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이 길어질수록, 우울해지고 희망이 보이지 않던 찰나에, 몇번의 공개된 스터디와 세미나를 다녀오니 사람을 만나면서 환기되는 기분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길이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기분이 들어 이번 스프린트를 지원하게 되었다.
이전 같았으면 내 실력이 아직 퍼포먼스를 내기에는 힘들고 모르는 만큼 눈치보일까봐 두려워 지원을 포기했을텐데, 계속 도망만 다니는 내 자신을 밀어 붙여 아주 용기내어 지원하였고, 선착순 안에 들어 스프린트가 시작되었다.
1일 차 전에는 숙제가 있었는데, 아이디어 생각해오기였다. 예전 팀 프로젝트에서는 역량에 비해 너무나 높은 목표를 잡고 완벽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내기위해 집착해서 결국 완성을 못하는 일들일 많았고 개인 프로젝트조차 완성 시킨것이 없기에 이번에는 목표를 엄청 낮춰서 완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목표를 낮춰서 아이디어를 내보았다!
드디어 시작된 1일차! Figjam으로 진행되었는데, 아기자기한 아이콘과 귀여운 상호작용들도 좋았다. 툴 분위기와 퍼실레이터(진행 스태프)분들의 자유로운 분위기 연출에 긴장되었던 감정이 점점 완화되었다.
내가 작성한 아이디어처럼 약70명의 다른 사람들 아이디어를 작성하고 1분정도 발표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뽑아달라고 어필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이디어는 총 10개가 선정되었고 그 이후에 내가 원하는 아이디어에 가서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내 아이디어는 6개의 표를 받았는데 나름 뿌듯했다..!
내 아이디어는 표가 적어 탈락하고 표를 가장 많은 순대로 10개의 아이디어를 선정하였고 각자 원하는 주제에 선착순으로 가서 팀을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인원들은 디자이너, 백엔드, 프론트엔드로 있어서 적절하게 팀에 분포되는게 중요해보였고 다행히 우리는 디자이너 1 백엔드 1 프론트엔드 5로 팀이 모이게 되었다.
갑자기 모르는 사람들과 모이니 어색한데, 거기다가 한 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었는데 "00님"이라고 존칭이 금지이다. 님 빼고 불러야 한다는건데, 한국인들에게 너무 가혹한 규칙이다. 평생 이렇게 살다가 갑자기 하려니 너무 어색했다 ㅠㅠ
하지만, 계속해서 시도해보니 자연스럽게 되었고, 존칭을 안쓰니 마음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기분도 있었다. 이 룰은 빠르게 친해지고 자연스럽게 팀에 융화되게끔 유도하는 장치라는 것이 느껴졌다.
본격적으로 2일차부터 팀 활동이 시작되었다. 아이디어가 정해졌으니 개발을 시작해볼까??? 라는 다짐이었지만, 실질적인 개발은 4일차부터고 그 전에는 팀 빌딩과 아이디어와 프로젝트 목표를 견고하게 하는것을 목표로 하였다. 개발 시간도 부족할텐데 너무 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던 순간이었다.
2일차가 되니 다들 농담도 잘하고 어느정도 편해진 느낌이 들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자극되어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개발에 대한 디자인 및 기능들을 넣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지만, 막상 결정하라고 하니 어느 부분을 결정할지 힘들었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개발은 자율적으로 했고, 각자 파트를 분배해서 개발을 진행했다.
지난 팀프로젝트를 겪어보면서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스택을 맞추고 컨벤션과 환경을 맞추는게 중요하다고 느껴서 Github
, Prettier
, esLint
를 맞추는 작업을 했다. PR Template
을 만들얼 규칙을 정하고 바쁘더래도 코드 리뷰를 꼭 하면서 진행하기로 했다.
물론, 시간이 부족해 엄청나게 지켜지진 못했다. 하지만, 효과는 꽤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작업이 겹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Zep
으로 모여 실시간 음성으로 서로 잘 되고 있나 확인하고 피드백하며 재미있게 개발에 임할 수 있었다.
데모데이가 밝았다! 내가 원했던 목표 '완벽'은 안되지만 '완성'이라고 한다면 어느정도 구색은 갖춘 프로젝트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직전이었다.
Vercel
배포가 다시한번 발목을 잡았는데, API를 관리하는 로직을 작성한 팀원과 상의하면서 결국은 해결하여 데모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데모는 다른 팀과 서로 피드백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상대팀도 매우 퀄리티가 좋아 깜짝 놀랐다.
데모까지 마친 후에 마지막 회고가 남았다. 이번 스프린트, 프로젝트, 팀원들, 나를 모두 회고하는 섹션까지 마련되어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려했던 처음과 달리 너무나 즐거웠던 6일이었다. 개발을 하면서 이렇게 즐겁게 임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받아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다.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어느 부분은 생각보다 스스로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랐고, 어느 부분은 또 너무 몰라서 공부가 더 필요해야겠다는 셀프 피드백도 갖게되어 좋았다.
개발은 개발 퍼포먼스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내 오산을 무너뜨리는 기회도 되었다. 개발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기획과 구상, 환경구축, 팀원과의 소통은 아무나 하는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또한, 팀원들이 적극적이면 나도 적극적으로 되는것을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 협업을 하게 될 경우는 내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호응을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혹시나, 이 글을 읽으며 다음 기수를 망설이시는 분들은 무조건 하길 추천한다. 실력이 부족해도 다른 팀원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나아갈 수 있고, 열정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기분을 환기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저말고 신청하길 바란다.
이번에 하려다가 못했는데
다음 기수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