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1 은석이에게
나는 광역버스를 탄다
인천에서부터 서울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광역버스는 안전벨트를 해야하는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어쩌면 사고가 나서
어쩌면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건 내 근간, 불안에서부터 시작해
우울로 종착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안전벨트를 한다
오래 살고싶다는 생각도 한다
창가에서 따뜻한 햇볕을 즐기기도 한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때가 있다면
지금인 것 같다
안전벨트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게 너인 것 같다는 생각을
네 간식, 과일을 사가다 하게 됐다
너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참 고맙고 착한 사랑스러운 아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스스로에게 모질게 굴지 않을 것.
세상 모두가 널 부정하더라도
너만은 널 바라봐야하니까
그래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은 것 같아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