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 중소기업 최종 합격 후기

예름·2025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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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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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요

감사하게도, 취준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개월만에 최종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최종 합격 당시 느꼈던 솔직한 심정과 그 이후의 고민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혼란스러운 상태라 글이 정돈되지 않을 수 있다.

📞 최종합격을 받았을 때의 심정

솔직히 말하면 생각만큼 기쁘지 않았다.

합격한 회사는 이른바 ‘난사’ 지원 속에 포함된 곳이라, 입사 전부터 회사에 대해 깊이 있게 조사하지도 않았고, 전형 과정에서도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으로 보여줬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그래서였을까. 전형을 통과할 때마다 “왜 합격한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고, 최종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에도 기쁨보다는 묘한 허무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지금까지도 그 허무함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설명하긴 어렵다.

💭 고민

이제 결과는 통보를 받았고, 선택만이 남은 시점이었다.

내가 회사를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성장 가능성 (배울 점이 있는지, 기술 스택이 나와 맞는지)
  • 최소 연봉 기준을 만족하는지
  • 서울 또는 집에서 가까운 경기권에 위치해 있는지

하지만 이번에 합격한 회사는 위 기준에 모두 부합하지 않았다. 그나마 연봉이 마지노선에 가깝고 워라밸이 괜찮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배울 점이 있다면 워라밸은 어느 정도 포기할 수 있다는 나의 기준에서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가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내면에서는 두 가지 생각이 끊임없이 충돌했다.

고작 취준 2달 하고 현실과 타협하기엔 아쉽지 않아? 조금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vs
요즘 채용 시장도 쉽지 않은데, 차라리 일단 취업해서 중고신입으로 다시 노려보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 조언

이에 대해 주변인들의 조언도 구해봤다.

“일단 회사 다니면서 다시 준비해봐라”, “기분 좋게 도전 더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가장 와닿았던 건 내가 합격한 회사의 특성을 정확히 짚어준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도메인 자체가 워낙 한정적인 시장이고, 구조적으로 더 이상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이 회사에 들어가면 기술적이거나 커리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마음에 깊게 남았다.

‘일 경험이라도 쌓는 게 낫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은 도전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답해주셨다. 졸업 시기나 나이도 문제 없고 요즘은 일정 기간의 공백도 충분히 수용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지금은 더 준비해볼 만하다는 의견이었다.

내년 상반기까지만 집중해서 도전해보고, 그래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때 다시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도 늦지 않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추가로 나에게 잘 맞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 등등에 대한 조언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주변 취업자들의 경험담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특히 회사 일과 동시에 취준을 병행한다는 건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며, 프로젝트나 학습에 투자할 여력도 줄어든다고 한다.

👀 현재 나는?

다시 돌아와서.

비록 취업 준비 기간은 2달 정도였지만, 그 사이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완전히 지친 상태는 아니지만, 돌아보면 그동안 100%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생활 패턴은 망가졌고, 자소서는 기업 분석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이틀 만에 급하게 작성했고, CS와 면접 준비는 충분하지 않았으며, 코딩 테스트 역시 완성도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새벽같이 일어나 인턴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더 나은 결과를 바라기엔 아직 보여준 게 부족하지 않았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 앞으로의 다짐

그래서 다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말 후회 없이 제대로 해보자. 그리고 그때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그땐 지금보다 더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결과의 무게는 내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에 따라 달라질 테니까.

사실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한 선택이 정말 잘 한 선택인지 의문이 든다.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남은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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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쳇바퀴를 돌리는 삶

2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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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0일

선택하지 않으면 성장도, 배움도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름님의 선택을 응원하겠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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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1일

그 마음 전부 이해가요 ㅎㅎ 파이팅이에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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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1일

혹시 나이에 전공여부를 알수잇을까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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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2일

저와 똑같은 상황에 다른 결정을 하셔서 더 응원하게 되네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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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6일

저는 저기서 가는 선택을 했었는데, 더 좋은 기회가 오실거라고 믿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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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부분이 어느정도 일치해서 읽으면서 방가웠습니다. 응원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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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

자아성찰과 정중한 결정력에 박수 드립니다. 확실히 일단 직장에 다니면서 해보자는 생각은 쉽지만 실천이 어렵더군요.. 만족하실 만한 곳으로 취업 이루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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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31일

어려운 선택을 하셨네요. 앞으로의 취준을 응원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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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일

멋지십니다! 저라면 불안한 미래를 고민하며 그냥 수긍하고 들어갔을 거 같아요!
만족스러운 취뽀를 통해 이번 선택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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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3일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짧은 취준과 정신적 피폐함을 모두 겪었고, 개인적으로 “일단 회사 다니면서 다시 준비해봐라” 의 선택을 했던 사람이라 그 고민들을 많이 공감하게 되네요.

앞으로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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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3일

글과 별개로 나중에 이 글은 비공개 처리하시는걸 권유드립니다.

2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