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개발자 일기] 오프라인 해커톤에 참여해보자 (2025 Solana Seoul : Seoulana)

드림보이즈·2025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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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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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첫 주 첫 경험

1. 서론 : 월요일 ~ 목요일

최종 탈락의 고배를 마신 1주일 후, 서서히 멘탈을 회복하고 다시금 공부를 하고 있었다.
부트캠프 동료 관우공이 이번주 금토일에 솔라나 해커톤이 오프라인으로 열린다고,
본인은 혼자라도 한번 가서 해보겠다는 연락이 왔다.

'혼자 오프라인 해커톤에, 직장인이 주말을 반납하고 간다니.... 증말 이 사람은 일류다.'

나는 솔라나 블록체인의 이론도, 컨트랙트 언어인 러스트도 기초도 없는 상태였기에,
그냥 넘겼다가. 관우 공이 기초 학습에 도움이 되는 강의들과 자료를 잘 정리해주셔서,

'어차피 당장 입사지원할 기업도 없고, 다른 블록체인 공부와 경험 겸, 오프라인 해커톤 첫 경험 겸,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독기도 품을 겸'

참여하기로 했다.
사실 둘이 하려고 했지만, 영혼의 동료인 JH님도 설득해서 결국 매번 모이는 삼신기의 3번째 해커톤이 결정되었다.

우리의 제 1 목적은 수상이 아니었기에, 아이디에이션도 안 했고, 직장인들이 평일에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내 목적은

  • 솔라나 블록체인 기초 학습
  • 오프라인 해커톤 첫 경험
  • 똑똑한 사람들 사이에서 벽 느끼고 독기 품기

였다. 물론 수상하면 더 좋다. 이력서에 한 줄 더 쓸 수 있잖아.

나는 월요일 ~ 금요일 동안 솔라나 이론 학습과 솔라나 컨트랙트 작성법 기초를 공부했다.
해커톤 자리에서 문법 찾고, 영상 강의 듣는 건 아니지 않나.
어찌저찌 개발을 할 정도는 되어야지.

솔라나 이론 공부

아 솔라나는 이더리움과 달리 PoH를 쓰고, SVM은 병렬 처리를 해서 빠르고 ~
재밌다. 기본 가닥꾸가 있으니까 이해가 쉽네 ~ 라고 하다가,

그리고 러스트로 들어가는데,

그날 난 떠올렸다.
1년전 Rust를 두어달 정도 공부하다가 접은 이유를.

ㅈ됐다. 그냥 언어 자체가 벽이다. 초기초 빼고는 세상에 뭔소린가 싶더라.
Attribute이 어쩌고, derive, crate? 이해가 안돼.

거기에 솔라나만이 가지는 특색들, 모든 내장 프로그램을 쓰려면 인자에 담아야하고,
새로 만들 account도 인자로 넣어줘야 하고, 지금이야 대충 감이 오지만, 당시는 진짜 왜, 뭔 소린지 하나도 이해가 안됐다.
그래서 아이디에이션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뭐 그래도 견디고 견뎌서 억지로 배워왔고, 당일이 되었다.

2. 본론 : 금요일 ~ 일요일

아직 온라인 강의가 1개 있어서, 오후 3시 기차 전에 학습을 해야 했다.
덕분에 기차를 놓칠 뻔했다. 날씨는 또 왜이리 더운지 여름인줄.

장소는 개포동 이노베이션 빌딩, 42 서울이 있는 예전엔 국제학교였던 장소다.
다행히 수서역의 바로 옆이라, srt 35분, 지하철 8분으로 매우 빠르게 도착했다.
나는 우선 JH님을 만나 주변 카페에서 아이디에이션을 하다가, 5시 20분즘 들어갔다.

대대적으로 플래카드며 홍보를 할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
장소도 빌딩의 지하,1층,5층만 사용하는 것이였다.
어디서 본 건 큰 강당에서 사람들 다 모아놓고 시끄러운 그런 것을 상상했는데,

이렇게 우리가 사용할 수 없는 아이맥들이 있어서, 회의하기 매우 불편했다.
그래서 우린 1층 식당에서 테이블을 잡고 회의를 하기로 했다.

HW님이 7시 10분즘 도착을 하셨고, 우리는 저녁을 먹고 드디어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했다.
도시락은 한솥이었고, 음료와 과자, 라면 등은 무제한으로 채워주셨다.

애초에 우리는 기능이 많은 게 아닌, 현실적으로 하루 만에 커버 가능한 걸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금요일은 코딩 1도 안하고 아이디어만 짰는데, 솔직히 반 이상은 헛소리하고 웃은 것 같다. 한달 안에 이렇게 웃은 적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참 많이 웃으면서 했다.

어찌저찌 아이디어가 11시즘 나왔다. 퇴근을 하자.
개포동은 주거지로는 매우 좋아서 그런지, 숙소가 없어서 잠실로 이동했다.
잠실에서 세명이서 떠들다가, 새벽 2시즘 잠에 들었다.
나는 잠에 예민해서, 코골이 등에 매우 취약한데, 1년전에는 코골이를 버티고 잠을 잘 잤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는 강하지 않았다.
4시간 정도 잔 것 같다.

토요일 오전 9시에 기상을 했고, 예정보다 늦었다. 원래 9시까지 도착하려고 했는데.
배고파서 아침을 먹으러 향했고, 이삭토스트를 주셨다. 존맛이다.
이제 개발을 시작하면 된다.
역시,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정말 함수 2개 만드는 프로그램인데도 뭐가 잘 안된다.
ㅈ됐다.

공부를 하러 왔건 경험을 하러 왔건 제출은 해야 될 거 아닌가.
이대로는 완성도 안될 거 같다. 오후 4시, 슬슬 예민해진다. 나 때문에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
나는 웃음을 잃었고, 팀원들은 내 눈치를 봤다. 죄송합니다. 다 아는데도 불안감을 숨길 수 없었어요.

점심은 김밥, 저녁은 또 한솥이었다.

솔직히 무료로 음식 제공은 참 감사하지만, 최소한 된장국이라던가, 좀 후레시한 것들도 챙겨주시지. 돼지인 나도 너무 부대껴서 하루종일 속이 안 좋을 정도였다. 솔라나 재단 돈 개많지 않는가. 왜그랬어요 나한테.

오후 8시, 프로그램 작성은 완료했다. 한숨 넘겼다. 이제 프론트랑 붙이기만 하면 된다.
깃허브 서브모듈 문제가 발생했다. 기존 레포의 디렉토리를 통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1시간을 날렸다.

오후 9시, 나는 SRT 막차 10:55를 아침에 예매했다. 밤 샐려고 마음 먹었지 진심으로,
그런데 형님들이 밤샘을 원하지 않으셨다고, 다 퇴근하자고 했다고.
프론트에서 솔라나 블록체인과 상호작용하는 2개 기능만 연결하면 되었다.
그런데...

아, 내가 만든 프로그램은 한 사용자당 한번 밖에 토큰 생성이 안된다.
테스트 목적으로 한번 토큰을 발급하면, 또 발급이 안된다.
계정 생성하고, 테스트 SOL 받고 해야되는 말도 안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AI로 그림을 생성하려 하루종일 이쪽을 파시던 HW님이 본인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다른 프로그램 테스트해봤는데 된다고 먼저 가라고 하셨다.

오후 10시 10분, 나는 천안으로 향했다.
하루종일 식당 후덥지근하고 냄새나는 곳에서 앉아있다가 벗어나니 후련했다.
목과 허리가 너무 뻐근하다.
그런데 10분 후 남은 두 사람이 과연 막차를 타고 집에 가실까 의문이 들었다.

일요일 오전 12:30분. 집에 와 샤워를 하고 나와서 전화를 걸었다.
둘다 집에 들어갔다는 톡이 없어서다. 역시 남아계셨다.
프론트와 합치는 작업을 하고 계셨다.
코딩은 내가 중간에 끼면 오히려 방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제출을 위한 독스 작성 등 소소한 일들을 미리 해놨다.

오전 2시, 화면 공유로 데모를 봤다. 생각보다 퀄리티가 더 좋다. 프론트는
진짜 서비스하는 제품같다. 오케이 개발은 완료.

다 끝난 것 같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결국 제출해야 되는 건 영상이고, 지옥은 바로 여기다.

영상이 별 것 아닌것 같겠지만, 좋은 발표영상을 위해선
PPT, 영어 대본, 데모 프로그램 시뮬레이션 3박자가 하모니를 이뤄야 한다.
PPT는 내용 구성, 디자인 요소가 포함된다.
한 두시간에 끝날 일이 아니다.

나는 지난 해커톤에서 발표를 맡았고,
PPT, 대본, 촬영, 편집, 발표 독스까지 혼자 했다. 새벽 2시에 시작해서 오전 8시에 제출했다.
진짜 조온나 힘든 작업이다. 새벽이라 목소리에 텐션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나는 영상에 대한 조언, 프로젝트 문서를 완료하고, 제출했다는 톡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새벽 5시 20분, 제출이 완료되었다.
새벽 4시 넘어가니까 피곤이 몰려오더라. JH님께 거기는 상황이 어떤지 물어봤더니 대부분 잔다고 한다. 3일째에 밤을 새는건 정말 쉽지 않다.

어쨋든 제출 완료했고, 우리는 몇 시간 후 수상자 발표를 위해 기다리지 않고, 해산하기로 했다.
나는 느끼고 있었다. 우리가 상을 받을 수는 없다는 걸.
나쁘다는게 아니라, 해커톤에서 원하는 키포인트가 우리는 부족했다.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려는 포인트, 개발한 양과 수준이 부족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우리는 미리미리 아이디어를 정하지도, 개발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정말 공정했다. 딱 그 기간 그 장소에서만 했다. 자랑스럽다. 우리는 제출을 했으니까.

일어나보니 일요일 오후 2시반, 아쉽게도 수상작에 우리는 없었다.
나는 그래도 많은 경험을 했다.

  • 새로운 블록체인 학습, 경험
  • 오프라인 해커톤 첫경험
  • 쟁쟁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극받기

특히 3번, 세상엔 똑똑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배웠다.
젊지만 슈퍼카를 타고, 영어도 잘하고, 내가 생각을 반대로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단순히 블록체인 개발자면 부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코딩 능력 자체로는 돈이 안된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려면 그 기술에 대해 잘 알고, 특히 트렌드를 파악하며 포인트를 파악해야 된다는걸.

나는 아직도 아이언2즘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굿즈도 많이 받았다. 티셔츠가 특히 이쁘다.

오프라인 해커톤 경험 정말 잘 했고, 이런 행사에 자주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술에 어찌 배부르랴, 하나하나 배워가는거지.
해커톤 기간에 정말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았고,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다.
이 기간에는 취업 걱정이 1도 안됐다. 끝나고는 오히려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앞으로 최소 1년 솔라나와 러스트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기존 EVM도 모르면서 자꾸 넓고 얕게 파려는 건 바보같은 일이다.
화이팅하자. 계단에 한칸 한칸 오르는 아이언2 애송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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