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IL을 작성하면서, '공부'보다는 '일기'에 가깝다는 취지를 표현하기 위해 제목을 Dear Diary Moment로 정했었다. '일기'라는 단어는 심심하기도하고, 좀 더 살이 붙은 단어라 선택하긴 했지만, 주 내용들이 '과거를 고찰하고 반성한다'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약간 아쉬운 단어였다. 그러던 중, 공진수 저자의 '누구나 자격지심은 있다'라는 책을 통해 '반추'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공진수 저자의 '누구나 자격지심은 있다' 中
'원인을 파악하면서 설사 지난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반추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직면을 피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책 내용에 대해서 아직까진 큰 감명을 받지 못했는데, 좋은 단어를 알게돼서 기분이 좋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책을 통해서 처음 보는 단어를 배우면 기분이 좋다. 뭔가 생각과 표상은 있는데, 입밖으로 꺼낼 말이 없었던 문제를 해결해서 그런 것 같다. 흔히들 말하는 '똑똑한 사람은 쉽게 설명한다.'라는 말은 상황에 의존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반추1에서도 적어 놓았듯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 보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요약하는 '핵심적인 단어'나 '짧은 문장'을 제시하는 게, 상대방한테는 더 넓은 시야와 깨달음을 주는 것 같다.
덧) 본인은 조던 피터슨의 책이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서로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중 하나(유튜브를 통해 그를 알게되고, 좋아하게된 사람들의 구매도 한 몫 한다고 본다)를 본 글을 쓰면서 어렴풋이 느끼게 됐다. 어려운 글이지만 종종 보이는, 사람들이 마냥 갖고만 있던 생각과 무의식적인 행동들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끄집어내주는? 글귀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 책을 구매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본인은 최근에 주객전도의 상황을 자주 만든다는 것을 느꼈다.
본인은 본인에게 어떤 과제가 주어지는 경우, 정해진 기한보다 일찍 끝내고 부족한 부분에 살을 덧대는 방식으로 수행을 한다. 일찍 끝내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멘탈이 약해서, 과제가 산적해 있거나 마감 전날인 경우, 과제에 몰두할 수 없어서이다. 시험으로 따진다면 벼락치기를 못하는 스타일이다. 대학에서도 매 학기의 순간 순간을 시험 기간처럼 보냈다. 여기에는 4시간이라는 통학 시간으로 인해, 벼락치기로는 시험 범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이유도 한 몫 한다.
그런데 최근에 데브코스에서 과제를 받고 수행하던 도중, 이러한 태도로 인해서 주객전도의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을 느꼈다.

공부를 한다 -> 과제를 푼다
위 과정 중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보통은 둘 다 중요하고, 시간이 촉박한 경우, 과제 완성도와 과제를 수행하면서 얻게될 지식들간의 trade off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기한에 대한 중요도가 최우선인 회사원에게 있어서 이러한 태도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당연할 것이다.
본인의 경우, 처음 설명한 이유로 인해서, 과제를 끝내기 위한 중요도를 굉장히 높게 잡는 편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과정을 소홀히 하게 되는 경향을 갖고 있다. 가령,
과제가 주어지고,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도구들을 알려주는 강의가 업로드되고,
강의는 도구의 원리와 사용법 대해서 다루고 있을 때,
본인은 도구를 습득하기 위한 태도로 강의를 듣지, 원리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을 집고 넘어가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서 공부가 재미가 없고, 지치게 되고, 원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결국은 강의로 다시 돌아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 뒤를 돌아봤을 때, 아무것도 남은게 없는 공허함이 밀려온다. 대학에서 4년간 열심히 공부를 하고, 비교적 좋은 학점이라고 평가되는 점수를 받았음에도, 뭔가 얻어간게 없다라고 느꼈는데, 아마 위와 같은 이유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회사원이 아닌 학생, 배우는 입장에서, 과제를 끝내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과제를 못 끝내도 좋으니(궁지에 몰리면 누군가가 올린 과제물을 참고해서 얽힌 실타래를 풀어 나가면 된다), 다섯 살 아이처럼, 배우는 것에 깊은 몰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기 겐이치로 저자의 '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 中
'현재 나는 쉰 살이 넘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다섯 살 어린아이로 살아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곧 '몰입'속에서 살고 있다.
이 '몰입'은 미국의 심리학자 미하이 착센트미하이가 정의한 개념으로, 모든 '과제'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다섯 살 아이는 무엇을 해도 신선하게 느끼고 깊이 빠져들어 싫증을 내지 않는다. 온종일 몰입 속에서 산다고도 할 수 있다.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이 얼마나 아름다운 노래 제목인가? 힘들 때마다 많은 위로를 받는 노래다. 문득 가사를 보면서, 만약 코로나 상황이 아니라면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코딩하는 모습, 조원끼리 토의하는 모습, 코드 리뷰하는 모습등을 뮤직 비디오로 찍으면 어땠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노래 가사가 마치 매니저인 리아님이 데브코스 프둥이들한테 전하는 말 처럼 느껴진다.

어제 오랜만에 오전에 밖을 나가서, 오랜만에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