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3-5월을 보내며

summereuna🐥·2022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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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3월은 롤러코스터 같은 달이었다.

취준생에게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는 가뭄 속의 단비였다. 설레는 기대를 안은 3월을 시작했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체력도 쌓았더랬다. 롤러코스터가 꼭대기에 올라가기 전 콩닥콩닥 가슴 뛰지 않는가. 난 그땐 완전히 가슴 뛰는 설렘 만으로도 동기부여를 팍팍 받았었다.
그리고 시작한 방탄콘! 너무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몇 일을 보내며 행복의 최상치를 찍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근 2개월 반의 악몽이라고 해야할까..코로나 확진은 시작에 불과했음을 나는 알지 못했다. 방탄콘은 아주 기분 째지는 일이었지만 다음 주에 코로나 확진난 덕분에 3월 말은 말그대로 롤러코스터를 다 타고 내려올 때 탈탈 털린 그 기분이었더랬다. 체력이 진짜 탈탈 털렸다...후...

2022년의 4월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아직 코로나 후유증으로 언니네 집에서 요양할 무렵 갑작스러운 전화 한통을 받았다. 내가 나고 자란 그리고 근 9년 만에 돌아와 공부하고 있던 우리 집을 떠나 이사를 간다는 사실을 아버지께서 통보하셨다.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었다. '그래도 난 집에 돌아가면 취준생이니까 공부해야지'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집에서 한 삼일정도만 공부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간 주 부터 시작해서 근 30년 묵은 집의 묵은 짐 버리기가 시작되었다. 2주 정도 짐버리기를 진행했고 코로나 후유증이며 뭐며 할 것 없이 내 체력은 더 바닥이 났다. 바닥을 찍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 어떻게 더 내려가지..?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흑흑... 그렇게 4월 말 이사를 했다.

그리고 2022년 5월, 현재

2022년 5월 현재, 이제야 이사 정리를 얼추 마무리 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샤시 모헤어를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아빠의 꼼꼼하지 못한 집 선택에 건배를... 흑흑... 짐 정리를 마치고 필요한 물품과 가구를 구매했지만 5월 말은 되어야 완전히 이사 후 마무리까지 마칠 듯 하다.


누가 그러던가, 이사를 해봐야 어른이 된다고

퇴사 후 띵가띵가 여유를 부리다가 작년 이맘 때쯤 공부를 시작하며 부모님께 빌붙어 살던 나는 본의 아니게 엄마아빠의 이사 매니지먼트라고 해야 할까, 이사 각 방면의 모든 것을 돕는 도우미가 되었다. 늘 부모님을 볼 때면 40대의 힘세고 멋진 엄마 아빠로 기억했는데, 이제는 우리 엄마 아빠도 60대가 되셨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이름을 부르며 도와달라고 하신다. 솔직한 마음으로 '아니..난 도대체 언제 공부해서 언제 취직하냐...' 싶지만 이때가 아니면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세월도 얼마 없겠지 싶다.

그래서인지 엄마 아빠와 더 투닥투닥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엄마아빠가 좀 더 잘했으면 좋겠는 마음에서 잔소리를 늘어 놓지만 항상 애증의 관계로 치닫는게 현실이다. 사랑의 양면성이라고 해야 할까, 사랑이라는 면의 동전을 뒤집으면 바로 뒤에는 미움이 있다. 있는 정 없는 정 다 들며 엄마아빠와의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마치 부모님이 어린 아이에게 잔소리 하듯하는 내 모습을 문득 문득 보게 되는데, 이게 맞나 싶다. 내가 부모님께 좀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 부모님께 좀 더 다정히 대해드리자. 어린 시절 날 사랑으로 품어 주셨듯, 사랑하는 이들을 나도 따뜻하게 품어 드리자.


이사라는 큰 이벤트를 통과하며 사실은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이사를 하면서 소모되는 시간, 체력, 그리고 끊임없는 조그마한 의견 차이들 등등.. 나를 소모되게 하는 많은 것들이 지나갔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다시는 명절에도 가지 않는 다는 사실은 마음 한편을 참으로 울컥하게 한다.

하지만 잃은게 있으면 얻는게 있는 법이니까 다시 나아갈 힘을 얻어야지. 열공해서 곧 떠날 예정이긴 하나 엄마 아빠와 함께 시작하는 새로운 곳에서의 삶은 나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기도 한다. 저녁 식사 후 엄마아빠와 주변을 둘러보며 산책할 때 맛있는 간식을 사 먹는 이 소소한 일상은 어렸을 적 나에게 큰 행복을 주었던 가족들과 저녁 운동 겸 산책을 하고 나서 어묵을 사먹은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 새로운 환경은 새로우면서도 익숙하다. 새로운 이곳에서도 가끔 투닥거리며 싸워서 마음이 상하기도 하겠지. 그리고 특별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일상을 보내겠지.

이제 정리도 얼추 마무리 되었으니 다시 나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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