도를 할 것이다.
부끄럽지만 하루만 좀 쉬고싶다. 일주일동안 정말 무식할 정도로 달렸기 떄문이다. 하루정도는 쉬어가도... 좋잖아? 공부는 내일부터(?)
당근마켓에서 키보드를 샀는데 정말 좋다. (사진은 대충 내가 쓰는 거랑 비슷한 거로 퍼왔다) 리얼포스라는 회사의 키보드인데, 확실히 비싼값을 하는 듯 하다. 해피해킹이라는 키보드를 사고 싶었으나, 그건 너무 배열이 고인물 배열이기 때문에 그냥 리얼포스 키보드를 샀다.
화이팅👏🏻👏🏻 계속 발전하려고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많이 배워갑니다!
계속 이렇게 노력하시면 분명 좋은 회사에 합류하실 것 같아요!! 지치지 말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