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ated 2022 회고 (2)

💻 코딩을 시작하기까지..

유학생활 4년동안, 석사 2년차 때에 코비드가 터져 3년동안 한국에 들어올 수 없었고, 그 와중에 나는 인생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 커리어 발전을 위해 공부를 더 하고자 이 곳에 왔지만 그런 나는 과연 이것을 정말 오랜 기간동안 공부할 마음과 준비가 되어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YES!"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하기 싫었던 것도 아닌 나는, 이 길을 걸어오면서 많은 고민을 했고, 갈팡질팡을 많이 했었다.

사실 유학 오기 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그동안 해왔던 거니까, 그리고 남들이 다 하니까.. 그래서 이게 나한테 맞는 길 인건지, 맞지 않아도 내가 진심으로 미쳐서 좋아하는건지.. 그런 고민을 해 볼 기회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이 할 때, 같이 해야한다'라는 주변의 말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나도 졸업하자마자 내가 왜 유학을 가야하는지 깊이있게 고민하지 않고, 일단 준비부터 한 것 같다.

하지만 준비를 할 때부터 주체는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할 때',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가 주체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하기싫어 죽겠는데 다른 사람들이 해서 한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내가 공부를 길게 하려고 했던 것은 정말 이게 좋아서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난 이후로는 주체가 '내'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만 쳐왔던 나에게는 인생을 살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주변 음악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아도 딱히 취미가 없었고, 항상 우리에겐 취미 및 특기가 악기 연주였다.

이게 얼마나 재미없는 삶인가! 그래서 유학생활을 하며 혼자 있게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지? 내가 피아노 말고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지? 하나하나 곱씹어보게 되었었다. 그러다가 엄마의 비지니스를 도와드리면서 블로그를 꾸미고, 뭔가 홈페이지 같은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이 점은 내가 좀 더 어떻게 손을 봐보고 싶고, 이건 내가 좀 더 잘 할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사랑하는 도시, 샌프란시스코 🌁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유학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 곳은 정말 매력있는 도시였다. 처음 오자마자, 지인의 소개로 Google HQ를 구경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Google X라는 오피스였는데 이 곳은 Waymo라는 자율 주행차를 만드는 팀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개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었다. 이 팀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Google은 이 외에도 많은 일들을 하고 있고,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개발에 대한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때 당시, Waymo는 suburb지역만 test driving하고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정확히 2-3년이 지난 시점에서, SF city downtown에 살고 있던 나는 매일 아침 피어쪽을 런닝했었다. 그 때, Waymo뿐만 아니라 Cruise, Zoox등 다른 자율주행회사 차들도 city에서 test driving을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나는 '이 회사들은 몇년 만에 suburb쪽 테스트는 다 끝났고, 이제 벌써 시티쪽으로 와서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있는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구나..' 이 도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었고, 그 변화를 내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게 신기했고 재밌었다.

도시 특성상 IT/빅테크 기업들이 많고, 크고 작은 스타트업들이 정말 많은 신기한 도시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너의 직업이 뭐니?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Software engineer, 그 나머지는 UI/UX designer라고 할 정도였으니..

내가 살고있던 이 도시는 정말 이상하면서도 신기하고 그랬다. 그렇다보니 이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 하면 테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게 당연했고, 그 이야기를 듣는 나는 점점 매료되어가고 있었다. (음악하는 사람들과 음악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고 하면..🤣 말 다했겠지?)

애플에서는 매년 WWDC를 개최한다. updated ios나 여러가지 신제품을 발표하고는 하는데 테스트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가 나왔다. 그 때 나는 '이 회사들이 정말 우리 실생활에 편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구나' 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런 하나하나가 신기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들..

'내가 개발해서 제공한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잘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얼마나 뿌듯할까?'
'나도 이런 일들을 해보고 싶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코딩이 뭐지?, 다들 어떻게 엔지니어가 되는거지?' 생각을 하면서 코딩을 접하게 되었다.

음악을 하면서 답이 없는데 답을 만들어야 하는.. 그렇다고 너무 벗어나면 안되는 이런 추상적인 것을 만들어내야 했었는데 컴퓨터가 맞으면 맞았다! 틀렸으면 틀렸다! 라고 보여주는게 나에겐 너무 통쾌하고 짜릿했다. terminal창에서 "Hello World!"를 처음 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렇게 나는 코딩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