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간 TIL과 WIL을 작성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상태가 많이 안 좋았었는데 부모님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우울증은 숨기라고 하셔서 매니저님께 말씀을 안 드려서 잠적하는 학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다.
사실 나는 우울증을 숨기는 사람이 아니다. 취업에 지장이 있으니 웬만하면 말하지 말라는 말을 따르긴 하지만 부끄러운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러다가 입원을 생각하게 되어서 결국 이번에 말하게 되었다.
국취제는 우울증 문제로 유예를 시킨 상태고 국비지원은 아마 중단이 안 될 확률이 높아서 혼자 별개로 천천히라도 진도를 따라가기로 했다.
기면증 때문에 우울증 약도 덩달아 꾸준히 먹은 탓인지 최근들어 몸 상태가 맘이 좋다. 무기력함이 많이 사라져서 자꾸 뭔가를 하려하는 탓에 집에서 쉬고 계시는 퇴직하신 아빠가 그거 감당하시느라 힘들어 하시지만 나았다는 증거임과 동시에 내가 입원을 결정하게 만든 일이었다.
나의 가장 큰 문제는 충동적이라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추진력이 좋고 한 번 하면 끝장을 본다는 것인데 그동안은 무기력증 탓에 이 부분이 크게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하다가 중간에 지쳐서 포기하기 때문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 충동성이 날 죽게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원을 결정하게 되었다.
자살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그냥 화가 나고 우울해서 자해 욕구가 생긴건데 7년 전 엄마의 눈물을 본 이후로 자해를 생각조차 안 하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던 내가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고 팔뚝에 칼을 꼽고 싶다는 충동적인 생각이 들었을 때 사실 좀 충격이었다. 7년 전까지는 난 단 한 번도 충동적인 느낌으로 자해를 한 적이 없는데다 무섭고 아픈거 아니까 칼은 생각도 안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다행히 죽음에 대한 생각은 이전과 같아 그냥 생각만 한 것이었지만 자해는 신경을 돌리지 않으면 정말 내 팔에 칼을 꽂겠다는 걸 느끼고 한 것이었다. 자살을 하는게 아닌 자해로 인해 과다출혈로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마보다 오래 살건데 말이다.
손톱으로 긁은 탓에 진물이 나고 낫는 중이라 가렵지만 그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무섭기 때문에 한 달간 입원을 할 계획이라 모든 걸 유예시킬 생각이었다.
입원 얘기에 내 친구가 무기력한 걸 낫게 해준다고 침치료를 권했고 어른들도 심각해지신 상태라 날 낫게 할 방법이면 뭐든 하자고 할머니가 침을 맞으러 다니시는 집 근처 한의원을 데려가서 침을 맞았다. 그러고 한약도 지었는데 식욕이 떨어진 것과 혈압이 낮아진 것을 먼저 고치는 방향으로 처방을 하셨다. 양약의 부작용을 한약으로 커버치는 느낌이었다.
아직 컴퓨터 의자 앞에 앉아있기 힘들어 누워있는데 예전부터 사업 얘기를 하던 지인이 사이트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설계부터 시작해야하는 문제니까 컴퓨터가 없어도 되겠다 싶어 그 부분을 손대기로 했다.
근데 자체 영상 재생 플레이어를 원하다니 이 놈이 날 현업 개발자로 보는건가... 거기다 다 혼자 독박 개발이더랔ㅋㅋㅋㅋㅋ 보안 개발까지 해야하는 걸 알고 얘가 내 전공을 살려주고 싶었구나 라는 생각으로 짜증을 참았다.
그래도 덕분에 다른 방향으로 자료를 찾아서 지식의 확장에는 도움이 되었다.
api설계 원칙에 대해 다시 한 번 보고 웹 백엔드 개발 순서에 대한 글도 봤다. 막연히 생각 중이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서버구축 순서라든가 데이터베이스 설계 순서 같은 걸 알 수 있어 좋긴 했다.
자체 영상 재생 플레이어가 있는 경우 서버 개발을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해야하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만들어야하는지 궁금해서 20년차 개발자 동생이 있다는 지인분께 혹시 여쭤봐주실 수 있냐 물었더니 서버 커스터마이징을 자유롭게 하려면 첨부터 만들고 나는 아직 초보에 그 정도 실력이 안 되니까 프레임워크로 만든 서버에 영상 재생 플레이어를 얹어놓고 테스트로 돌린 후 자체 제작을 하는 방향으로 가라고 하신다. 일을 두 번 하라는 소리에 지인과 이런 저런 논의를 하다가 얘가 시간이 안 되서 그냐으내 공부용으로 영상재생플레이어만 만들어보기로 했다. 근데 멀티미디어 프로그래밍은 학교 다닐 때도 안 배웠던거라 뭔가 처음인게 많더라...
아 그리고 내가 우울증이 오면서 기억력 감퇴가 왔는데 코딩 테스트에서 수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를 못 푼거에 충격 받아서 중고딩 문제집을 샀다. 빨리 익히고 풀고 넘길 계획인데 다행히 내 근처에 이과 대학원생 지인이 있어 모르는 건 도움받기로 하고 대학 선형대수학 번역본을 넘겨 받았다.
스칼라와 벡터 개념만 알면 쉽다고 해서 이과생 말은 믿으면 안 된다고 반박했지만...
사실 국비지원 내용은 백엔드 개발 스프링에 대한 것이지만 나는 내 성격을 안 다... 이것만 할리 없다는 것을...
사실 다양하게 파는 것보다 하나 주력기를 잘 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성격이 이 모양 이 꼬라지라... 취업을 하면 맡은 분야만 해야할텐데 걱정이긴 하다. 빨리 고치도록 노력해야지.
그리고 한의원에서 내 체질은 호흡이 트여야한다고 수영이나 자전거를 추천해주셔서 12년만에 엄마한테 자전거 구매를 허락 받았다. 운동 싫어하는 내가 유일하게 하겠다고 조르던 운동인데 그동안은 위험하다고 금지된 탓이다. 최근 무기력증도 많이 사라졌고 우울증이 약하던 어린시절의 활동력으로 천천히 돌아가는 느낌이라 기분이 꽤 괜찮다.
비록 이번에 발견된 문제로 치료에 전념하기로 하여 취업은 뒤로 밀렸지만 처음으로 치료에 희망을 본 느낌이다.
이제 문제는 한 달간 입원을 하는 경우 국비지원 출석을 어떻게 하느냐인데 병실이 없어서 끝날 때까지 입원을 안 해도 된다 하면 어른들의 심정은 조마조마하고 나도 자극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할테지만 출석은 잘 할 수 있고 입원을 당장할 수 있다면 내가 알기로 폐쇄병동은 핸드폰도 금지 개방병동은 핸드폰만 허용이라 출석은 병원 컴퓨터로 한다쳐도 수업을 어떻게 듣느냐가 문제다. 타블렛 반입은 가능한데 보관은 안 해준다 하면 수원에 사는 지인에게 수고비를 주고 도움을 요청해야할판...
30살 이전에 취업해서 일반인과 같이 살기가 목표인데 28살 취업은 물건너 갔으니 29살 취업을 노려보도록 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이 덕분에 고졸로 급히 취업 안 하고 학덤은행제지만 학사 학위로 취업을 한다는 것이다.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지만 같은 능력일 때 조건이 좀 더 좋은 쪽을 뽑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 나중에 기회된다면 대학원도 들어가서 공주를 더 하고 싶다.
TIL 보다는 일기장이 되어버렸지만 지금 뭔가 정리를 할 능력이 안 되서 어쩔 수 없다 판단 중. 보시는 분들은 무슨 핑계가 이렇게 길어 하시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게임 할 시간은 꼭 만드는 내가 지난 2달간 귀찮아서 겜을 안 했다는 걸 아신다면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 쟤가 심하긴 하구나 싶으실거다.
위의 내용 때문에 혹시 보시는 분들이 걱정하실까봐 적는 글이지만 나는 죽을 생각 없고 꼭 나을것이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해내는 몸 상태로 돌아가 인정받는 개발자로써 커리어를 쌓아나갈 것이다.
아마 이 글도 나중에는 추억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