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모, 건강하세모

제로·2023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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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세모

EP 앨범
아티스트 : 임세모
발매일 : 2022.03.08

임세모

임세모의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단순히 노래 한 곡 한 곡을 좋은하는 걸 넘어서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임세모의 가사들은 굳이 의미를 부여하거나 교훈을 주려 하지 않고, 이런저런 소재들을 사랑과 연결하지 않는다. 이런 걸로도 노래가 되나 싶을 정도로 조그마한 소재도 많고, 너무 솔직해서 웃음 짓게 하는 가사도 많다. 힘을 많이 주지 않고 뚱땅뚱땅하는 멜로디는 임세모의 음색과 어우러져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나와 똑같은 생각, 똑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생각에 위로도 되고 힘도 많이 얻게 해주는 아티스트다. 💪

1. 지쳤어

모든 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내가 힘든 게 맞는지, 괜히 그러는 건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할 때. 더 이상 즐겁지 않을 때.
지친 나에게 “조금 쉬는 건 어때?”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것만 같은 노래다.

2. 파리나 개미나 우리나

일하는 것에 대해, 돈 버는 것에 대해, 사는 것에 대해. 내가 맞게 살고 있는 건지 고민할 때, 자존감이 낮아질 때.
“산다는 게 뭐 걱정할 게 있을까? 그냥 흐르는 대로 사는 거지“
나이 많은 어른이 말했거나, 돈 많은 성공한 사업가가 말했다면 분명 기분 나쁘게 들렸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노래에선 나랑 똑같은 친구들이 툭 하고 위로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쳤어>가 나를 폭 안아주는 것 같다면 <파리나 개미나 우리나>는 친구들이 재잘재잘 놀아주는 것 같달까.

아니 산다는 게 걱정만 할 필요는 없더라고 그렇더라고
아니 내가 무슨 행성을 만들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 그렇잖아

3. 영웅이 아니에요

청춘을 즐겨라, 넌 멋진 사람이야, 넌 정말 대단해, 라고 말하는 노래는 많지만 “난 그런 거 아니야” 라는 노래는 처음인 것 같다. 게다가 “이제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어요”라며 무책임하게 끝나다니!
교훈도 없고 어떻게 보면 비관적인 가사지만 이상하게 힘이 난다. “난 영웅이 아니에요”라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줄어들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마치 주말에 공부 좀 해보려다 그냥 방에서 뒹굴뒹굴하는 친구를 만나 “뭐 어때” 이러면서 같이 맥주나 마시며 수다 떠는 느낌이다. 🍻

4. 도망쳐!

이 노래는 너무 사기다.. 앞의 세 곡을 차례로 듣고 이 노래에 도달하면 마치 해리포터에게 헤르미온느와 샘이 있는 것처럼 모든 걸 받아주고 이해해줄 든든한 친구가 생긴 것만 같다. 힘든 것들을 전부 까맣게 잊고 친구들과 함께 지구를 벗어나 달이나 호그와트나 그런 데로 떠나갔다 오는 것 같아진다. 🌕🚀

지금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다면
지금 너무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다면

어디로 가버린대도 같이 갈게
냅다 떠나버린대도 일단은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아주 쉬다 돌아가자

5. 잘 자

생각에 대한 생각들을 하며 잠 못 이룰 때 잘 자라며 토닥여주는 노래. 꿈속에선 두둥실 떠다니며 아무 걱정 없길 바라는 자장가 같기도 하고. 앨범 마지막 곡으로 너무 제격이다!

앨범 총감상

앨범 이름이 ‘건강하세모’라니. 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말이 있을까? 내 상황을 단정 지어 말하기보단 나도 이렇다며 공감해주고, 힘내라고 이야기하기보단 쌓여있는 부담감을 덜어주고,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같이 있어 주겠다며 손잡아준다. 내게 너무 편안한 방식으로 다가오니 위로가 될 수밖에 없는 따스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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