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수 기간

Root(√)·2020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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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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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말이면 인턴 기간이 끝이 난다. 그 후에 계획은 일단 취준 겸 부족한 공부를 하며 두 달간 지내기로 했다. 백수라면 백수다. 오늘 여자친구를 만나다 ,”’두 달간 백수로 지낼게, 간만에 백수 생활 두 달 정도는 괜찮잖아?” 라는 말을 하였다.

2014년 군대 전역하고 바로 일 주일 정도 뒤에 다이소에서 일을 시작하였다. 여러 곳에서 복학할 때까지 일을 하고 복학 후에는 늘 교내, 교외근로와 학업을 병행하였다. 회계사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한 학기 휴학하면서 헬스장에서 알바를 하였고 동아리 활동을 마무리하였다. 그러고 1년 반 회계사 준비를 하고 반 년을 어머니 병간호를 하고 작년 1학기에 복학을 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교내 근로를 병행하며 올해 2월까지 일하였고, 3월부터는 인턴 생활을 시작하였다. 근로하지 않는 상태를 백수라고 본다면 전역 후에 백수였던 기간이 있었겠으나, 내 기준으로는 수험생 생활도 백수라고 할 수는 없기에 전역 후에 온전한 백수생활은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아 그리고 군복무도 백수는 아니네. 그렇다면 내 백수기간은 2012년 겨울방학 한 달반 동안이 마지막 백수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늘 쉼없이 일하고 학교생활하고 수험생활하며 보냈다. 여자친구 경제적 독립을 위해 분투해오던 내 생활을 늘 멋있다고 해주었다.

인턴 기간이 끝나면 밀린 공부와 취준을 병행하겠지만, 나에게 그 기간은 백수시간으로 여겨진다. 공부라곤 하지만 누가 등 떠밀어서 하는 공부도 아니고 학교 성적을 위한 공부도 아니고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들이기 때문에 오롯하게 내 지적 호기심 충족을 위한 시간으로 충만하게 보낼 수 있기에 아주 기대되는, 쉼과 채움의 백수기간이지 않을까 싶다.

벼르고 있던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운영체제와 네트워크, ETL, 데이터 파이프라인 쪽 공부를 좀 더 몰입해서 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냥 프레임워크, 기술만 적용할 줄만 아는 어중이떠중이 개발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튼튼한 뿌리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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