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서적을 읽고서 블로그에 남기는 건 처음이다.
생각해보면 대학교 3학년때까지도 책을 나름 종종 읽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나름 고고한 책들을 읽었다. (읽기 어려운 책을 읽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웠던걸까) 그런데 최근 3년간 교양 서적으로서 진심으로 읽은 기억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말을 잘 못하게 됐고, 글도 잘 못쓰게 됐다. 아니면 첨부터 못했을수도 있는데, 말은 진짜 최근에 너무 못하는 것 같다.
Make my Lingual great again ...
클루지란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했을때, 문제에 대한 세련되지 않지만 놀랄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척추는 구조적으로 매우 쓰레기같다. 몸무게를 못버티고 요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다른 구조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진화된 것은 인간은 4족 보행에서 진화했고, 4족 보행보다는 2족 보행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쉽게 클루지를 만드는데, 자연은 그 결과물이 완벽한지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작동하면 OK이고 작동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분명한 사실은 자연 선택이 최고의 설계를 보장하지 않는다.
생존은 최선의 진화를 방해한다.
진화에는 관성이 존재한다. 어떤 시점에서의 진화는 이전 진화의 결과물에 크게 제약받는다. 이미 있던 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진화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관성이 존재하는 걸까? 새로운 유전자가 이전 유전자들과 조화롭게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구에서 기술 부채라는 주제가 떠오른다. 현 제품의 기술 부채는 과거 시점에서의 최선이었으며, 기술 부채를 안고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은 레거시와 조화롭게 작동해야 하기 떄문이다.
서문 끝.
나는 주말에 클루지라는 책을 읽었다.
자랑스럽게 회사 동료에게 읽은 책의 내용을 전달해줄 것이다.
클루지란 무엇인가? 조잡하게 보이는 장치인데, 그게 기가 막히게 효과적인 장치를 클루지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아폴로 13호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가 망가졌는데, 우주 비행선에서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 모두 죽는 문제가 있었고, 지구에서 새로운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를 보내줄수도 없었다. 그런데 비행선 안에서 골판지랑 테이프 등등으로 어떻게 비슷한걸 만들었는데 이런걸 클루지라고 부른다.
그런데 자연에서도 클루지가 자주 보인다.
예를 들면 디스크가 자주 빠져나오는 척추라던가, 맹점이 존재하는 망막이라던가, 정보 보존/에너지 효율이 낮은 시냅스가 있다.
왜 자연에서 클루지가 자주 보일까? 클루지는 어떻게 보면 global maximum 이 아닌 local maximum 인데 왜 이런게 자주 발생할까?
자연에선 진화의 결과물이 완벽 무결성을 따지는게 아닌 적절한지 여부와 동작 유무만 따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진화는 과거 진화물을 토대에서 진화하기 때문에 새롭게 진화한 결과물은 과거 유전자와 조화롭게 동작할 필요가 있기 떄문이다.
이렇게 완벽하지 않은 결과물인 클루지를 인정함으로써 논리적이고 완벽하고 싶어하지만 때때로 멍청한 우리 자신을 어떻게 개션시킬 수 있다는 여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클루지란 것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