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의 편지

수아·2026년 8월 25일

편지

목록 보기
2/11

사랑하는 은석이에게

​

눈을 감고 숨을 찬찬히 내쉬다보면

불안의 무게가 느껴질 때가 있어

​

나는 어쩌면

그 무게를 평생 지고 살아야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

하지만 어째서일까?

은석이와 함께할 때는

그런 무게도, 생각도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

​

은석이와 300일을 함께하며

나는 많이 변했어.

나는 여전히 불안하고 울게되지만

그럼에도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

그래 은석이는 말이야,

내 삶의 안전벨트 같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종이학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

​

난 불안할 때면 여전히 은석이가 접어준

종이새를 갖고 놀긴해

​

종이학은 단지 접는 것만으로 꿈을 꾸게 하고

접을 수록 꿈에 가까워진다고 하지

그리고 결국에는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하잖아

​

내 종이학은 이제 막 접혀나가고 있고,

은석이와 함께라면

그 꿈이 이루어질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

나는 은석이에게 종이학을 접는 방법을 배웠어.

죽음의 문턱에서 걸어나와

이만치 걸었다는 사실이 내게 자부심을 갖게 해.

그걸 이끌어 낸 은석이도

함께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

​

영원한 사랑이란 건 없겠지만

영원을 꿈꾸는 사람은 있다고 했지?

나는 함께 영원을 꿈꿀 사람을 찾은 것 같아,

은석아.

profile
그럼에도 불구하고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