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개발실록 - [프롤로그] 과거시험을 어찌할꼬

teo.v·2026년 2월 3일

조선개발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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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정전의 침묵 (勤政殿의 沈默)

"멈춰버린 호패 시스템"


[경복궁 근정전, 왕이 과거시험 답안지를 펼쳐보고 있다]


왕: (답안지를 넘기며) 이상하도다...

내관: 전하, 무엇이 불편하시옵니까?

왕: 이 답안들을 보거라. 갑의 답, 을의 답, 병의 답...

내관: (살펴보며) ...똑같사옵니다.


왕: 그렇지 않느냐? 글씨체만 다르고 내용이 판박이다.

왕: 과인이 백 장을 보았는데, 아흔 장이 이 모양이다.


내관: 혹시... 답을 베낀 것이옵니까?

왕: 그것이 아니다.

왕: (한숨) 승정원에 물어보았더니, 요즘 응시자들이 인공지(人工智)라는 것으로 답을 쓴다 하더라.

내관: 인공지... 말씀이시옵니까?

왕: 그래. 명을 내리면 글을 써주고, 코드를 짜주는 신물(神物)이라 하더구나.

내관: 그것이 나쁜 것이옵니까?


왕: 나쁘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다. (답안지를 던지며) 이것이 응시자의 실력이냐, 인공지의 실력이냐?

왕: 과인은 인공지를 뽑으려는 것이 아니라 술사(術士)를 뽑으려는 것이다!


[급히 들어오는 병조판서]


병조판서: 전하! 긴급히 아뢸 일이 있사옵니다!

왕: 무슨 일이냐?

병조판서: 호패관리체계(戶牌管理體系)가... 먹통이 되었사옵니다.


왕: 뭐?! 호패관리체계라면 백성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병조판서: 그러하옵니다. 지금 전국의 관아에서 백성 신원 확인이 멈췄사옵니다. 아수라장이옵니다.


왕: 당장 고쳐라!

병조판서: 그것이... (머뭇거리며) 고칠 수 있는 자가 없사옵니다.

왕: 없다니?! 개발방 술사들은 뭘 하고 있느냐!

병조판서: 그 코드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옵니다.

왕: (벌떡 일어나며) 뭐라?!

병조판서: 게다가... 체계에 구멍이 뚫려 있었사옵니다. 백성 정보가 새어나갔고, 위조 호패까지 돌고 있사옵니다.

왕: (경악하며) 뭐?!


[영의정과 좌의정이 입장한다]


왕: 호패관리체계를 만든 자가 누구냐?

영의정: 전하, 지난 과거시험 수석 합격자 김진사(金進士)이옵니다.

왕: 수석 합격자가 만들었는데 왜 이 꼴이냐?


좌의정: 그자가... 이번에 새로 인공지로 만들었다 하옵니다.

좌의정: 전보다 빠르게 만들었다고 칭찬이 자자했사옵니다.

왕: 그래서?

좌의정: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이렇게 터지고 나니... 본인도 못 고치겠다 하옵니다.


왕: (믿을 수 없다는 표정) 자기가 만든 것을 자기가 모르겠다고?

영의정: 인공지가 대신 짜준 것이라... 어찌 돌아가는지 본인도 모르는 것이옵니다.

왕: (분노하며) 어찌 그런 자가 과거시험 수석이란 말이냐?!


왕: 제대로 진상 조사를 하라! 어찌 이리 되었는지 낱낱이 밝혀오라!

영의정·좌의정: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며칠 후, 영의정과 좌의정이 다시 입장한다]


왕: 어찌 되었느냐?

영의정: 전하, 조사를 마쳤사옵니다. 그런데...

왕: 그런데?

좌의정: (한숨을 쉬며) 김진사가 원래는 개발을 잘하던 자였사옵니다.

왕: 원래는?

영의정: 인공지를 접하고 나서 달라졌사옵니다.


영의정: 인공지가 자기보다 빠르고, 자기보다 잘하는 것을 보았다 하옵니다.

좌의정: 이 호패관리체계도... 개발방 술사 여럿이 달려들어도 못 만들던 것이었사옵니다.

왕: 그래서?

좌의정: 김진사가 인공지로 해결했사옵니다. 혼자서. 빠르게.


영의정: 그 뒤로 "인공지가 다 해주는 세상이 왔다"고 믿게 된 것 같사옵니다.

영의정: "손으로 코드를 치는 시대는 끝났다. 아직도 그러는 자들은 붓 대신 끌로 글을 새기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하옵니다.

좌의정: 실제로 잘 돌아갔사옵니다. 칭찬도 받았사옵니다. 그러니 더 믿었겠지요.


왕: 그런데 왜 못 고치느냐? 자기가 만든 것을.

좌의정: 인공지에게 고쳐달라 했사옵니다.

왕: 그래서?

좌의정: 고치면 고칠수록 더 문제가 생겼다 하옵니다.

영의정: 하나를 고치면 둘이 터지고, 둘을 고치면 셋이 터지고...


왕: 그래서 지금은?

좌의정: 개발방 술사들이 밤을 새워가며 고치고 있사옵니다.

영의정: 허나 워낙 방대한 양이라... 인력이 부족하다 하옵니다.

왕: (한숨) 허...


좌의정: 김진사는 파직하였사옵니다.

왕: (쓴웃음) 수석 합격자가 파직이라...


영의정: 전하, 난감한 것은... 인공지가 워낙 빠르니 안 쓸 수도 없사옵니다.

좌의정: 그렇다고 쓰자니 이런 일이 생기고...

왕: (잠시 생각하다가) 그러니까... 인공지를 제대로 부릴 줄 아는 자가 필요하다는 말이구나.

영의정: 그러하옵니다, 전하.


[왕, 결심하듯 일어선다]


왕: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영의정.

영의정: 예, 전하.

왕: 그대는 인공지를 어찌 생각하느냐?

영의정: 전하, 인공지는 시대의 흐름이옵니다. 잘 활용하면 나라의 이익이 될 것이옵니다.


왕: 좌의정은?

좌의정: 전하, 인공지가 문제이옵니다. 이번 보안 사고, 누가 책임을 지겠사옵니까? 인공지는 책임을 지지 않사옵니다.


왕: (손을 들어 제지하며) 둘 다 그만. 과인이 듣고 싶은 것은 인공지가 좋으냐 나쁘냐가 아니다.

왕: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과인이 알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왕: "인공지 시대에, 진짜 인재를 어찌 알아보느냐?"


왕: 과거시험 수석이 제가 만든 것도 못 고친다. 답안지는 죄다 판박이다.

왕: 지금 시험으로는 진짜 실력자를 가릴 수가 없다.


왕: (영의정과 좌의정을 바라보며) 경들에게 명하노라.

영의정·좌의정: 예, 전하.


왕: 인공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재 선발 방법을 찾아오라.

왕: 진짜 실력이 무엇인지, 어찌 가려낼 것인지, 과인을 납득시켜라.


왕: 한 달을 주겠다. 매 칠일(七日)마다 경들이 찾은 것을 과인에게 보고하라.

영의정: 성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좌의정: 성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왕: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왕: 인공지를 실제로 쓰는 자들을 데려오라. 다양하게. 분명 저마다 쓰는 법이 다를 것이니.

왕: 탁상공론 말고, 실제로 어찌 돌아가는지 과인이 직접 듣겠다.

영의정: 명심하겠사옵니다.


[왕, 창밖을 바라보며]


왕: (혼잣말) 인공지 시대에 진짜 잘하는 자가 누구인지... 반드시 찾아내겠다.


[막 내림]


- 프롤로그 끝 -

다음 화: 제1화 - 이름을 알아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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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인문학을 좋아하는 시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내가 만든 컨텐츠와 개발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래 홈페이지 버튼을 클릭해서 언제든지 오픈채팅에 글 남겨주시면 즐겁게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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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7일

ㅋㅋㅋㅋㅋ 이 꿀잼에 왜 댓글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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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3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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