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개발자 일기] 블록체인 기술 강의를 런칭하다 - 클래스101

드림보이즈·2025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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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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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 ~ 09

마지막 포스팅 날짜를 보니 6월 중순이다. 거진 5개월이 지났네?
나는 여전히 취준생이다. 이에 관한 내용은 다른 포스팅에서 이야기 하도록 하고....

그동안 나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인터넷 강의를 런칭했다.
5월 31일, SQLD 시험을 대전에서 치르고 온 토요일 낮, 클래스 101 기획팀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이 블로그와, 연결된 유튜브 링크를 보고 강의 런칭 제안을 주셨다고 했다.

'저 경력이 1년 2개월인데요...? 거기에 취업도 못해서 허덕이는 ㅈ밥인데....'

일단 얼굴 보면서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내 상황과, 질문들을 준비해서 커피챗을 진행했다.
강의 제작 기간, 목표 수강생, 내가 강의를 할 자격이 되는지 등등

이 분은 기획팀이시니, 개발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잘 모르시고 나에게 연락을 주셨음은 눈치챘다.
그리고 검색을 해보니, 클래스 101에서 연락이 왔다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내용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개발자로 이제 취업을 준비하는 분에게도 연락이 오고, 여기 규모가 어떻고 돈이 어떻고
솔직히 긍정적인 내용이 없다 싶었다. 그런데...

내가 4수를 하면서 수없이 들었던 인강을 보며 꿈꾸었던 모습.
나도 언젠가는 저 1타 강사처럼 되리라. 라는 꿈.

다시 생각해보니 거절할 이유가 1도 없었다. 왜냐면

  • 내가 커버할 수 있는 기초 내용은 누구보다 잘 설명할 자신 있음
  • 취준생으로서 자존감 하락을 막을 수 있음
  • 이력서에 이 기간에 활동을 했다는 기록 가능 (경력 단절 이유)
  • 블록체인 기초와 기본, 솔리디티를 복습 + 새로운 학습이 가능
  • 영상 제작 + 자료 제작을 좋아함
  • 젊은 나이에 다양한 경험 가능
  • 용돈 벌이라도 하면 좋음 (대박나면 어떻게 하지? 어머 나 스타강사?)

되게 거만한 워딩일 수 있지만, 나는 2021년부터 국내 출판된 거의 모든 블록체인 기술 도서를 읽었고,
많은 강의들을 수강했다.
내용이 어렵지만, 처음엔 일단 무식하게 외우고, 지속적으로 다시 보면서 이해를 하려고 노력했다.
신기술이라 정리가 덜 되어서 그런가, 내가 추후에 이해를 하고 보면

'아니 이걸 이렇게 설명하니까 어렵지. 시각화를 이렇게 한눈에 하면 이해가 처음부터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나는 비록 1년 2개월차 개발자지만, 초등학생이 유치원생에게 알려줄 자격은 있듯,
나도 입문자들에게 기초 내용은 그 누구보다 쉽게 설명할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2년의 유튜버 경력으로 영상 제작 + 자료 제작도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취업 준비? 병행해야지, 이건 약간 취미 느낌으로, 어차피 게임하고 놀 시간에 투자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오케이를 했고, 6월 부터 강의 제작에 들어가, 3달 이내에 제작을 끝내기로, 그리고 커리큘럼과 수강 대상자들을 정하고 시작했다.

그런데....

세부 커리큘럼을 계획하는 첫 단추부터 문제가 생겼다.
어떤 내용들을 골라서, 어떤 순서로 배치해야 되지?
블록체인 코어와 데이터 구조에 관한 강의는 거의 없기 때문에, 참고할 것도 없어서
시간을 되게 많이 소비했다. 싸늘하다. 첫단추부터 스트레스와 압박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유료강의이기 때문에, 저작권에 매우 민감하다.
이미지, PPT 폰트, 자료 등 저작권을 확인하거나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월 22,000원에 이미지도 구독하고, 마이크가 필요해서 마이크도 10만원인가 주고 사고,
영상 편집 프로그램도 연 65,000원인가 구독했다. 거의 30만원은 비용이 들었다.
(이 x같은 해외 마이너한 서비스 절대 쓰지마세요 낚시 개 많고 구독 취소하는데 돈 들고 이런 10개)

강의 썸네일에 필요한, 프로필 사진도 스튜디오 가서 찍으려고 했다.
일타강사 포즈를 하되, 뭔가 진지한데 웃기게.
그런데 비용도 그렇고 일단 보류하고, 수강생이 점점 늘어나면 그때 하려고 한다.

비용은 차치하고, 이게 유료 강의, 돈을 내고 듣는 강의다 보니, 퀄리티에도 엄청난 부담이 있다.
내용이 맞는지도 계속 재확인하고, 뭐 하나 대충할 수가 없다.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강생들이 들으면서 '왜?'라는 생각이 없을 때 까지, 미리 예측해서 강의 내에서 해결을 해줘야 한다.
절대 이해 못할 설명은 하면 안된다.

그리고 2~3주에 한번씩 요구를 하신다. 얼마 정도 까지 영상 제작하고 업로드 해달라.
내가 블록체인 강의를 이미 여러번 만들었다면 그걸 베이스로 변주를 주면 될텐데,
아예 백지에서 만드니까 머리 속에 내용들이 흩어져 있는데 이걸 조합하기가 쉽지 않더라.
스트레스 이빠이 데스.

평일 평균 4시간 즘을 할애한 것 같다. 취업준비가 메인인데? 이게 메인이 되었다.
나는 멀티가 안되는 사람인가 보다. 한번에 여러 일에 몰입하기가 너무 빡세.
취업에 대한 걱정, 다 만들었는데 강의 런칭이 취소되면 어떻게 하지? 그럼 이 기간 통으로 날린거네?

이런 저런 스트레스가 디폴트로 깔려있었는데, 뜨문 뜨문, 행복한 느낌도 있었다.
강의를 하는게 어느정도 수입만 보장되면, 이걸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나만의 언어로 남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걸 좋아하는 마음이 담겼으랴.
회사에 안 가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점도 좋고.

예상 제작 기간은 3개월, 그런데 나는 4개월 반을 할애한 것 같다.
뭐 매일 일을 4시간 씩 한 건 아니고, 마감이 다가오면 8~9시간도 하고. 마감을 하면 좀 쉬고.
그런식으로 진행했다.
진짜 웹툰 작가들의 심정이 이럴거라고 생각했다. 진짜 대단하다. 그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이겨내는게.
글을 쓰거나 강의를 만들거나, 객관적인 완성도가 없지 않은가. 계속 수정하라면 끝도 없이 수정할 수 있는 영역이다. 자기만족과 타협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처음 1달은 진짜 무식하게 했다. 어차피 무식하게 하다보면 효율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시스템이 만들어 지겠지 생각했다.

  • 이미 정해진 큰 챕터 안에 어떤 주제를 담을지 정한다.
  • 각 주제(영상)의 흐름과, 자료를 노션에 정리한다.
  • PPT를 만들고 대본을 만든다.
  • 일주일에 한번씩 새벽에 녹화를 쫙 한다.
  • 영상을 편집한다. (쓸데없는 소리나 실수 부분 편집)

맨 처음엔 대본 없이 PPT를 보면서 프리스타일로 하려고 했다.
어차피 내가 만든 자룐데, 머리속에 다 있겠지 싶었다.
근데 엄청 버벅대고, 이걸 편집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
유료 강의지 않는가. 기침 소리도 편집해야될 판에. 1초라도 낭비하면 안된다.

가족들이 자는 새벽에 녹화를 했는데, 1시간만 지나도 목이 엄청 따가우면서 아프더라.
방송하는 사람들 대단하다 싶었다.

어찌저찌 시간은 지나고....

추석 연휴를 앞둔 날, 나는 10시간의 동영상 강의를 완성했다.
애초에 4시간이 목표였는데,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었다 ㄷㄷ.

계약서 작성하고, 약 10일 뒤인 10월 말에 강의가 올라왔다.
아, 일단 이력서에 기록은 남길 수 있겠구나. 안도감이 올라왔다. 조금 뿌듯하기도 하고.
완성된 강의들을 보니 묘한 감정이 들더라.

제작할 때는 만들 때는 친구들이나 동료들한테, 회사 교육비 되면 무조건 들어라, 알았다. 라고 했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추천 버튼? 이나 눌러달라고 하지.
정말 친한 친구들과 동료들만 안다.
가족들도 모른다. 내가 지나가는 말로 강의 만들어달라고 연락이 왔다고만 했지. 한다고는 안했다.
그래도 내 방에 스탠딩 마이크를 보면 아시려나.

홍보는 정말 수강생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 자신있게 하면 되지.

이렇게 거진 5달에 걸친 인터넷 강의 런칭은 막을 내렸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이 경험은 반드시 언젠가 활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혹시 클래스101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이곳저곳 후기를 찾아보는 분이라면,
남들 잣대에 흔들리지말고, 본인의 상황을 생각하며 결정했으면 한다.
우리는 하면 안되는 이유를 파고 들지만,
김주혁 배우는 이렇게 말했다.

'안되는 이유가 10가지라도, 해야 될 이유가 한 가지라도 있으면 하면 되는거야'

강의 링크 : https://class101.net/ko/products/68500e37b15d4ff3021d37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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