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uiwwsw·2025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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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는 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어린아이의 얼굴

우리는 정말로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나이를 먹을수록 키가 자라거나 지혜가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숨기는 기술’이 정교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우는 시간도 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고, 아픈 것을 아닌 척하며, 탐나는 것을 무관심한 척 흘려보낸다. 본능이 이끄는 대로 소리치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의 모습에서 멀어질수록 사회는 우리에게 ‘어른스럽다’는 칭호를 부여한다.

그렇게 참아온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할 때가 있다. “나 이만큼이나 참았어, 대단하지?”라며 누군가 등이라도 토닥여주길 바라는 마음. 그것은 서류 가방을 든 중년의 신사나, 일터에서 완벽을 기하는 동료의 마음속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어린아이의 얼굴’이다.


인정받고 싶은 본능이라는 이름의 구원

높은 자리에 오르고 여러 일을 이룬 뒤에도, 애쓴 시간을 알아주는 말이 반가울 수 있다. 나는 그 마음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되지 않던 행동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게 된다.

  •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에게는 자기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조급함이 있을지도 모른다.
  • 자랑을 오래 하는 친구에게는 어렵게 해낸 일을 함께 기뻐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그 속마음을 내가 알아냈다는 뜻은 아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여러 가능성 중 하나다. 이유를 이해하려는 일과,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일도 구분해야 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비싼 선물

나는 어른의 단단한 얼굴 아래에도 이런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

내가 타인에게 건네는 따뜻한 대화나 진심 어린 인정은 결코 값싼 동정이 아니다. 상대가 애써온 시간을 알아보고, 그 이야기를 꺼낼 자리를 만드는 말일 수 있다.

가끔 우리는 숨바꼭질을 하는 아이들과 닮아 있다. 들키고 싶지 않아 꽁꽁 숨어있으면서도, 누군가 기어이 나를 찾아내어 “고생했어, 네가 여기 있는 걸 알아”라고 말해주길 기다리는 존재들.

오늘도 ‘어른’이라는 연극을 무사히 마친 당신에게, 그리고 내 곁의 사람들에게 슬쩍 건네고 싶다.
그동안 참느라 고생했다고. 당신은 충분히 애쓰고 있는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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